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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에도 부가세 매기려면…풀어야 할 문제는
by 주민영 | 2010. 05. 19

지난 16일 기획재정부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다.

김태주 기획재정부 부가치세과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블로터닷넷과 통화에서 “모든 재화와 용역의 공급에 부가세를 매긴다는 과세 원칙에서 검토하는 것일 뿐, 적극적인 과세 의지를 담은 것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과세 원칙’이 있다면서도 ‘적극적으로 과세하지 않겠다는 것’은 논란을 피하기 위한 회피용 발언으로도 들린다.

이번에 논란이 된 앱 부가세 부과 방침은 사실상 애플 앱스토어 등 해외 앱스토어에 초점을 두고 있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T스토어를 비롯해  국내 앱스토어의 경우 이미 개발자와 이동통신사 모두에서 수익의 10%가 부가세로 징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해외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에 부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부가세는 최종소비자가 부담하지만 실제 과세는 판매 가격에 포함시켜 수익을 얻은 주체로부터 일괄 징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앱스토어에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국내에서 수익을 올린 해외 업체에게 어떻게 부가세를 징수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해외 판매량과 국내 판매량을 어떻게 구분해서 과세할 것이냐 하는 점도 어려운 문제다. 가장 많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판매자(앱 개발자)에게 한국의 판매량을 따로 집계해서 제공하지 않는다. 미국(미주 일부지역 포함), 캐나다, 유럽연합, 영국, 호주, 일본 등 6개 권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판매량은 ‘월드’ 항목에 뭉뚱그려서 집계된다. 판매자에게 수익을 지급할 때도 글로벌 스토어에서 발생한 수익을 모두 합쳐 지급한다.

이래저래 판매자를 통해 부가세를 징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앱에 부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다면, 앱스토어 운영 업체를 통해 일괄 징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일본과 호주의 경우 이미 애플을 통해 일괄적으로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 판매자가 수익을 지급받을 때 일본 앱스토어에서 발생한 수익은 별도로 정산해 세금을 제외한 뒤 지급받는다는 설명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Angry Bird 게임은 미국, 홍콩 등 다른 앱스토어에서는 0.99달러인데, 호주 앱스토어에서는 1.19달러에 판매된다. 다른 유료 앱의 경우에도 호주 앱스토어가 타 앱스토어보다 가격이 조금씩 비싸다. 호주의 세금 정책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일본과 호주의 사례가 해당 국가의 세무 당국에 지급되는 부가가치세인지 다른 세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들 국가가 판매량 집계에서 별도의 권역으로 구분된 것이 과세 등 국가별 정책의 차이 때문인지, 시장 규모 때문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애플이 앱스토어 약관에 부가세(VAT 혹은 GST)를 가격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명시해놨고, 해당 국가의 법률에 따라 조금씩 다른 약관을 제공하는 만큼 애플과 협의해서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우리 정부도 필요하다면 애플 측에 한국 앱스토어의 판매량을 별도로 집계해서 부가세를 원천 징수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이에 대해 애플 코리아는 “앱스토어의 운영은 전적으로 애플 본사가 담당한다”라면서도 “정부 측에서 문의를 하면 본사에 내용을 전달할 수는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밖에 아직 국내에서 유료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블랙베리 앱 월드 등 다른 해외 앱스토어에 대해서도, 유료 결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부가세 과세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수익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의 이번 행보에 개발자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이유는 진흥과 규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만 매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때문이다. 정부가 부가세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관련 업계에서는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도 전에 세금 걷을 생각부터 하느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개발자와 개발사들은 국내 판매분에 대해 정부가 부가세를 부과하기에 앞서 국내 업체의 해외 판매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수출로 인정하고 부가세 영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계 당국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많은 국내 개발 업체가 앱스토어 매출에 영세율을 적용해야 할 지, 부가세를 납부해야 할 지 혼동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 인정 부분에 있어서도 국내 판매량과 해외 판매량이 구분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산출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앱스토어 운영업체의 협조 없이는 부가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부는 논란이 일자 우선 숨고르기에 들아간 것처럼 보인다. 제대로 된 준비와 사전 조사 없이 무턱대고 ‘세금’을 내라고 했다가 역풍이 일자 발뺌하지 말고 처음 밝혔던 대로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 구체적인 부가세 과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애플 등 앱스토어 운영 업체와도 적극적으로 협의를 해야 한다. 상반기 부가세 신고가 올 7월에 이루어지는 만큼 그 전에 시장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과세 원칙을 마련해놓고, 필요하다면 과세 유예 등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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