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nside] 스켈터랩스, “사용자 삶 이해하는 AI 만들겠다”

이정열 스켈터랩스 수석 엔지니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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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시대의 화두다. 미래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AI는 한순간에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내려 졌고 이제는 생활 속을 파고들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지만, 결국 AI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블로터>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보고자 한다.

“머신러닝 AI 기술을 통해서 사용자의 삶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향상시켜주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테면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 같은 AI를 만들고 싶다. 이런 목표와 방향성에 필요한 기술들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하고 있다.”

스켈터랩스는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다. 구글코리아 R&D 총괄사장을 역임했던 조원규 대표를 중심으로, 구글, 카이스트 AI랩, 삼성 등 글로벌 기업 출신 AI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2015년 설립됐다. 이정열 스켈터랩스 공동설립자 겸 수석 엔지니어도 이 중 한 명이다. 카이스트 AI랩과 구글코리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거친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조원규 대표와 함께 구글을 나와 스켈터랩스의 시작을 함께했다. 스켈터랩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카카오브레인, 케이큐브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롯데홈쇼핑 등으로부터 약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정열 스켈터랩스 수석 엔지니어

스켈터랩스가 연구·개발 중인 AI 기반 기술은 ▲대화형 AI ▲비전 ▲스피치 ▲맥락 인식 등 크게 4가지다. 대화형 AI는 챗봇이나 AI 스피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AI 대화 엔진이다. 비전은 딥러닝을 통해 영상이나 이미지를 인지하고 객체를 분류하는 기술, 스피치는 음성 인지 및 합성 기술이다. 맥락인식은 사용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기술이다. GPS, 와이파이, 모션 센서, SMS, 캘린더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인식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천해줄 수 있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맥락 인식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맥락 인식하는 AI 비서

맥락인식 기술은 AI 비서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물어보기 전에 대답하고 추천해주는 AI 비서를 만들 수 있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가 주도하는 ‘큐(Cue)’ 서비스는 맥락을 인식하는 AI 비서다. 명령 없이 먼저 서비스가 사용자의 생활을 돕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날씨를 물어보기 전에 비가 올 것 같으면 우산을 챙기라고 알려주고 덥거나 미세먼지가 많으면 이를 바탕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려주는 식이다. 명령 과정 없이 적절한 카드 메시지를 잠금화면에 띄워준다.

식단을 추천하거나 날씨에 따라 필요한 추천 정보를 제공한다. (개발 중 화면)

큐는 라이프스타일 생산성 모바일 앱으로 정의된다. 약속 시간을 알려주고 언제 출발해야 하는지,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주변에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식당을 제안하거나 수면 시간을 코칭하기도 한다. 이런 서비스를 위해서는 사용자를 잘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사용자들이 기기를 쓰면서 발생하는 시그널에 초점을 맞춰 GPS, 자이로스코프, 문자, 소리, 빛 등 20여가지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의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라며 “결제 내역이나 캘린더 정보 등은 시그널이 정확하지만 GPS 위치 등 부정확한 시그널을 갖고 상황을 추측하는 데는 딥러닝 등 AI 기술이 사용된다”라고 설명했다.

큐는 사용자의 상황 정보를 분석한다. (개발 중 화면)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실제 사용자의 맥락 정보에 기반해 고도화된 추천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른 추천 기반 서비스와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카페를 잘 가지 않는 사용자에게 카페를 추천하는 건 스팸성 정보에 그칠 수 있다. 카페 방문 빈도를 파악하고 주변에 카페가 있을 때 카페를 추천한다. 또 카페를 방문하는 특정 시간대를 인식하면 추천도 해당 시간에 맞춰 이뤄진다. 또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는 사용자에게 건강한 음식을 추천해줄 수도 있다. 사용자의 히스토리에 기반해 개인화된 추천을 하는 셈이다.

 

서비스에 적합한 기술이 중요

큐 서비스에는 음성인식이 들어가지 않는다. 음성 명령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 유용하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먼저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게 더 쓸모 있다고 보았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서비스에 기술이 필요하면 사용하는 것이지 굳이 어려운 기술을 들고 올 필요가 없으며 큐라는 앱도 맥락인식 기술을 필요에 의해 적용한 것이지 음성인식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서비스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라며 “기술은 기술, 서비스는 서비스다”라고 말했다. 큐는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 7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스켈터랩스는 다른 기업들의 서비스나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AI를 통해 사용자의 삶을 이해하고 향상시켜준다는 비전에 맞는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파트너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자체 역량을 갖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에 대해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내부적으로 개발하는 것보다 같이하는 게 비용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결국 우리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과거엔 대기업들이 자금력을 투입해 똑같은 기술을 만들었다면 최근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인수에 나서는 등 환경이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국내 AI 기술은 수준급, 좁은 인력 풀이 문제

국내에서는 AI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곤 한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반 기술이지만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국내 AI 업계의 문제는 기술력이 아닌 좁은 인력 풀이라고 짚었다. 업계에서 실력 있다고 알려진 사람이 다들 아는 관계일 정도로 인력 풀이 작다는 얘기다. 이는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에도 발목을 잡는다. 회사가 성장하라면 원활하게 인력이 공급돼야 하는데 소수의 인력을 다른 회사에서 빼오거나 넘어가는 일이 반복된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국내 AI 업계의 인력 풀 한계를 지적했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국내 기술 업체들이 나아가려면 인력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스켈터랩스에도 인재들이 적극 지원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구글에서 일하던 시절과 비교해 복지 부분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개발 환경이나 문화 면에선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시니어들이 주니어의 코드를 리뷰하고 첨삭해주는 등 주변 동료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수평적인 조직 문화 속에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는 “가장 유명한 AI 연구원을 가진 나라가 AI를 잘하는 게 아니라, 인력이 새로 배출되고 순환되는 기반이 갖춰져야 AI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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