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구글의 눈길이 머무는 곳, AI와 디지털 웰빙

2018.06.25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집약한 플랫폼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오픈 플랫폼 전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구글은 독자적인 생태계를 지향하는 애플과 달리 외부에 안드로이드의 소스코드를 오픈소스 라이선스 형태로 개방하며 생태계를 넓혀왔다. 올가을 출시될 ‘안드로이드P’ 역시 구글이 현재 집중하는 키워드를 담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웰빙’이다.

구글코리아는 6월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구글 포 모바일 I/O 리캡 2018’ 행사를 열고 지난 5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8’에서 발표된 내용을 한국 개발자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티안 림 구글플레이 UX 및 프로덕트 부사장은 구글 I/O 2018 최신 기술을 AI와 디지털 웰빙 등 크게 2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티안 림 부사장은 “AI를 통해 안드로이드 기능을 개선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사용자들의 삶을 위해 디지털 웰빙을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티안 림 구글플레이 UX 및 프로덕트 부사장

 

‘안드로이드P’에 녹아든 AI

‘안드로이드P’의 가장 큰 특징은 AI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2017년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의 전환을 강조했고 올해 I/O에서 ‘모두를 위한 AI’를 말했다. 지메일, 구글 포토,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뉴스, 구글 듀플렉스 등 AI가 탑재된 제품들이 소개됐고 AI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자체 AI 칩 ‘TPU’ 3세대가 발표됐다. 안드로이드P 역시 이런 기조를 따라 AI에 방점이 찍힌 운영체제로 등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양찬석 구글 개발자 프로그램 담당은 “구글의 머신러닝을 기능을 이용해서 어떻게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기 편한, 성능 좋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만들까 많은 고민을 했다”라며 “안드로이드P는 머신러닝 기능을 안드로이드 플랫폼 자체에 녹이는 중요한 업데이트 버전이다”라고 소개했다.

안드로이드P는 AI에 기반해 배터리 사용 효율을 높인다.

안드로이드P에 적용된 머신러닝은 기기 성능을 향상시키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 특히 배터리 사용 효율을 늘렸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와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자동조절 기능을 탑재했다. 사용자의 앱 사용 패턴에 관한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자주 쓰는 앱과 그렇지 않은 앱을 구별해 전력 배정을 달리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일반적인 앱에 비해 백그라운드 상에서 과도하게 배터리를 쓰는 앱이 있으면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기능 제한을 제안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개발자 역시 자신이 개발한 앱이 어떤 지표로 배터리 사용량을 평가 받는지 알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개했다. 또 머신러닝을 활용한 밝기 자동조절 기능도 추가됐다. 사용자의 밝기 조절 패턴을 안드로이드가 학습하는 방식이다.

앱의 사용 빈도별로 기능을 제한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려준다.

사용자 편의성 차원에서는 앱 액션과 슬라이스 기능이 추가됐다. 앱 액션은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해, 할 일을 더 빨리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단축키처럼 앱 액션 버튼을 눌러 특정 앱의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질문을 요청하면 해당 요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앱으로 바로 가는 앱 액션 버튼을 보여준다. 또 사용자의 앱 사용 패턴을 학습해 특정 시간대에 특정 앱을 찾는 사용자에게는 해당 시간대에 맞춰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앱 액션 버튼을 제안한다. 슬라이스 기능은 단순히 빠른 앱 실행을 넘어 앱의 일부 기능을 비춰주는 기능이다. 실제 앱의 UI를 다른 앱이나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검색 앱, 홈 런처 등에 표시해 더욱 빠른 접근을 돕는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디지털 웰빙

구글 I/O 2018에서 강조된 또 다른 키워드는 ‘디지털 웰빙’이다. 삶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기술이 역설적으로 삶을 힘들게 만든다는 점을 짚어 디지털 웰빙을 위한 기능들이 대거 소개됐다. 사용자가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를 돕는 기술이다. 안드로이드P에 추가된 ‘대시보드’는 대표적인 디지털 웰빙 기능이다. 어떤 앱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스마트폰을 얼마나 열어봤는지, 알림은 몇 개나 받았는지 등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통계를 보여준다. 또 ‘앱 타이머’ 기능을 활용해 앱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P에 추가되는 ‘디지털 웰빙’ 기능

‘방해 금지 모드’도 새롭게 개편됐다. 기존에 전화나 알림을 소거하는 것에서 나아가 모든 시각적인 방해 요소를 나타내지 않도록 돕는다.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으면 방해 금지 모드를 바로 실행시킬 수 있는 제스처 옵션도 추가됐다. 이와 더불어 ‘긴장 풀기’ 기능은 사용자의 숙면을 돕는다. 저녁 시간대에 야간 조명으로 전환하고 사용자가 선택한 취침 시각에 일시중지 모드를 시작하고 화면을 모두 흑백으로 전환한다.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디지털 웰빙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티안 림 부사장은 “디지털 웰빙은 사람들이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회와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광범위하게 생각하면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지출이 지속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총괄 전무는 “디지털 웰빙은 업계에서 추구하는 책임성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트렌드와 맞물려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중독에 대한 기업의 책임성이 강조되는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애플 역시 ‘WWDC 2018’에서 앱의 사용 시간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된 ‘iOS12’를 선보인 바 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