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4.0으로”…3D 프린팅의 현주소와 미래

'인사이드3D 프린팅'에서 살펴본 3D프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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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3D 프린팅 기술이 지나온 시간이다. 낙관과 비관의 교차 속에 3D 프린팅은 더디지만 미래 산업 변화의 초석을 쌓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과 융합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평가받는다. ‘버즈워드’에서 현실의 용어가 된 3D 프린팅의 현주소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6월27일부터 29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인사이드 3D프린팅 컨퍼런스&엑스포’가 열렸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신도리코와 한일프로텍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업 90개사, 300부스 규모로 개최됐다. 27일 컨퍼런스 기조연설에 나선 아비 레이첸탈 엑스포넨샬웍스 회장은 “향후 5~10년 동안 적층 제조(3D 프린팅)를 통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시장 파괴가 일어날 것이며 3D 프린팅 업계가 연평균 25% 이상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임 그루트”, 신도리코의 3D 프린팅 출력물이 ‘인사이드 3D프린팅 컨퍼런스&엑스포’ 행사장에 전시됐다.

 

현재는 3D 프린팅 잠복기

세계적인 3D 프린팅 업체 3D시스템즈의 회장을 12년간 맡는 등 업계 유력 인사로 꼽히는 아비 레이첸탈은 3D 프린팅 기술이 AI, 클라우드, VR·AR, 블록체인 등의 기술과 융합해 증강 제조의 시대를 열 것으로 평가했다. 30년 전에 시작한 3D 프린팅 기술이 기대에 비해 더디게 성장한 것에 대해선 아마라의 법칙을 들어 설명했다. 미국의 미래학자 로이 아마라가 내놓은 이 법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단기적으로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초기의 과열된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장기적으로 내다볼 경우 3D 프린팅 기술이 일정한 잠복기를 거쳐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거라는 얘기다.

아비 레이첸탈 엑스포넨샬웍스 회장

실제로 HP는 3D 프린팅 기술 도입으로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알렉스 라루미에르 HP 아태지역 3D프린팅 세일즈 디렉터는 멀티 젯 퓨전(MJF) 방식의 3D 프린팅 기술을 HP 내의 일부 부품 생산과 패키징 제조 설비에 도입해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알렉스 라루미에르는 “기술을 채택하게 되면 우선순위와 마인드, 프로세스가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조직 전체가 전환을 위한 총체적 노력을 해야한다”라며 3D 프린팅 기술을 제조 공정에 도입하기 위해 조직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D 프린팅이 넘어서야 할 과제

3D 프린팅이 대중화되기 힘든 이유는 출력 시간, 품질, 가격 등이다. 많은 정보량을 처리해야 하는 데 따른 연산 시간 문제는 컴퓨팅 환경의 발전에 따라 해결됐지만 아직 출력 속도가 느리고 출력 품질에 한계가 있다. 또 출력할 수 있는 재질의 다양성과 높은 제품 가격도 대중화 장벽으로 꼽힌다. 이날 컨퍼런스 발표에 나선 이병백 신도리코 대표는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면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2D 프린터처럼 실생활에서 누구나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며 2020년대 중반이면 대중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화 측면에서는 채산성 문제와 맞물려 있다. 3D 프린팅이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대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경제성이 보장돼야 한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은 금형 설비와 간접 설비에 대한 높은 투자를 통해 생산력을 늘려 가격을 절감시킨다. 이른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다. 반면 3D 프린팅 제조는 간접 투자는 적게 하고 하나의 기기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비용을 절감한다. 하지만 속도나 품질 면에서 떨어지며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다. 이병백 대표는 제품을 한 대 생산하나 천 대 생산하나 설비에 들어가는 비용의 차이가 없다는 3D 프린터의 특성을 들어 전통 제조 방식의 대체 가능성을 짚었다. 대량의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량 대비 비용이 낮아지는 전통 제조의 곡선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재질의 가격 절감으로 비용이 낮아진 3D 프린팅의 직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대체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통 제조의 곡선과 3D 프린팅의 직선이 만나는 지점

이와 관련해 아비 레이첸탈은 “3D 프린팅의 이점은 여러 진보된 기술과 최적화된 기술을 통해 제품을 경량화한다는 점이며 설계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AI 등 다른 기술을 이용해 맞춤형 생산의 비용이 저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일부

이날 컨퍼런스 패널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3D 프린팅이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렉스 라루미에르 HP 아태지역 3D프린팅 세일즈 디렉터는 “3D 프린팅은 인더스트리 4.0의 일부이며 자동화, AI, 빅데이터들과 결합해 변곡점을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는 AI를 통해 제품의 무게를 줄이면서 강도를 늘리고 부품을 단순화하는 설계를 하고 3D 프린팅을 통해 이를 출력하는 식의 기술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아밋 드로 나노디멘션 CEO는 “적층 제조(3D 프린팅)는 인더스트리 4.0 개념을 완성하는 기술로 구체적인 맞춤형 제품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왼쪽부터) 이헌석 타이터스3D 부사장, 아비 레이첸탈 엑스포넨샬웍스 회장, 마우리지오 코스타베버 DWS CTO, 아밋 드로 나노디멘션 CEO, 알렉스 라루미에르 HP 아태지역 3D프린팅 세일즈 디렉터

아비 레이첸탈은 “인더스트리 4.0은 완전히 통합된 인지적 제조 시스템이며 적층 제조(3D 프린팅)가 이 시스템에 필요하다”라며 “적층 제조 기술을 통해 전체 산업 생태계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연결성, 블록체인 등 여러 기술이 3D 프린팅과 결합해 서로 떨어진 지역의 공장이 서로 연결되고 중계인 없이 생산할 수 있는 등 균형 잡힌 생태계가 형성될 거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3D 프린팅 산업에 대해선 정부의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비 레이첸탈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은 혁신적인 생산자들이 3D 프린팅에 투자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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