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는 왜 수수료를 인하했나

2018.07.04

“구글 플레이 있으면 되지, 원스토어가 왜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는다. 화도 나지만 ‘우리는 혜택도 많이 주고, 원스토어와 구글이 경쟁을 해야 생태계가 좋아지고, 구글은 세금도 안 내는데 원스토어가 낫지 않냐고 설명하지만 마음 속으로도 뭔가 충분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본적인 질문은 원스토어가 이 생태계에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가. 그 가치는 충분한가 하는 것이다.”

원스토어는 국내 이동통신3사와 네이버가 합작해 만든 토종 앱 장터다. 지난 2016년 출범해 국내 앱 장터 점유율 1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통신사 멤버십 할인, 각종 프로모션 및 마일리지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으나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데 비해 성장은 더뎠고 활로는 좀처럼 트이지 않았다.

원스토어 이재환 대표.

출범 2년 만에 원스토어가 새로운 앱 유통 정책을 내걸며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원스토어는 7월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앱 유통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인하하고, 개발사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앱 유통 정책을 변경하는 한편 삼성전자의 ‘갤럭시 앱스’와 손잡고 해외 판로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앱 생태계 전략으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

수수료 인하로 온라인 게임사 유치 꾀한다

원스토어의 성장이 가로막혔던 결정적 원인은 앱 장터에 앱이 없다는 데 있었다.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대형 인기 게임을 원스토어에서 찾아볼 수 없었고, 입점한 게임도 업데이트가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어 소비자 불만이 이어졌다.

사진=원스토어 페이스북

원스토어는 수수료 인하 정책을 통해 앱 및 게임 개발사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앱 장터는 개발사와 앱 장터의 수익 분배를 7:3으로 정하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져 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는 앱 판매 수익 30%를 수수료로 떼어가고 있다.  원스토어는 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인하했고 앱 개발사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5%만 부과하도록 정책을 수정했다.

일반 소비자는 잘 몰랐던 불문율.

원스토어 수수료 인하 정책의 핵심은 원스토어 결제 시스템이 아닌 외부 결제 시스템을 전면 수용한다는 데 있다. 그동안 원스토어 포함 모든 앱 장터는 원칙적으로 다른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정책 변경으로 원스토어에 입점하는 앱 개발사는 카카오페이, 페이코, T페이 등 다양한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해를 돕기 위해 카카오를 예로 들자면 ‘for kakao’가 붙은 카카오 게임에서도 아이템을 구매하려고 하면 구글 결제창이 뜬다”면서 “‘이걸 왜 카카오 페이로 결제하면 안 되지?’에 대한 대답이다. 원스토어에서는 카카오 게임 결제를 카카오 페이로 해도 되고, 초코로 해도 된다는 것이다.”

특히 수수료를 5%만 부과한다는 점에서 기존 결제 시스템을 이미 구축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업체에게는 상당한 유인이 될 수 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넷마블이나 엔씨도 모바일 게임의 30% 수수료 부담으로 자체 앱 마켓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사전에 게임 개발사를 자주 만나면서 (그들의) 니즈에 대해 익히 들었고 니즈에 충분히 부합하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라 지금까지 우리 쪽 출시를 주저하거나 할 수 없었던 대형 게임들이 활발히 출시될 거라 기대한다.”

중소 개발사의 경우 휴대폰 결제,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 결제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갖춘 기존의 원스토어 결제 시스템을 선호할 수 있다. 개발사 스스로 자사에 편리한 결제 시스템을 선택하면 된다.

원스토어는 수수료 인하가 단기적으로는 원스토어 수익성을 떨어뜨리겠지만, 보다 많은 앱 개발사를 원 스토어 생태계로 이끌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수수료가 인하되면 앱 개발사가 자율적으로 결제 비용 등을 조정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자체 결제 수단을 도입하고 결제 수수료를 인하해주면 고객 혜택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선명하게 혜택을 늘리겠다. 통신3사 할인 제공하고 날마다 혜택 프로그램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앱스와 손잡고 해외 진출

원스토어가 가진 또 하나의 문제는 그 규모가 국내 시장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원스토어는 삼성전자 갤럭시 앱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로 했다.

원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별도 개발 작업없이 갤럭시 앱스에도 함께 등록돼 판매된다. 결제 시스템 및 실적집계도 모두 통합될 예정이다. 가령 원스토어에서 1만 건, 갤럭시 앱스에서 4만 건 다운로드가 발생하면 5만 건의 실적집계가 이루어지는 식이다.

국내 앱 마켓에서 갤럭시 앱스 점유율은 5% 남짓, 존재감이 없는 수준이지만 전세계 갤럭시 보급률을 고려하면 잠재력은 큰 편이다. 이들이 길을 잘 닦아 놓으면, 국내 앱 개발사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올해 갤럭시 앱스가 ‘검은사막’이나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게임을 연달아 유치하면서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갤럭시 앱스가 북미에서 상당한 수의 액티브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앱 · 게임 개발사들이 원스토어 입점을 통해 갤럭시가 판매되는 180여개국에 자연스럽게 앱과 게임을 노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사는 연내로 국내에서 통합 서비스를 런칭하고 순차적으로 해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독점보다는 경쟁이 전체의 후생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다운 경쟁이 되려면 적어도 2위 경쟁자가 시장 점유율 3분의1은 돼야 유의미하다고 본다. 우리는 시장 점유율 30%를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수수료 정책은 7월2일부터 입점한 개발사에 소급 적용된다. 이미 원스토어에 입점해 있던 앱에는 적용되지 않는 사항이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앱까지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