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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능형모형차, 누가 누가 잘 달리나

2018.07.12

실패, 실패, 또 실패. 19개 스마트카 모형차 모두 완주에 실패하고, 재경기가 시작됐다. 5개였던 장애물은 2개로 줄었지만 그러고도 11개 팀이 연달아 장애물에 부딪치고 주행경로를 이탈하는 등 주행기록에 ‘fail’ 행진이 이어졌다. 12번째 팀 ‘인터페이스’가 48초 175로 주행에 성공하면서 경기장에 활력이 일었다. 다음 팀이었던 한양대학교 ‘Initus Novus’팀이 36초 10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1위로 등극했다.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는 7월12일 올림픽체육관에서 ‘지능형모형차 경진대회 2018’을 개최했다. ‘지능형모형차 경진대회’는 대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로봇 대회 중 규모가 가장 큰 대회다. 이번이 16번째 열리는 대회로, 올해는 47개 대학 89개팀이 참가했다.

대회 후원사들이 기본적인 프로세서와 플랫폼, 제작 툴을 제공하면 참가 학생들은 4개월여 동안 모형차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주행 기술을 집약해 RC카 크기의 ‘모형차’를 만든다. 차선을 따라 주행선을 유지하는 ‘차선 유지 제어’부터 전방의 장애물을 인식해 안전을 확보하는 ‘AEB’ 같은 기술이 모형차를 통해 구현된다. 일종의 ‘세미 자율주행차’ 대회인 셈이다.

대회 트랙은 직선 구간, 코너 구간, 연속 S자 곡선 구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트랙에 들어가면 모형차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결선 미션은 최소 0.7m/s부터 최대 1m/s 사이로 주행하는 속도 제어 미션, 구간에서의 가로 250mm 높이 300mm 이상의 장애물 회피 미션, 그리고 최종계측지점으로부터 장애물까지의 구간에서 장애물에 충돌하지 않게 정지해야 하는 자율비상제동 미션으로 구성된다. 본선 주행 기록과 미션 페널티, 그리고 소스코드가 쓰여 있는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가 매겨진다.

운전면허시험을 연상시키는 트랙이지만 운전자가 가져야 하는 능력을 전부 구현하려면 수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바닥에 그려진 선을 인지해 모형차가 알아서 주행해야 하고, 속도도 알아서 조절해야 한다.

일부 팀의 모형차는 트랙에 놓자마자 엉뚱한 곳으로 질주하기도 했고, 아주 느린 속도로 천천히 주행하는 차량도 있었다. 모든 미션을 통과한 경우에는 속도 기록이 좋은 차가 점수를 더 받게 돼 있었다.

차량의 크기가 작아 오히려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일반 자율주행차량은 GPU 등을 탑재해 프로세싱 능력을 높일 수 있지만 모형차는 크기가 작아 최소한의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회 규정상 제약이 많아 흔한 ‘딥러닝’도 어렵다. 부족한 부분은 학생들이 창의성으로 채워야 하는 영역이다.

부산대학교 ‘한모금’팀은 “실제 쓰는 기술, 통신, 카메라를 영상 처리할 수 있는데 작아서 제약이 있으니까 라인만 보고 달려야 하고, 센서 개수 제한도 있어 어려웠다”면서 “저스펙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해야 하니까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회 후원사 매스웍스의 김영우 전무는 “모형차를 구현할 때 기본적으로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임베디드하고 테스트하는데, 여러 시나리오를 계산하고 설정하고 알고리즘을 튜닝하는 시뮬레이션 접근을 많이 한 사람한테 점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능형모형차 경진대회의 목적은 미래 자동차 기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제 자동차 회사는 코딩을 잘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코딩이 아니라 블록 단위로 설계해서 코드 생성하고, 코드 생성 검증하는 프로세서 등 모델링을 본다. 대회에서도 보고서만 보고 ‘이 팀이 우승할 것 같다’고 하면 80~90%는 적중한다. 지금은 알고리즘을 잘 설계하고 이미지 센싱 등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한편 몇몇 대회 참가자들은 대회장 환경의 밝기 등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주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경진대회 금상은 한양대학교 Initus Novus팀이 차지했다. 경기대학교 인터페이스팀은 매스웍스 은상을, 서울시립대학교 ZETIN&한양대학교 셀카팀은 매스웍스 특별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