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유튜브, 우리는 어디에 정착해야 할까

‘루프-오분의 삼 : 플랫폼 특집’ ① 플레이어들에게 들어보는 패널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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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콘텐츠 제작자 혹은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제작 환경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간다. 때론 미묘한 긴장감을 가진 경쟁 관계일 때도 있지만 분명한 공감대가 있다. ‘사람들은 어떤 콘텐츠에 열광할까’, ‘내가 만든 콘텐츠를 어떻게 잘 도달시킬까’와 같은 고민들이다.

국내 콘텐츠 제작씬의 실무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행사가 있다. 블로터와 메디아티가 격월로 주최하는 ‘루프(ROOF)’ 행사다. 그날만큼은 서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끼리 각자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해 보자는 자리다. 서로의 실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고, 더 나아가서 현장에서의 유쾌한 연대를 만들어가면 더 좋다. 지난 7월26일에도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5층의 지붕(ROOF)에서는 ‘루프_오분의 삼 : 플랫폼 특집’ 행사가 열렸다.

| 블로터와 메디아티가 주최한 ‘루프_오분의 삼:플랫폼 특집’에는 80여명에 가까운 콘텐츠 실무진들이 참석했다.

이번 루프 행사는 ‘플랫폼’을 주제로 진행됐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라는 두 글로벌 플랫폼을 메인 무대로 삼고 있지만, 정작 일하면서 생기는 플랫폼 관련 의문점들을 해소할 자리가 부족하다는 요청에 따라 주제가 선정됐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나에게 예전같지 않은 페이스북’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유튜브’다. 이날 진행된 패널토크에선 각 플랫폼에서 가장 활발하게 뛰는 플레이어들이 어떤 기대와 아쉬움을 갖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페이스북

패널 : 유건욱(아토즈), 이동근(쉐어하우스)
사회 : 이선재(메디아티)

| 페이스북 세션 패널토크를 맡은 유건욱, 이동근, 그리고 사회를 맡은 이선재 매니저(왼쪽부터)

이선재 : 페이스북은 지난해 사명을 바꾸기도 했듯 점점 커뮤니티와 그룹을 강조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던 입장에서는 ‘호시절 갔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도 같다. 콘텐츠 창작자 입장에서 페이스북의 기조 변화 느껴지나?

유건욱 : 물론이다. 기존에는 타임라인에 양질의 제작된 콘텐츠들이 섞여서 올라왔다. 지금은 지인의 글이나 그룹의 비공개글 위주로 올라온다. 페북 기조 변화 이후에 도달 숫자가 점점 제한적이게 되니 브랜드 미디어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큰 타격이 생겼다.

이동근 : 페이스북이 한때 콘텐츠 생산자들을 위해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생각해봤다. 결국 소통을 강조하는 전제아래 콘텐츠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라이브 동영상 같은 경우 계속 밀어준다. 소통 면에서 방향성이 맞는 포맷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이외에도 사람들이 보관함 기능에 많이 저장하는 콘텐츠를 페이스북에선 좋은 콘텐츠로 인식하기도 하는 것 같다. 우리 회사에선 커뮤니케이션 끌어올릴 수 있는 콘텐츠는 전문성, 신뢰성 보장돼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콘텐츠에 접근해가고 있다.

이선재 : 변해가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에 정착하고 운영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건욱 : 기존 베이스캠프가 페이스북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직까지 브랜드들은 유튜브 접근성 낮았고 여러모로 초기에 시작하기에는 페북 기반이 훨씬 좋았다. 페북에서 바이럴 잘 되는 것, 유튜브에서 잘 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채널을 키운다고 했을 때도 페북이 크기 좋다. 광고비 태우는 것도 잘 돼 있고, 콘텐츠 접근성도 지금은 아니지만 훨씬 좋았다.

이선재 : 그렇다면 건욱님은 본인이 유통하는 콘텐츠 플랫폼을 옮기고 싶은 마음도 있나.

유건욱 : 넥스트가 뭐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이라고 생각한다. 콘텐츠 플랫폼은 바이럴 때문에 기대감 품었던 것일 뿐 콘텐츠 플랫폼 아니라 나라는 사람 홍보할 수 있는 채널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훨씬 더 가볍게 느껴진다. 크리에이터들이 인스타그램 활용하는 방식이 그렇다.

이선재 : 최근 인스타그램은 IGTV를 발표하고, 데일리모션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새로운 플랫폼 출현이 지형을 변동하는 촉매 역할을 할 거라고 보나.

이동근 : 생산자 입장에선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 새로운 플랫폼에 런칭됐다고 기대감을 가지고 뛰어들면 그만큼 힘들고 피로감이 높아진다. 저도 지켜보고 있고, 어느 정도 성숙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유건욱 : 큰 기대감은 없다.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콘텐츠는 돈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어려운 와중에 플랫폼이 늘었다고 의미있는 규모의 확장은 힘들 거라고 본다. 두 번째는 한국어다. 국내 콘텐츠 퀄리티는 정말 좋은데 유일한 문제가 한국어라고 생각한다. 언어의 장벽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고민이다.

비디오 홍수 속 유튜브에 베이스캠프를 짓고 살아남는다는 것

패널 : 이도헌(전 비디오빌리지), 이선욱(닷페이스)
사회 : 권도연(블로터)

| 유튜브 세션 패널토크를 맡은 이선욱, 이도헌 씨, 그리고 사회를 맡은 권도연 기자(왼쪽부터)

권도연 : 최근 유튜브는 모든 콘텐츠 제작자들이 당황할 정도의 무서운 기세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차지해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과열경쟁의 시장이기도 하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유튜브에서 베이스캠프를 짓고 살아남는다는 건 어떤 차이가 있나. 특히 닷페이스는 페이스북에서 메인채널을 유튜브로 옮겨서 잘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선욱 :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넘어오니 자연스럽게 영상 스토리텔링 방식도 바뀌었다. 가장 큰 차이는 ‘이어폰’이다. 사람들은 페북을 볼 땐 이어폰을 끼고 들어가지 않고, 유튜브는 이어폰을 끼고 들어간다. 이 단순한 지점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페이스북에선 일단 영상이 주목을 끌어야 하니 앞에 제일 센 메시지를 던지고 시작해야 했다. 유튜브에선 그간 생략했던 걸 많이 드러내고 해설을 더해가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이도헌 : 유튜브는 구독 기반이라 상대적으로 충성도를 발휘하는 것 같다. 데이터를 살펴봐도 봤던 영상을 또 보는 사람들이 많다. 페이스북에서는 영상이 타임라인에서만 소비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유튜브는 나중에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권도연 : 유튜브는 1인 제작자를 위한 플랫폼으로 출발했기도 하고, 크리에이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무대인 것 같다.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를 키워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 같다. 유튜브의 문법에 맞게 셀럽 위주의 콘텐츠를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는지?

이선욱 : 많이 고민했다. 유튜브 안에서 캐릭터성은 굉장히 중요한 듯하다. 캐릭터성이 강할수록 조회수 대비 구독자 수가 높다. 국범근 씨의 경우 이 비율이 1%가 넘는다. 하지만 뉴스룸은 0.5%가 넘기 쉽지 않다. 닷페이스는 브랜드 자체의 캐릭터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1인 셀럽 모델은 아니고 채널의 고유한 톤, 시리즈의 일관된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다.

권도연 : 유튜브는 친구들과 공유하기 힘든 플랫폼이라는 인식도 있는 것 같다. 페이스북처럼 친구를 태그해서 영상을 바이럴 시킬 수 없는 구조다. 이 점에 대해서는 고민해보았는지.

이선욱 : 유튜브에 공유 기능이 없다고 해서 나쁜가? 라고 보면 아닌 것 같다. 공유 기능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주로 소비되는 콘텐츠 장르를 나뉘게 한다. 유튜브는 조금 더 솔직하고, 약간 공유하긴 창피해도 재밌는 콘텐츠의 소비가 많다.

이도헌 : 공유 기능은 익명성과 비익명성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에서 공유되는 영상들은 대부분 커뮤니티로 간다. 페이스북은 개인이 ‘너도 이거 봐봐’면 유튜브는 ‘우리 같이 봐요’라고 하는 셈이다. 공유 기능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권도연 : 유튜브를 무대로 삼고 있는 콘텐츠 제작자로서 유튜브에 바라는 점이 있는가.

이선욱 : 데이터를 좀 더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어느 시점에 이 영상이 조회수가 확 떴는데 그때 어떤 소스로 이 영상이 떴던 것인지 바로 분석이 안 된다. 이런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면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도헌 : 인기 동영상에 걸리는 콘텐츠의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 단순히 많이 봤다는 이유로 전면에 내걸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 루프 행사 스티커를 붙인 참가자들

| 맛있는 음식, 음료들과 함께한 ‘루프_오분의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