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nside] 옴니어스, “AI로 패션 트렌드 예측한다”

전재영 옴니어스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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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시대의 화두다. 미래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AI는 한순간에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내려 졌고 이제는 생활 속을 파고들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지만, 결국 AI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블로터>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보고자 한다.

패션은 단순한 옷의 문제가 아니다. 삶과 호흡하는 문화다. 20세기 여성 패션을 선도한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은 패션이 공기처럼 어느 곳에든 존재하며 사람들의 생각, 격식, 사건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호흡 과정에서 패션은 다변화된다. 과거에는 디자이너의 직관으로 패션의 경향성을 짚어냈지만, 기술과 함께 맞물린 패션의 변화 속도와 개개인별로 미세화된 성향을 사람이 분석하기엔 데이터 양 자체가 너무 방대해졌다. 옴니어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패션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스타트업이다.

| 전재영 옴니어스 대표

전재영 옴니어스 대표는 자사에 대해 “데이터에 기반해 매출을 증진시키고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드는 회사이자 모두의 패션 인공지능 회사”라고 소개했다. 패션을 향유하는 소비자와 패션을 만드는 판매자 모두를 위해 AI 기술을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전재영 대표는 이미지 인식 기반의 AI 기술을 적용해 패션 업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패션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과정에 새로운 경험을 만들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이 더딘 패션 업계

패션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딘 산업 중 하나다. 단적인 예는 패션 상품을 검색할 때다. 상품 이미지 태그 정보를 사람이 제각각 등록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정제되지 않고 일관성이 없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기 쉽지 않다. 검색에 노출되는 정보가 상품명, 제품 사이즈, 셀럽 이름 등 불규칙적으로 조합돼 있다. 그러다 보니 상품 색상이나 디자인의 디테일 등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는 알기 어렵다. 전재영 대표는 이 점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카이스트에서 머신러닝 분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전재영 대표는 휴학 후 2015년 옴니어스를 창업했다. 패션이 이미지 기반으로 소비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술을 도입했을 때 나오는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패션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고 보았다.

패션 이미지에 대한 DB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다 보니 상품 검색뿐만 아니라 추천, 트렌드 예측 역시 기술 적용이 힘들다.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서비스의 고도화가 힘든 셈이다. 전재영 대표는 “패션에서 플랫폼 기술은 발전돼 있지만, 패션 산업 자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디다”라며 “추천이나 분석에 활용되는 데이터가 가공돼 있지 않은데 이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봤고, 이후 이를 활용한 별도의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션 검색부터 분석, 추천, 예측까지

옴니어스가 우선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패션 이미지 자동 태깅 처리 기술이다. AI가 패션 이미지를 보고 어떤 종류의 제품인지, 소재와 핏 사이즈, 디자인 디테일은 어떤지 자동으로 속성을 분류하고 정보값을 입력해주는 식이다. 한 이미지에서 900개 이상의 속성을 분류해 상품에 대한 메타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검색부터 추천까지 각종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기반을 쌓는 작업이다. 옴니어스는 현재 ‘옴니어스 태거 API’를 상용화해 10개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태거 API를 도입한 기업은 검색 구매율이 50% 이상 올랐다.

| ‘옴니어스 태거 API’는 이미지에서 패션 아이템의 다양한 속성을 자동으로 분류해 정보값을 입력해준다.

옴니어스에 따르면 자동화된 태그 처리 과정에서 속도는 인간이 처리할 때보다 100배 빨라졌으며 정확도는 20% 향상됐다. 옴니어스는 자동 태깅 처리 기술을 위해 외부 패션 전문가 그룹을 운영한다. 4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은 AI 모델링을 위한 학습 데이터를 가공한다. 이들이 가공한 데이터는 다시 별도의 검토를 거친다. 학습 데이터의 질을 높여 자동 태깅 처리 기술을 고도화한 셈이다. 또 패션 전문가 그룹은 패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제품에 대한 사용성 테스트도 진행한다.

| 데이터 정제 과정 화면

태거 API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된다. 전재영 대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제품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방식 특성상 인프라 관리 시간을 단축하고 별도 인프라 구축 없이 필요한 자원을 할당받을 수 있는 등 높은 업무 효율성과 비용 효율성 덕분에 내부 엔지니어가 핵심 개발 업무에만 집중해 빠르게 제품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태거 API는 하루 최대 20만건 이상 태깅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의류에 한정돼 있지만 올해 4분기에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잡화류도 자동 태깅할 수 있도록 추가할 예정이다. 전재영 대표는 태깅 이외에도 패션 이미지 검색과 추천, 분석 등 총 4가지를 서비스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디자이너의 충실한 어시스턴트

패션은 직관이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과 다변화 정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세분됐기 때문에 예측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패션 브랜드들은 SNS에 올라온 이미지들을 분석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해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하지만, 방대한 이미지를 일일이 분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전재영 대표는 “SNS에 있는 패션 이미지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수집하고 분류해 분석할 수 있다”라며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노련한 패션 업계 전문가보다 상품 판매량을 예측하고 인기 있는 상품을 추천하는 데 있어서 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전재영 옴니어스 대표는 AI를 통해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고 디자인에 적용하는 패션 업계의 혁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일이 벌어지진 않을까. 이에 대해 전재영 대표는 대체보다는 어시스턴트 역할에 무게를 뒀다. 전재영 대표는 “기본적으로 먼 미래이며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AI가 디자인까지 하려면 너무 프로세스가 많으며 디자인은 사람이 한다고 믿고 있다”라며 “기능적인 디자인, 모듈화된 디자인은 AI가 할 수 있지만 현재 기술로 미학적인 패션 디자인을 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 “옴니어스가 잘 할 수 있는 건 패션을 인식하고 추천하고 평가하는 영역이며,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영역으로까지 나아가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옴니어스의 목표는 ‘모두의 패션 인공지능 회사’다. 구매자뿐만 아니라 패션 MD, 스타일리스트, 마케터, 디자이너 등 패션 업계 종사자 모두가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검색과 패션 제작 과정 모두 AI로 해결하고자 한다. 옷이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과정을 혁신시키는 게 목표다. AI를 통해 고객은 상품을 찾는 과정이 직관적으로 쉬워지고, MD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해석할 수 있고, 디자이너는 특정 시장에서 필요한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옴니어스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매주 SNS 인플루언서 계정의 패션 사진을 스타일 등 테마별로 분석한 위클리 리포트를 배포하고 있다.

| SNS상의 패션 이미지를 AI로 분석한 ‘옴니어스 위클리 인사이트’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이제 막 시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전재영 대표는 “AI 스타트업 중 실제 서비스화와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라며 “앞으로 업계에서 모범 사례로 성장하고자 하며 많은 사례들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게 기술 스타트업이 가야 할 길이라고 본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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