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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이크, 맨체스터 사업 철수···페달 풀린 공유자전거 업체들

2018.08.31

지난해 6월 말 중국 공유자전거 스타트업 모바이크는 유럽 시장 첫 진출지로 영국 맨체스터를 택했다. 이후 모바이크는 자전거 2천대를 맨체스터 거리 곳곳에 배치했으나 도난 및 파손 문제가 심화되면서 맨체스터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lickr CC BY 2.0 GillyBerlin

모바이크 자전거는 운하 밑바닥에 버려지고, 불에 타고, 쇼핑센터 주차장과 창고 등에 숨겨진 채 방치됐다. 잠금장치가 해킹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맨체스터의 사례는 유독 심각하지만 뉴캐슬 등 일부 지역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글로벌에 진출했던 모바이크, 오포 등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들은 올해 주춤하는 모양새다.

공유자전거의 ‘도크리스 딜레마’

“자전거 도난 및 파손 문제는 맨체스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행히도 전세계 많은 도시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 원인은 ‘도크리스(dockless)’다. 서울의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경우 서울 곳곳에 위치한 대여소에서 대여 및 반납을 해야 한다. 반면 도크리스 자전거는 정해진 곳에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거치할 수 있다는 편리함 덕분에 공유자전거는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장점은 곧 단점이 되곤 한다. 중국에서는 여기저기 자유롭게 방치된 공유자전거로 인해 통행에 불편이 초래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다른 사람의 이용을 막기 위해 몰래 숨겨놓는 일도 빈번했다. 철물점에 몰래 팔아 넘기거나 자전거를 마구 훼손하는 사례도 자주 발생했다.

이에 공유자전거가 이미 활성화된 중국은 문제 해결을 위해 각 도시 차원에서 공유자전거를 전담 관리하는 직원을 배치하고 따릉이 대여소와 유사한 전자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공유자전거 스타트업들도 자전거 파손에 대비해 설계를 개선했다.

|미국 댈러스에서 발견된 공유자전거 사진을 모아 놓은 인스타그램 계정. (@dallasbikemess)

그러나 자국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해도 전세계 각국 각지의 상황과 규제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현지 공유자전거 사업자를 비롯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동스쿠터 업체들과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

일례로 유럽에 진출했던 홍콩의 공유자전거 스타트업 고비(Gobee)는 프랑스에서 공유자전거의 60%가, 벨기에에서는 공유자전거의 90% 가량이 사적인 용도로 개조되거나 도난 또는 파손되는 바람에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고비는 결국 지난 달 파산했다.

|flickr CC BY-SA 2.0 chris

미국 뉴욕시와 샌프란시스코는 공유자전거 사업을 허용하는 대신 ‘따릉이’처럼 대여소를 통해 대여 및 반납을 하도록 규제했고 워싱턴DC는 자전거 운영 대수를 400대로 제한했다. 도크리스 공유자전거의 핵심은 ‘어디에나 주차할 수 있고, 어디서나 탈 수 있다’는 건데, 워싱턴DC처럼 자전거 수에 제한을 두면 자전거를 쉽게 구해 탈 수 없다. 오포, 모바이크가 워싱턴DC에서 사업을 접은 이유다.

오포와 모바이크는 국내에도 진출한 상태지만 별다른 성과는 들리지 않고 있다. 대중교통이 비교적 잘 돼 있는 데다 자전거를 레저용으로 타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아 성장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공유자전거를 개인 자전거처럼 쓰는 사용자들 때문에 다른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사례가 보도된 바 있고, 이달 초에는 오포의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불거졌다.

싱가포르 테크전문매체 <테크인아시아>에 따르면 오포는 독일, 호주, 이스라엘, 체코, 오스트리아, 인도 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모바이크도 미국 내 서비스 지역을 정리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