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④ 전시장 메이커, KMK렌탈

2018.09.28

메이커 운동은 외국에서 시작한 문화 운동이지만, 국내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받아들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친 땅을 갈고 다듬어서 국내 메이커 문화가 지금의 성장기를 맞기까지 바탕을 일군 이들이지요. 본 시리즈 기사에서는 메이커 문화의 시작을 알린 메이크 브랜드의 국내 도입부터 여러 과정을 짚어가며, 그 시간 속에서 땀 흘렸던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작은 씨앗이 잘 자랄까 노심초사하며 물을 대고 거름을 주었던 무명의 농부들. 고마운 마음들을 잊지 않고 소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메이커 운동에 참여하길 기대해봅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의 깨끗하고 안전하고 치밀한(!) 공간 구성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전시장 구성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6년째 현장 설비를 맡은 KMK렌탈과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품 렌탈을 처음 해보던 운영팀이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연락한 업체가 여러 곳이 있었는데, 유일하게 친절한 답을 해준 분이 모 렌탈업체 소속의 김용윤 님이었다. 주문 방법도 잘 모르는 신출내기들이 천막 몇 개를 빌리는데 물어보는 건 뭐가 그리 많은지. 귀찮음을 마다하고 손을 내밀어준 게 인연이 되었다.

현재 김용윤 님은 당시 회사에서 독립해 한 회사의 대표가 되었지만, 메이커 페어와의 인연은 이어오고 있다. 새벽 2시부터 내린 비를 수습하기 위해서 새벽 5시에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메이커 페어 서울 전시장을 만드는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을 소개해보려 한다.

| 김용윤 대표가 부끄럽다고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김경수 팀장이 나섰다.

| 김용윤 대표가 부끄럽다고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김경수 팀장이 나섰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KMK렌탈이 진행하는 연중행사 중 가장 큰 행사다. 메이커 페어 서울이 진행되는 가을 무렵이 관련 업체들에게는 단연 성수기로 꼽히지만 여기는 오직 메이커 페어 서울 하나에만 집중해 이 소중한 기간을 보낸다. 그만큼 메이커 페어 서울이 갖는 의미는 크다. 김경수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언제부터 함께 해오셨나요?

2회 때부터 같이 했어요. 당시에는 이게 메이커 페어인지 뭔지도 모르고 대학로에서 소규모로 시작했죠. 그러다 3회차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하면서 규모가 많이 커졌고요.

페어의 규모가 갈수록 커진다고 실감한 때는 언제였나요?

처음에는 그냥 조그만 천막만 몇 개 치니까 일반적인 행사구나 했는데 ‘과천 시대’부터 이게 규모가 상당하다고 느끼기 시작했어요. 조금씩 더 커져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면 더 좋죠. (웃음)

제 3회 메이커 페어 서울 행사 현장 사진 (사진제공: KMK렌탈)

| 제3회 메이커 페어 서울 행사 현장 사진 (사진=KMK렌탈)

초창기에는 소규모다 보니까 어느 정도 우리가 가진 선에서 행사장 세팅을 다 해결했어요. 그러다가 장소를 과천과학관으로 옮기고 규모가 커진 후에는 전기공사나 트러스 등은 외주 행사업체를 불러와서 협력하고 우리는 총괄을 맡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죠. 우리 혼자 모든 걸 도맡을 수 없을 만큼 성장했으니까요.

KMK렌탈이 갖고 있는 각종 행사 비품들 (사진제공: KMK렌탈)

| KMK렌탈이 갖고 있는 각종 행사 비품들 (사진=KMK렌탈)

다른 행사와 다르게 메이커 페어 서울을 준비할 때의 차이가 무엇이 있을까요?

한해 한해 할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에는 몽골텐트와 펜스 정도만 설치하면 끝났는데 나중에는 드론 케이지를 설치해달라, 카트 트랙을 깔아달라 같은 요구를 받았죠. 기존 행사와는 다르게 시도해보지 않은 특별한 게 매년 하나씩 느는 것 같아요. 다만 추가된대도 곧잘 만들어내면 거기에 관한 노하우가 쌓이고 그렇게 되면 처음에는 몰랐어도 나중에는 여러모로 편해지죠.

메이커 페어 서울에 관해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설치하는 업체에게 에피소드라면 아무래도 설치 과정 중 곤란한 일 정도겠죠. 우리가 행사를 5회 동안 하면서 비가 안 온 해가 없었어요. 행사 당일이 아니더라도 항상 준비하는 기간에 오거나 행사 직전에 오는 식이었거든요. 날씨가 한 번도 도와주지 않아서 일이 늘 두 배로 힘들어지곤 했죠.

언젠가 한 번은 비가 엄청 많이 쏟아졌어요. 과천과학관 바닥에다 멀티탭을 깔았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왔어요. 새벽에 전화가 오더라고요. 한쪽 라인에 불이 나갔다고. 부랴부랴 나갔더니 바람도 세게 불어서 천막 뒤가 나가떨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그날 이후로는 나름 노하우가 생겨서 이제 전기는 처음부터 바닥 위로 띄워서 설치해요.

메이커 페어 서울이 열린 국립과천과학관 내 드론 케이지 모습 (사진제공: KMK렌탈)

| 메이커 페어 서울이 열린 국립과천과학관 내 드론 케이지 모습 (사진=KMK렌탈)

부스를 설치할 때 특이한 요청사항은 없었나요?

설치를 다 해놓은 뒤에 바닥에 이만큼 레드카펫을 깔아주면 좋겠다, 테이블을 재배치하다 보니 전기를 더 늘려주면 좋겠다, 이런 자잘한 요청은 늘 오죠. 그거는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에요. 우리가 할 수 없는 특이한 사항을 요구한 일은 없었고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여러 의뢰를 아무렇지 않게 해온 덕에 서로 믿고 같이 일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계속 함께 일한 KMK렌탈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무조건 A급을 써요. 가격 차이는 10% 정도 나죠. 하지만 우리는 자신 있게 얘기해요. 조금 싼 데서 할 수는 있겠지만 마음에 안 들 거다. 조금 비쌀지라도 품질이나 서비스는 여기가 낫다. 사실 이제는 자잘한 물품 가격 이야기 없이도 믿고 우리와 함께 일을 하죠.

다른 데는 설치만 하고 철수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끝까지 확인해요. 행사가 마무리되고 정리하는 것까지 지켜보고 빠지니까 좋죠. 그 값을 우리가 하는 거예요.

옥상에서 내려다본 서울혁신파크 현장의 전경(사진제공: KMK렌탈)

| 옥상에서 내려다본 서울혁신파크 현장 전경(사진=KMK렌탈)

메이커 페어 서울을 진행해오면서 보람도 느끼실 것 같아요.

행사 업체들이라면 아마 다 똑같을 거예요. 설치를 무사히 마치고 전체적으로 잘 돌아보면서 괜찮다 싶으면 그걸로 되거든요. 페어를 구경하거나 메이커와 얘기를 나누지도 못해요. 늘 긴장한 상태여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그저 행사가 잘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죠. 아무 사고 없이 마무리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보람을 느껴요.

페어 중에 주로 옥상에서 아래로 쭉 내려다보면서 ‘와, 이걸 우리가 다 했나?’ 생각해요. 질서정연하고 깔끔하게 설치한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나름의 보람이죠. 그러면서도 동시에 몇 명이나 왔나, 현수막 떨어진 데는 없나, 드론 존에 구멍은 안 났나, 수시로 체크하고요.

올해에는 문화비축기지로 옮겨서 하는데 새 장소는 보기에 어떠셨나요?

서울혁신파크에 적응할 때가 되니까 넘어가기는 했는데요. 문화비축기지도 아주 좋더라고요. 우리가 작업하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에요. 몽골텐트나 펜스를 칠 때에도 차가 그 앞에 딱딱 들어갈 수 있어서 편하고 바닥에도 따로 카펫을 깔 필요가 없으니 큰일 하나가 줄었죠.

문화비축기지는 실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도 있고 바깥에서 들어오는 관람객들과도 잘 어우러질 것 같아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는 특히 더 많이들 찾아오지 않을까 싶네요.

특별히 어느 공간은 어떻게 꾸며야겠다고 마음먹은 곳이 있을까요?

행사 전에 미팅을 한 번 더 해야 해서 그 이후에야 부스 및 개별 존의 위치가 제대로 정해질 것 같아요. 문화비축기지의 각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궁리는 해봤죠. T6의 옥상마루는 드론 케이지를 설치하기에 좋아 보이는데, 야외 행사장과 거리가 멀어서 아쉬워요. 실내에 극장처럼 된 강의실을 암막존으로 활용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야외에서 너무 멀어서 암막텐트로 대체했어요. 행사를 관람하고 여유가 생긴다면 실내 공간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도 뒤에서 묵묵히 쌓아나갈 KMK렌탈에 존경을 표한다. (사진제공 : KMK렌탈 단체사진)

|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도 뒤에서 묵묵히 쌓아나갈 KMK렌탈에 존경을 표한다. (사진=KMK렌탈)

끝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찾아올 메이커들과 관람객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요?

6년 이상을 같이 해오다 보니 나도 우리도 메이커 페어 서울을 이끄는 한 팀이라고 생각해요. 1년에 한 번 같이 페어를 만드는 입장에서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준비하고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홍보 등은 사실 기획하는 분들이 잘하리라고 믿고요. 우리는 기획팀 측에서 원하는 바들을 최대한 응해주는 게 임무에 가장 충실한 거라고 봐요. 페어를 진행할 때 전혀 문제가 없게끔 뒤에서 받쳐주는 서포터 역할이죠. 올해도 멋지게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현장을 꾸며놓을 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올해의 현장 설치 모습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위한 행사장 설비가 시작됐다. 문화비축기지 야외마당에 몽골텐트가 설치된 모습.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위한 행사장 설비가 시작됐다.
문화비축기지 야외마당에 전시공간으로 쓰일 몽골텐트가 설치됐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설치팀. 메이커 페어 서울의 상징인 메이키 로봇 구조물의 받침대를 설치하는 중.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설치팀.
메이커 페어 서울의 상징인 거대 ‘메이키 로봇’의 받침대를 설치하고 있다.

행사장 한 가운데, 카트 어드벤처를 위한 레이싱 트랙이 들어설 예정이다.

행사장 한 가운데에는 ‘카트 어드벤처’를 위한 레이싱 트랙이 들어설 예정이다.

페어 1일차에만 진행되는 세미나를 위한 공간. 예쁜 하늘이 잘 보이는 노천 강의장이다!

페어 1일차에만 진행되는 세미나를 위한 공간. 예쁜 하늘이 잘 보이는 노천 강의장이다!

올해는 실내 전시장이 없다. 빛을 활용한 프로젝트들을 위해 준비된 암막텐트.

올해는 실내 전시장이 없다. 빛을 활용한 프로젝트들을 위해 준비된 암막텐트.

행사장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 가운데 보이는 텐트 2개가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할 티켓부스다.

위에서 내려다 본 행사장 전경.  아, 하늘아. 오늘만 같아라!

글 | 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시리즈

‘메이킹’이라는 것
메이크 코리아의 시작, 그리고 지금
메이커 페어 서울의 기획자 정희
④ 전시장 메이커, KMK렌탈

· 기획 | 윤나리 메이크 코리아 콘텐츠 매니저
· 인터뷰 | 장지원 프리랜서 기자
· 감수 | 정희 메이커 페어 서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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