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gin
  • rss
RSS 구독
뉴스레터
[IT수다떨기]스마트한 ‘고객’ 마음 읽기에 실패한 건 아닐까?
by 도안구 | 2010. 05. 31

지난 5월 26일,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시가 총액은 2221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록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IT 업계 1위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 2192억 달러를 애플이 처음으로 앞지른 역사적인 날이다. 1997년 자신이 창업했던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복귀한 스티브잡스와 애플의 구성원들들이 13년 만에 이런 일을 해내리라고 누가 상상을 했을까?

그로부터 이틀 후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지 6개월이 지났다. 그 6개월 동안 우리나라에선 실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거의 미비했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100만을 훌쩍 뛰어넘었고,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들은 앞다퉈 스마트폰을 쏟아내기 바쁘다.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통신사들은 그동안 하청 업체 직원대하듯 했던 개발자들에게 손을 내밀면서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다.

애플이 만들어낸 단말기,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결합한 모델을 어떻게 자신만의 강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형태로 재창조해 낼 지 모든 주체들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뭔가 빠진 것 같다.

기업 활동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고객’은 영원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개인 스스로가 기업들의 ‘고객’이면서 동시에 그 고객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회사원’이기도 하다. 물론 기업에 있는 이들만이 ‘고객’의 마음을 읽으려는 것은 아니다. 학계도 ‘소비자’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한다. 정부 당국자들은 ‘국민’이라는 고객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한다. 글을 쓰는 기자 스스로도 내 독자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고객을 파악하지 않는 서비스와 상품은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없다. 누구나 다 아는 이 말이 계속해서 머리 속을 맴돌고 있는 이유는 스티브잡스와 아이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국내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뚱단지처럼 ‘고객’이라는 단어가 내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사들이 ‘고객’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 낸 적도 있다. 단순히 통화만 되던 휴대폰에 다양한 부가 기능을 넣고 통화도 되는 재미난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만들어 낸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 노키아라는 걸출한 휴대폰 1위 업체가 놓치고 있었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서 게임의 룰도 바꿔버렸다. 노키아가 제공하는 단순 통화 제품만으로 노키아와 맞짱을 떴다가는 뼈도 못추린다는 것을 국내 기업들은 정확히 읽어냈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각 나라별, 대륙별 소비자들의 행태에 주목했다.

이런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모토로라는 이제 휴대폰 빅 5안에서 사라졌다. 히트폰을 내놓지 못한 이유는 기술력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시대 소비자들의 요구를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지 않을까?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이전부터 많은 IT 얼리어답터들은 ‘이 기능이 빠졌네, 저 기능이 빠졌네’라는 말을 쏟아 내면서 이번에는 애플과 스티브잡스가 패착을 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들이 예측한 것과는 정반대로 아이패드를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최고의 콘텐츠 소비형 기기가 아이패드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PC를 비롯한 IT 기기들을 대할 때 항상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던 소비자들은 이제 아이패드를 가지고 소파에 앉아 여유있게 수많은 서비스와 콘텐츠들을 소비하고 있다.

얼리어답터들은 기기에 대한 기능에 대해서는 전문가였을 지 모르지만 그들이 고객의 마음까지 읽어내는 전문가는 아니라는 너무나 단순한 사실을 알게된 것은 아닐까?

테블릿이 없던 것도 아니다. 기존 테블릿 업체들은 PC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테블릿으로 이어진다고 봤고, 소비자들도 이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였다. 하지만 현재 과연 소비자들이 PC의 경험을 테블릿에서도 여전히 동일하게 가져가려고 하는 지 생각해 볼 때다. 그런 생각의 틈을 열어준 것은 애플이었고, 아이패드였다.

그럼 이제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우리나라 통신사와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고 있는 지 말이다. 최근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내장된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을 자사의 스마트폰에 탑재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정작 쓰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조사했더니 몇개 안됐다. 그래서 우린 그걸 미리 탑재해 제공한다. 아이폰을 따라잡는 건 이제 시간 문제다. 하드웨어는 우리가 훨씬 낫다”라는 소리도 들린다. 애플리케이션 확보를 위해 최대 100억원을 투자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소비자들이 원했던 것일까? 과연 그럴까? 13년이 넘도록 일반 폰을 사용하다가 아이폰으로 바꾸자 마자 사용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것일까?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시가 총액에서 앞지를 것이라고 상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 시간이 무려 30여 년이 넘게 걸렸다.

우리는 지금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내가 고객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자만하는 것일까?

아이폰 국내 출시 6개월, 지금 나 자신에게 여전히 묻고 있는 화두다.

 파이핑하기       싸이월드 공감 
인쇄 인쇄
, , , , ,
http://www.bloter.net/archives/32057/trackback
블로터닷넷 미디어랩장. 블로터TV와 소셜 분석, 전자책 등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했다.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bloter.net
2 Responses to "[IT수다떨기]스마트한 ‘고객’ 마음 읽기에 실패한 건 아닐까?"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Soraring [홍기철] and alex, Bloter. Bloter said: [IT수다떨기]스마트한 ‘고객’ 마음 읽기에 실패한 건 아닐까? http://bit.ly/9IaamC [...]

http://twtkr.com/ugandajo 님이 작성하신 글…

@eyeball 고객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여자의 마음을 아는것과 같은거 아닐까요 ? 삼성은 마치 30평 아파트에 국내 대기업의 안정적인 직장인거 같지만 실장은 뭔가 없어요… ㅎㅎ http://www.bloter.net/archives/32057...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블로터닷넷이 댓글을 받지 않는 이유]

[이슈특강 6/18] 오픈소스 기반의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특강
[이슈특강 6/13, 6/27] 페이스북 페이지를 위한 앱(App) 제작 실습
[6/11~7/11] “소셜MBA 2기” 소셜미디어마케팅 MBA 과정
[5/15][5/29] 페이스북 페이지의 모든 것
[5/17] 워드프레스로 하루만에 웹사이트 구축!
[5/31] 워드프레스 심화 과정! (중급)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