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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⑧ 메이크 코리아의 미래

2018.10.28

메이커 운동은 외국에서 시작한 문화 운동이지만, 국내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받아들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친 땅을 갈고 다듬어서 국내 메이커 문화가 지금의 성장기를 맞기까지 바탕을 일군 이들이지요. 본 시리즈 기사에서는 메이커 문화의 시작을 알린 메이크 브랜드의 국내 도입부터 여러 과정을 짚어가며, 그 시간 속에서 땀 흘렸던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작은 씨앗이 잘 자랄까 노심초사하며 물을 대고 거름을 주었던 무명의 농부들. 고마운 마음들을 잊지 않고 소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메이커 운동에 참여하길 기대해봅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본 시리즈를 기획한 윤나리 매니저를 만났다. 메이커 페어 서울이 벌써 7회나 운영됐는데, 그 내막이 공개되는 데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 아무래도 메이커들이 프로젝트를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와 같아 보인다. 메이커 문화가 배움과 공유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언제나 눈앞에 당장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잔뜩 쌓여 있기 마련이니까. 프로젝트를 완성하더라도 그 후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일을 처리한 뒤, 모두 정리해 공유까지 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바쁜 시간을 쪼개 정리와 공개를 감행한 윤나리 매니저에게 이 시리즈 기사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자.

| 올해의 메이커 페어 서울 배너를 달던 중 마지막 휴식을 즐기는 윤나리 매니저

| 올해의 메이커 페어 서울 배너를 달던 중 마지막 휴식을 즐기는 윤나리 매니저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획하게 된 것은 KMK렌탈의 김경수 팀장님 덕분입니다. 올해 페어 장소였던 문화비축기지에서 현장 미팅을 하던 중 김경수 팀장님이 예전의 이야기를 많이 하셨거든요. “과학관에서 비가 왔을 때는 막막했지”, “혁신센터에서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 잘 됐어.”, “적응할 만하면 2년마다 옮기네” 와 같은 애정 어린 회상 같은 것 말입니다.

렌탈 팀장님의 이야기는 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우와, 재미있다. 더 숨겨진 이야기는 없을까?’ 지나간 여러 페어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을 통해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운영팀이 아닌 협력업체를 통해 듣는 이야기는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보통 행사 설비 팀들은 행사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데, 메이커 페어 서울은 협력업체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끈끈하게 이어져 있었거든요.

여기저기 안팎으로 숨은 이야기를 캐내고 기록하는 일은 제겐 사실상 숙명적인 과업이었습니다. 겨우 메이커 페어 서울 2년 차인 저는 ‘빠르게’ 핵심을 파고든 덕분에 너무 많은 일을 맡았고, 과거의 경험을 캐내 빨리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일을 마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메이커 페어 서울과 메이크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제가 맡은 수만가지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했고요.

| 쉐드, 티켓부스, 현장 설치 어디든 즉시 투입이 가능한 만능 스태프

| 쉐드, 티켓부스, 현장 설치 어디든 즉시 투입이 가능한 만능 스태프

기획을 마치며 돌아보니,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은 좀 이상합니다. 아니 생각할수록 이상합니다. 대단히 돈이 되는 일도,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도 아닌데, 때만 되면 모여서 무진장 애를 쓰니까요. 그런데 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저도 좀 이상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 ‘그래 이 맛이지!’하고 감탄한다든가. 제작, 구매, 홍보, 운영 및 스태프 관리 등 한 번에 다 할 수 있을까 싶은 일을 동시에 해내면서 ‘희열’을 느끼더라고요. 행사가 다가올수록 체력이 뚝뚝 떨어지는 걸 느끼면서도 저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메이크 코리아는 제게 만드는 즐거움을 일깨워줬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들면서 배우고(learn), 만들고(make), 공유하며(share) 놀았(play)으니까요. 메이커들의 창작과 공유 활동을 지켜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저도 뭔가를 더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만드는 즐거움을 느꼈기에 지금까지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들어온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을 소개해드렸지만, 단 몇 팀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은 더 많이 있습니다. 일일이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 여러 모로 신경을 써준 협력업체를 몇 군데 더 공개합니다. 페어의 음료를 담당하는 해동유통(3~7회 참여), 파티 케이터링에 함께한 왕십리별곡(4~7회 참여), 환경미화 담당 파인서비스(6~7회 참여), 마지막으로 1회때부터 지금까지 개근하며 현수막과 배너 인쇄를 담당한 성애드까지. 좋은 사람과 협력업체를 만나는 것이 복이라면, 저희 운영팀은 복으로 두드려 맞은 셈입니다. 언급된 분들은 모두 하루에 두세 번씩이라도 연락을 주고 받으며 페어가 부족함 없이 진행되도록 신경을 써주었습니다.

| 페어 현장 스태프 브리핑 모습

| 페어 현장 스태프 브리핑 모습

| 1일차 저녁, 메이커 파티 준비 모습. 메이커 페어 서울은 이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 1일차 저녁, 메이커 파티 준비 모습. 메이커 페어 서울은 이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메이크 코리아의 8번째 해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메이크 코리아의 미래는 알 길이 없습니다. 운영팀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내년의 페어는 내년의 담당자에게!’라는 말이 실현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기획의 끝자리를 빌려 미래의 담당자에게 미리 작은 인사를 남깁니다. “잘 오셨습니다. 환영합니다.” 그리고 작은 씨앗을 키우는 일에 지금껏 함께해준 운영팀, 스태프, 협력업체와 조력자,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행사의 주인공이 되어준 메이커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무명의 농부가 되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로써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시리즈
‘메이킹’이라는 것
메이크 코리아의 시작, 그리고 지금
메이커 페어 서울의 기획자, 정희
전시장 메이커, KMK렌탈
메이커 페어 서울의 디자이너, 강은영
메이커 페어 서울의 운영총괄, 박주훈&황준식
특별한 경험 메이커, 팹브로스 & 메이크앤메이커스
⑧ 메이크 코리아의 미래

· 기획 | 윤나리 메이크 코리아 콘텐츠 매니저
· 감수 | 정희 메이커 페어 서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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