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통합 바람에 떨고있는 IP텔레포니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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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IT 분야에 새로운 이슈가 생기면 장비 업체들이 환호성을 지르곤 했는데요. 그렇지 않은 분야도 모처럼 만났습니다.

유무선통합(FMC)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IP텔레포니 업체들의 얼굴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유무선통합은 이동통신칩과 무선랜(WiFi)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통해 사내에선 무선랜 액세스포인트에 접속해 인터넷전화(VoIP)로 사용하다가 사외에 나가서는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통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무선랜 지역에서 통화를 하다가 이동통신망 지역으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통화가 연동됩니다. 밖에서 일을 보고 회사 근처에 와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다가 회사 안으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사내 통화로 바뀔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 경우 엄청난 투자비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적용할 생각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 구현에 나선 기업들은 한발 더 나아가 FMC 환경을 구축해 보려고 시도합니다. 통신사나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왜 IP텔레포니 업체들은 안 웃고 있을까요?

IP텔레포니 업체들은 IPPBX와 IP 전화기를 판매합니다. PoE(Power over Ethernet) 스위치와 무선랜 컨트롤러와 액세스 포인트(AP)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상당 부분의 수익이 IP 전화기에서 나온다는 것이죠. 책상 위에 있는 일반 전화기를 걷어내고 IP 전화기를 판매하는 것이죠. 외산 업체들의 경우 20만원대부터 그 상위 가격대까지 다양합니다.

여기서 기업들의 고민이 생기는 것이죠. FMC를 하면 굳이 직원들에게 모두 IP 전화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IP 전화기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지만 막상 IP 전화기를 도입한 후 사용 패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일반 전화기를 사용할 때랑 별반 다르게 없습니다. 1만원 대 전화기를 주거나 20만원대 IP 전화기를 주거나 거의 효과가 없다면 누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오히려 통신사와 협상을 해서 유리한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공급받는 게 훨씬 유리하죠. 스마트폰도 지급해야 되고 IP 전화기도 지급해야 되는 걸 일거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IP 텔레포니 업체들이 고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커뮤니케이션(UC) 솔루션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기업 내 업무 패턴에 대한 이해 부족과 기업용 소프트웨어와의 연계 등에 상당한 애를 먹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사들이 FMC 구축에 뛰어들면서 통합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필요한 솔루션들을 내부에서 계속해서 개발하면서 기업 고객 시장을 겨냥한 매출 증대에 집중하고 있죠. 솔루션 판매도 쉽지 않습니다.

IP 텔레포니 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IP 전화기를 구매 안하고 스마트폰을 구매할 경우 매출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고민을 토로하더군요.

이런 상황과 관련해 관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 바람이 불면서 IP 텔레포니 업체들의 수익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하고 “통신사 주도의 시장 변화도 장비 업체들이 고전하는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이 관계자는 FMC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은 높지만 구현하기가 쉽지 않아 확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ROI(투자대비효과)를 증명해 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죠. 이 분야는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통신사들도 고객들을 설득해야 될 사안으로 이 관계자는 “영업 부서 등 이동 업무에 익숙한 이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거쳐 명확한 효과를 얻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습니다.

유행따라 갔다가 괜히 지갑만 얇아진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