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노조 “양진호 사태, 문제는 가혹한 노동 조건”

"양진호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노동자 권리 보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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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바닥이 좁아요. 양 회장이 인맥을 동원해 제가 일하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또 공격할 수도 있고… 전부는 아니지만, 그 폭행사건이 저를 여기로 떠민 원인 중 하나인 건 확실합니다.”ㅡ‘때린 회장은 람보르기니, 맞은 직원은 섬 유배'(2018.10.30), 박상규 기자, 셜록프레스

지난 10월30일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웹하드 사이트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의 전(前)직원 폭행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따귀를 세차게 맞던 사람은 전직 개발자였다. 그는 사건 이후 IT업계를 떠났다고 고백했다. 이에 IT노조, 사무금융노조 등은 성명서를 내고 IT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IT산업노조는 지난 달 31일, 사무금융노조는 11월2일 성명서를 내고 IT 노동자의 비정상적 노동 조건이 사건을 키웠다고 지적하며 IT업계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제2, 제3의 양진호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IT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법에서 정한 최대노동시간인 52시간을 일상적으로 초과하는 ‘무제한 야근’ 문화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또 무리한 개발 요구와 개발 일정, 고용 불안정 등 IT업계에 만연한 근로조건 자체가 ‘갑질’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라고 분석하며 이러한 구조 안에서는 부당한 지시나 비인격적 대우, 심지어 폭행이 일어나도 저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IT산업노조는 “IT 노동자들은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하도급 구조 안에서 늘 최약자로서, 과중한 노동에 노출된 채 제대로 된 경제적 보상은 물론 기본적인 노동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IT업계의 가혹한 노동환경과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풍토, 노동조합에 적대적인 인식 등으로 인해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유통하는 동시에 디지털 장의사로 고액을 받고 성범죄 피해자의 영상을 삭제하는 반사회적 경영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IT산업노조는 정부와 국회에 IT업계 프리랜서 노동자도 노동 조합을 할 수 있도록 노조법을 개정하고 ILO 핵심 협약 비준에 서둘러 나설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IT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직장내 괴롭힘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며 “노동자의 인권이 유린되지 않도록 아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한 IT 노동자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적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대 국회에서 직장 내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등이 네 차례 발의됐으나 모두 폐기됐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20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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