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영역의 정량화, 모바일 UX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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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내가 하고 싶은 수많은 것들이 이루어집니다. 절대적 권력 위에 군림하는 높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걸까요? NO.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쇼핑, 업무, 소통 등의 많은 활동이 손가락 몇 번 움직여서 해결됩니다. 이렇게 모바일 환경이 우리의 삶으로 깊게 스며들게 된 배경에는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의 영향도 클 것입니다.

모바일 UX 디자인은 사용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디자인돼 간단하고 빠르게 최종 목적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행동심리, 감성을 다루기 때문에 디자인 영역으로 분류되며, 정성적 기준으로 UX를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UX를 정량화 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UX 디자인의 효과를 측정하고, 사용자와 제공자의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전 우아한형제들 서비스기획실장 및 디자인 팀장으로 배달의민족 UX 개선 경력과 블로그인, 네이버 블로그, 마이크로탑텐, 텍스타일 XE, 스냅스타일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만든 이나무 강사로부터 의견을 들어 보았습니다.

 

모바일 UX 디자인은 왜 중요할까요?

모바일 UX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는 사용자의 여러가지 특성에 기반합니다.

모바일 사용자는

멍청하고, (항상 멀티태스킹 중이니까요. 먹고, 걷고, 길 건너고..)
산만하고, (자꾸 방해 받으니까요. 신호등이 바뀌고, 옆에서 말을 걸고, 푸시 알림 뜨고..)
어설프고, (화면 조작에 능숙하지 못해요. 흔들리는 버스에선 엄지 하나뿐이죠.)
조급하고, (빨리 다음 액션을 수행해야 하니까요. SNS, 뉴스, 게임 등..)
버릇없습니다. (대체제는 많으니까요. 불편하면 앱 삭제!)

게다가 이러한 성향은 해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 중 다수는 여전히 데스크톱 인터넷 시절의 사용성 가이드 정도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해요. 모바일 퍼스트를 부르짖는 “모바일 강국”인데, UX 디자인 관점에서 보면 많이 뒤처지고 있거든요.

좋은 모바일 UX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바일 디바이스가 아니라 모바일 사용자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접근했다면 일단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모바일 UX를 ‘모바일 디바이스를 위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사실은 ‘모바일 사용자를 위한 경험 디자인’인데 말이죠.

앞서 말씀드린 모바일 사용자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를 배려하고 보완해주는 디자인 전략을 세운다면, 만족스러운 모바일 UX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바일 UX 디자인의 효과를 측정하거나 정량화된 지표로 평가할 수 있나요?

쉽지 않죠. 하지만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고 믿어요. 그리고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요. 정량적인 효과 측정이나 지표 수립이 불가능한 업무는, 조직 내에서 우선순위를 갖기가 어렵거든요.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과 인력 리소스마저도 확보하기 어렵고요.

그래서 UX 디자인의 정량적 지표로 쓸 수 있는 4가지 비용을 정의해봤어요. 인지비용, 조작비용, 시간비용, 선택비용이 그것이죠. UX 관점에서 잡았으니 당연히 사용자가 지불하는 비용인데, 이 비용의 총액을 낮출수록 UX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

UX 디자인의 가치를 증명하고,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가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이들 비용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주목해 볼만한 UX 디자인의 트렌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최신 디자인 트렌드 관련 수십 개의 기사나 컬럼에서 읽은 내용을 조합해보니, 3가지 메가 트렌드가 보이더군요.

  1. 미니멀(minimal) : 꼭 필요한 것만 남게
  2. 키네틱(kinetic) :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게
  3. 볼드(bold) : 과감하고 독특하게

이러한 트렌드는 모바일 사용자의 5가지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3가지가 상호의존적이라는 것이죠. 마치 성삼위일체 처럼요. 단순해야만 움직임이 가능하고, 개성을 표출하려면 단순해야만 하고, 그런 거죠.

 

이나무 강사님에게 모바일 UX 디자인 강의는 어떤 의미인가요?

UX 디자인은 제 평생의 일이자 취미였어요. 스스로 잘하는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워낙 경계가 넓은 주제이고 저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보니, 굵은 이야기 구조를 잡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모바일 사용자의 5가지 특성과 이에 대응하는 디자인 전략 10개를 메인으로 잡고 강의를 했어요.

그런데 몇 차례 강의를 진행해보니, 좀 더 정량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에 대한 니즈가 많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살짝 다루던 인지비용, 조작비용, 시간비용, 선택비용, 마케팅비용을 주 내용으로 잡았더니 좀 더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게 됐어요. 그 외에 앞에서 말씀드린 디자인 메가 트렌드도 살펴보고요, 실제로 우리가 매일 쓰는 모바일 앱들을 살펴보며 개선안을 찾는 연습을 해보는 순서 등이 있어요.

제가 사실 강사로는 별로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말도 느리고, 낯도 가리고.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제 어설픈 강의를 좋게 평가해 주셔서 좀 놀라고 어리둥절했어요. 물론 기쁘기도 하고요. 제 강의가 HCI 개론처럼 너무 상위개념도 아니면서, 인터넷에 널린 달콤하지만 영양은 부족한 스낵 콘텐츠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내용을 다루는데요. 이런 레벨의 콘텐츠에 갈증을 느껴 오신 분들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매달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제 지평도 넓어지고 강의자료도 보강되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또 어떤 분들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감성을 다루는 디자인 영역에서 비용을 절감하거나 효과를 측정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디자인의 가치를 증명하고,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가 디자인 전략까지 수립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입니다. 그래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모바일 UX 디자인의 경우, 정성적 영역 외에도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다면 사용자의 UX 환경 개선 뿐 만 아니라 제공자의 ROI(Return On Investment) 또한 상승할 것입니다. 그것이 다시 정성적 요소에 영향을 주게 되면 ‘좋은 UX 디자인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되겠죠. 측정된 효과와 비용절감을 통해 멍청하고, 산만하고, 어설프고, 조급하고, 버릇없는 우리들의 특성을 배려하고 보완해주는 좋은 UX 디자인이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네모난 6인치 세상 속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는 우리의 ‘손가락’ 님도 더욱 편해질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이나무 강사의 ‘다시 생각하는 모바일 UX 디자인’ 강의는 11월13일(화) 10시-17시에 블로터아카데미에서 진행됩니다. 모바일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바일 사용자의 특성, 좋은 UX 디자인의 특징, 디자인 메가 트렌드 등의 내용을 다룰 예정입니다. 직군이나 경력에 관계 없이 평소 모바일 UX에 관심과 갈증을 가졌던 모든 분들에게 수강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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