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CES2019] 귀여움이 무기, 올해도 ‘반려봇’ 눈길

2019.01.08

세계 최대 IT 전시회 중 하나인 소비자가전쇼(CES)가 오는 1월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다. 공식 개막 이틀 전인 6일 CES는 전시에 참여하는 일부 부스를 미리 관람할 수 있는 공식 미디어 행사 ‘CES 언베일드 라스베이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CES 단골 손님, 동반자 로봇이었다.

지난 CES 2018에서는 소니의 로봇 개, ‘아이보’가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면 올해 사전 공개 행사에서는 스타트업 ‘그루브X’의 동반자 로봇 ‘러봇(Lovot)’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설립된 일본 스타트업 그루브X가 내놓은 이 동반자 로봇은 반려동물처럼 사람을 졸졸 따라다닌다. 사람 발치에 다가와 큰 눈으로 올려다보고, 손을 버둥거린다. 자신을 안아 달라는 의미다. 꼭 다가오기만 하는 건 아니다. 한 관람객이 러봇을 끌어 안으려고 손을 뻗자 뒷걸음질을 치기도 했다. 아직 ‘교감’이 안 됐던 탓이다. 이런 재미 덕에 그루브X의 부스를 지나칠 때마다 러봇을 품에 안아들고 어쩔 줄 모르는 관람객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러봇은 머리 위에 달려 있는 카메라로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고, 이를 분석해 감정을 판별한다. 몸에는 터치 센서가 달려 있다. 그루브X 관계자에 따르면 터치 센서 덕에 러봇은 사람이 자신을 어루만지고 있는지, 때리고 있는지 구분할 수 있다. 성격은 ‘주인’의 몫이다. 주인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이 형성된다.

가정용 로봇이지만 심부름을 할 줄 안다거나, 가사 노동을 수행하는 등의 ‘유용한’ 구석은 없다. 사람이 집을 비우면 홈 CCTV로 변신, 집안 상황을 보여주는 게 전부다. 사용자는 러봇을 간지럽히고, 러봇에게 말을 걸고, 러봇과 놀아주거나 포옹할 수 있다. 기능을 보면 러봇을 돌보기 위해 러봇을 구매하는 것에 가깝다.

그루브X 관계자는 “러봇은 사람의 말을 하지는 않는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처럼 여기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라며 “반려동물과 사람은 서로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다. 우리는 러봇에 반려동물의 접근법을 적용했다”라고 설명했다.

러봇은 지난해 CES 2018에서 관람객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소니의 아이보를 연상시킨다. 아이보 역시 주인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을 갖게끔 설계돼 있었다. 카메라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터치 센서가 탑재돼 있어 사람의 손길을 느낀다는 점도 거의 같다. 보쉬 자회사인 메이필드 로보틱스가 CES 2017에 들고 나왔던 동반자 로봇 ‘쿠리(Kuri)’ 역시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부재 시에는 홈 CCTV 역할을 수행하도록 돼 있었다. 메이필드 로보틱스 마케팅 부사장 크리스 매튜는 <디지털트렌드>에 “쿠리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로봇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강조하며 “사람들이 느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해마다 동반자 로봇이 소개되는 이유는 뭘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소셜로봇 기술 동향과 산업 전망(2017)’에서 “소셜로봇은 기존의 산업용 로봇이나 다른 서비스 로봇과 달리 퍼스널 로봇 시대를 가져올 주역으로 꼽힌다”라며 “소셜로봇은 인구 고령화, 1인 가족 증가, 가족 해체 등 여러 사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실생활에서는 동반자 로봇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술적 완성도는 차치하고, 일단 가격 장벽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러봇 역시 한 쌍에 59만8천엔, 우리돈으로 600만원에 달하는 값이다. 그루브X 관계자는 “특화된 인공지능(AI) 칩이 들어가 있다는 게 강점이고, 사람과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센서도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해도 선뜻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그루브X는 러봇을 소개하며 “작은 사랑이 세상을 바꾼다”라고 말했다. 거야 알 수 없지만 59만8천엔짜리 반려봇을 산다면 내 통장은 크게 바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