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쇼핑몰 썰전] ‘떨이’파는 떠리몰, 29만명이 찾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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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누구나 손가락 클릭으로 물건을 쉽게 사고, 파는 시대가 열렸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온라인 쇼핑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월 10조원을 넘어섰다. 점점 더 많은 물건이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있다. 쉬운 접근성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터넷 쇼핑몰 창업에 도전하는 사업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빠르게 늘어나는 사업자만큼 사라지는 인터넷 쇼핑몰도 많다. <블로터>는 고도몰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 사업으로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소상공인 사업자 이야기를 들었다. 숱한 고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자기 사업을 고집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 회사명 : 핌아시아
  • 쇼핑몰 : 떠리몰
  • 대표 : 신상돈
  • 직원 수 : 19명
  • 쇼핑몰 운영 경력 : 7년

떠리몰은 ‘떨이’를 판다. “떨이요, 떨이”할 때 그 떨이다. 못 팔고 남은 물건, 유통기한이 임박한 B급 상품만 모아 팔기 때문에 할인율이 상당하다. 원가 4만2천원 보습영양크림은 92% 할인된 2900원에, 원가 3만9600원 소시지 박스는 79% 할인된 8300원에 팔리고 있다. 9만9천원짜리 부츠도 이곳에서는 89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이 뿐이랴. 떠리몰이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는 식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류, 소형가전, 스포츠, 반려동물 용품, 농수산물 등 무려 6천여가지에 달한다. 2013년 문을 연 이 ‘B급’ 쇼핑몰은 어느새 누적 회원수 29만명을 보유한 온라인 몰로 탄탄히 자리를 잡았다.

B급상품을 팔기 전까지 신상돈 떠리몰 대표는 건강식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다. 거래하던 수입식품업체로부터 들은 얘기가 떠리몰 창업의 단초가 됐다. “유통기한 짧은 상품을 전량 폐기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됐어요. 프로모션을 해보지 않겠냐고 묻더라고요. ‘이런 게 많이 남으세요?’하니까 재고가 많다는 거예요. 이런 상품만 모아서 파는 몰을 만들면 공급하실 수 있냐고 요청을 드리게 됐죠.”

불경기, 수요와 공급을 이어줬더니

떠리몰의 성공 비결은 기존에 이어지지 않고 있던 수요와 공급을 온라인을 통해 연결했다는 데 있다. 신 대표는 소비자들이 접하지 못하는 상품에 초점을 맞췄다. 유통기한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종기한을 뜻하는데,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은 변질되지 않았더라도 법적으로 판매할 수 없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까지를 고려해 유통기한이 남아 있어도 그 기한이 짧으면 유통 과정에서 취급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식품을 섭취해도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소비기한은 유통기한보다 좀더 길다. 섭취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유통 과정에서 멀쩡한 식품이 폐기되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다. 한국식품기술사협회는 2011년 보고서에서 유통기한 전후 반품 손실비용이 연간 약 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식품 납품회사라면 유통기한 몇 개월을 남겨두고 있어야 백화점에 납품이 가능합니다. 그게 안 되면 폐기해야 하고요. 그런데 영세한 곳은 재고 자체가 현금이거든요. 손해가 막심한 거죠.”

그렇다 한들 사업자 입장에서 유통기한이 가까워진 식품의 판매를 중개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지 않을까. 신 대표는 “식품의 경우는 유통기한보다 ‘보관’이 중요하다. 내부 테스트를 꼭 거치는데 테스트할 때는 섭취했을 때의 향이나 맛의 변질 여부, 보관 과정을 확인한다”라고 말했다. 떠리몰은 수분함량과 세균 검출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 내 교환 및 환불도 가능하다.

초창기 떠리몰은 식품만 취급했지만, 점차 고객사에서 이월상품 등을 문의하기 시작했다. 상품의 패키지가 변경돼 신상품으로 판매할 수 없게 된 제품들도 떠리몰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지 물어온 것이다. 그렇게 점점 취급하는 품목이 넓어져, 지금의 6천여 개 품목에 달하게 됐다.

떠리몰에 들어오는 상품이 많아진 데는 불경기 탓도 있었다. 신 대표는 “우리가 서비스를 오픈하고 나서부터 경기가 매년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고객사 쪽에서 제안하는 상품의 물량이 많아졌다. 시장에 변수가 생겨 납품이 막히는 경우에도 떠리몰로 몰렸다.

“중국과의 관계가 안 좋아져서 수출길이 좁아지니까 화장품 품목의 입고 물량이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있죠.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에는 그런 상황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폐점되는 경우들이요.”

떠리몰이 마진을 남기는 방법

싼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려면 많이 팔아야 한다. 오프라인 상점이라면 소비자에게 바로 팔 수 있지만 이곳은 온라인의 세계. 주문을 받고 상품을 포장해 배송을 맡기고 배달까지 해야 된다. 직원 수 19명의 떠리몰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신 대표는 “고객사 쪽에서 재고 소진을 위해 보내준 제품을 빨리 소진시켜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판매에서 매출을 마냥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매출보다 지출을 관리해서 마진을 남기려 합니다. 취급하는 상품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물류비가 더 발생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물류를 가능한한 시스템화를 통해 해결하려 하고, 물류 비용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지 않게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 소비자가 떠리몰에서 8개 상품을 각각 주문할 경우 8개 상품이 모두 따로 배송된다. 매번 다른 상품이 떴다가 빨리 품절되는 떠리몰에서는 상품을 개별 주문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떠리몰은 상품을 모은 뒤 한 번에 분배하는 다스(DAS) 시스템을 채택했다. 다른 쇼핑몰보다도 회전율이 높은 떠리몰에게, 이 시스템을 최적화시키는 작업에 집중해 물류에서 드는 지출을 줄여나갔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사이트 디자인도 단순하게 만들었다. 신 대표는 “상품 정보를 많이 보내는 것이 결국 사용자에게 비용 청구로 반영된다. 그런 부분을 줄이고 단순화시켜서 불필요한 비용을 없애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홍보 비용도 거의 쓰지 않고 있다. 추천인의 아이디를 회원가입시 기입하면 혜택을 주는 것으로 홍보를 소비자에게 맡겼다. 저렴한 값에 손도 대지 않은 새 상품을 ‘득템’할 수 있으니, 맘카페를 중심으로 자연스레 입소문이 퍼졌다.

결과는 어땠을까. 떠리몰은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지난 5년간 연 평균 80%씩 성장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들었다”라며 웃었다.

‘선순환’을 고민한다

못 팔던 물건을 판다고 거래처가 웃기만 하는 건 아니다. 신 대표는 “정가로 팔았으면 회수 가능한 금액이 더 많으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떠리몰의 임무는 구매할 사람을 늘려 빨리 상품을 품절시키는 것뿐이다. 상품이 자주 바뀌어야 소비자도 자주 사이트를 방문하고, 방문자가 많아야 고객사도 떠리몰을 믿고 상품을 건넨다. 상품이 많아지면 사이트를 찾는 소비자는 또 많아지게 된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올해 떠리몰은 기술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먼저 소비자들이 사이트를 자주 찾게끔 하기 위해 요일별로 다른 아이템을 주력으로 내걸어, 비슷한 상품만 들어와 있더라도 방문자에게는 새롭게 보일 수 있도록 꾸미고 있다. 예를 들어 화요일은 반려동물 상품에 혜택을 더 주고, 목요일은 시간별 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신 대표는 “매일 방문하더라도 새로운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기획하고 있다. 콘텐츠라고 하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떠리몰이 일종의 즐거움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게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고도화도 준비하고 있다. 사용자 이용형태를 미리 분석해, 필요한 상품이 입고됐을 때 푸시 알림으로 이를 안내할 수 있도록 개인화된 홍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판매품목의 영역을 점차 넓혀 ‘구매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있는 쇼핑몰로 거듭나는 것이 떠리몰의 목표다.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누구나 싸게 살 법한 상품은 싸게 사려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제공한 상품으로 ‘착한 소비’를 하면서 본인의 가계 부담은 줄이고 다른 곳에서 만족스러운 소비를 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사고 싶은 모든 게 있어야 하겠죠? 떨이에 대한 이미지도 좀더 좋게 만드는 게 저희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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