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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를 외치는 이유

2019.02.08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듭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플랫폼 저변을 음악 스트리밍에서 오디오 전반으로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스포티파이는 2월6일(현지시간)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사로 유명한 김릿미디어(Gimlet Media), 전세계 팟캐스트 중 40%의 유통을 담당하는 팟캐스트 서비스 전문업체 앵커(Anchor FM Inc.)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김릿 인수 금액만 약 2억3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CEO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라디오 산업 데이터로 추정컨대, 앞으로 스포티파이 전체 청취 콘텐츠의 20% 이상이 음악 이외의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세계 제일의 오디오 플랫폼이 되겠다”라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이유 있는 행보

스포티파이의 지난 분기 월간 활성사용자는 2억700만명에 달합니다. 현재 유료 가입자 수만 9600만명을 기록하고 있죠. 엄청난 숫자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돈을 벌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스포티파이는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여기에는 광고가 붙지만 유료 구독 시에는 광고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전략은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지만 결과는 다릅니다. 스포티파이는 적자에 시달려 왔는데요, 저작권료로 지불하는 금액이 워낙 큰 탓입니다. 2017년 스포티파이는 매출 40억9천만 유로(49억9천만 달러)를 올렸지만 손실은 전년보다 늘어난 12억3500만 유로(약 15억7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왜 팟캐스트냐고요? 스포티파이는 이미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팟캐스트 플랫폼입니다. 팟캐스트 이용자들은 음악만 듣는 이용자보다 스포티파이에 머무는 시간도 2배나 더 깁니다. 음악도 더 많이 듣고요. 유튜브처럼 창작자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도 큽니다. 음악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으니까요. 미국에서는 팟캐스트 청취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광고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미국 팟캐스트 광고액은 전년도에 비해 86% 증가한 4억200만 달러(약 4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디오에도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하다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제작 및 유통사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세계 최고 오디오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예고했습니다. ‘독창적이고 차별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자신하고 있죠. 이거 어쩐지 넷플릭스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안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8년 기준 전세계 190여개국에서 1억39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른바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독자를 모으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죠. 오리지널 콘텐츠란 넷플릭스가 직접 기획해 만든 콘텐츠를 말합니다. 다른 제작사와 함께 공동제작하거나 아예 라이선스를 구입해 독점 방영하기도 합니다.

팟캐스트를 통해 스포티파이는 새로운 이용자를 모으고 기존 음원에 지불하던 저작권료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쿼츠>는 “스포티파이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게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기업인 김릿과 앵커의 인수를 발표한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엔가젯>은 ‘넷플릭스가 독자의 반응에 기반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처럼 스포티파이도 청취자의 취향을 반영한 팟캐스트를 제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와는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베리 맥카시 스포티파이 CFO는 <리코드>에 “나는 대부분의 팟캐스트 콘텐츠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IT 미디어 <리코드>는 “영상은 독점적이다. ‘왕좌의 게임’을 보려면 HBO나 넷플릭스를 통해 봐야 하지만 음악은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구글 플레이 등에서 다 들을 수 있다”라며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가 영상과 음악, 그 사이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오디오계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을까요? 다니엘 에크는 “전세계적으로 오디오 광고와 구독 모델을 모두 갖춘 곳은 없다. 음악 분야의 다른 누구도 스포티파이가 보유한 오디오 분야의 엔지니어링 역량과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오디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깊이 파고 들면 구독과 광고 등을 창출해 전체 비즈니스를 확장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지금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합니다.

“소비자는 오디오와 비디오에 비슷한 시간을 씁니다. 비디오는 약 1조 달러 시장입니다. 음악과 라디오 산업은 약 1억달러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같은 질문을 합니다. 우리의 눈이 귀보다 10배 더 가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