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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멕스와 휴맥스, 혁신을 이루다

2007.04.06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습니다.  천 가지 이론보다 한 가지 사례를 통해 더욱 확실한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혁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두 기업, 멕시코계 글로벌 시멘트 회사 시멕스와 글로벌 소비자 가전 브랜드 기업을 목표로 하는 휴맥스의 사례를 살펴 봅니다.


시멘트로도 꿈★은 이루어진다

경영 혁신의 핵심은 바로 차별화입니다.  고객의 눈으로, 구매자의 눈으로 볼 때 이 회사는 이런 점이 다르다,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바로 그 부분이 핵심 차별화 요소입니다.  혁신의 열쇠는 핵심 차별화 요소에 100% 집중하는 한편 다른 분야는 그 분야에 대해 차별화 역량을 갖춘 기업이나 개인과 협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품만으로는 차별화 하기 어려운 회사라면 어떤 혁신 방안이 있을까요?  멕시코계 글로벌 시멘트 회사인 시멕스(Cemex)는 어떻습니까?  시멘트라면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서 과연 시멕스는 어떻게 멕시코에서만 활동해 온 회사를 세계적인 시멘트 기업이자 정보화 선진 기업, 경영 혁신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요?

시멕스는 국내 여느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1990년대 중반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혁신 활동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맨 먼저 자사의 핵심 사업 분야인 시멘트만 남기고 나머지 사업은 분사 또는 매각하고 본사를 중심으로 시멘트 사업만으로 글로벌 기업을 향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시멕스는 글로벌 기업 운영을 위해 표준화 된 정보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화 활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따로 있었습니다.  혁신의 열쇠는 기업이 투자한 정보 기술의 열매인 디지털 정보와 프로세스를 활용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시멕스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정보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먼저 이를 활용할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정보화에 맞는 기업 문화의 개선도 추진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보화가 혁신의 열쇠였을까요?  혁신의 단서는 자신의 강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기업이 고객의 관점으로 세상을 볼 때 나타납니다.  멕시코는 한국과 같이 동네마다 계를 들어 집을 마련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자기 몫을 타게 되면 기쁜 마음에 잔치를 하거나 해외 여행을 떠나 돈을 다 소진하는 데 있습니다.

이 점에 착안해 누구나 쉽게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계를 시멕스가 후원합니다.  돈을 받을 차례가 오면 돈 대신 집을 지을 수 있는 설계도와 벽을 빨리 세울 수 있는 틀, 빨리 마르는 시멘트 등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멕시코 국민 중에서 내 집 장만의 꿈을 실현하는 사람이 늘면서 시멕스가 진정한 고객 중심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결국 집을 만드는 사람이 늘면서 새로운 시멘트 수요를 창출하고 고객의 꿈을 실현시킨 셈입니다.

노래방 기기와 디지털 TV의 공통점


글로벌 소비자 가전 브랜드 기업을 목표로 매년 1천억 이상씩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중견 기업 휴맥스(HUMAX)입니다.  바로 이 기업이 노래방 기기와 디지털 TV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쥐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래방 기기 전문 기업으로 출발한 휴맥스는 끊임 없이 자사의 핵심 역량인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의 활용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먼저 위성 방송 등의 시청을 위한 셋톱 박스 시장에 진출하고자 했지만 아날로그 셋톱 박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고 진입 장벽이 높았습니다.  그 때 새롭게 부상한 디지털 셋톱 박스 시장에서 휴맥스는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또한 2년 전부터는 디지털 오디오 방송 수신기는 물론 디지털 TV까지 개발, 판매합니다.

과연 휴맥스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신의 강점인 핵심에 전념하고 나머지는 그 분야를 가장 잘하는 기업과 협업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휴맥스는 제품별로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생산 라인을 운영하는 대신 제조 전문 아웃소싱 업체와 협업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따라서 어제까지는 셋톱 박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하루 아침에 디지털 TV와 같은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

시멕스와 휴맥스는 이름만 비슷한 것이 아닙니다.  차별화가 어려운 제품을 보유한 시멕스는 고객의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제품 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시멘트 솔루션 기업으로 부상했습니다.  고유한 디지털 신호 처리 역량을 갖춘 휴맥스는 이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두 회사는 이처럼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차별화를 달성했습니다.

이처럼 외부 지향적인 관점이야말로 혁신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 다시 말해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 기업이 서로 협업을 해야만 합니다.  복잡한 요구사항을 해결하기에는 한 기업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시멕스의 경우 신속하게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벽돌 대신 시멘트를 벽 틀에 부어 벽을 만들기 위해 건축 공학 전문가, 시멘트 점도 및 건조 속도 연구진 등과 함께 개발 활동을 펼치는 한편, 지역 사회 공동체와 손을 잡고 집 만들기 계를 후원했습니다.  휴맥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제조 전문업체와 손을 잡고 자사의 연구 개발 결과를 적시에 상용화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혁신의 비결은 먼저 누구를 위해 기업 활동을 하는가의 문제를 확실히 정의하고 고객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동시에 신속한 솔루션 제공을 위해 외부의 전문 기업과 신뢰에 기초한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혁신의 열쇠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눈을 들어 고객을 살펴 보십시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adampar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