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을 비롯해 오피스 2.0, 엔터프라이즈 2.0, BI 2.0, SOA 2.0, 프린트 2.0까지.. 바야흐로 2.0이 우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아무나 아무데나 2.0을 붙이다보니 과연 2.0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강연을 다니다 문득 떠오른 2.0에 관한 생각을 함께 나눌까 합니다.


런치2.0


몇 개월 전으로 기억합니다만 실리콘 밸리에서 데이비드 켈로그라는 야후 엔지니어를 비롯한 친구 몇 명이서 경쟁사 구내식당에 몰래 들어가 공짜 점심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 다니다 결국 아는 얼굴을 만나고 서로 비공식적인 교류의 장으로 경쟁사와 파트너사를 포함한 남의 회사 점심 공짜로 먹기 문화가 확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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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을 놓고 “런치2.0″이라는 이름을 붙였죠. 이 경우 2.0은 적절한 사용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 2.0의 시대는 그야말로 독불장군을 의미하는 1.0이라는 숫자와 달리 최소한 두 사람은 만나야 무언가가 이루어지는 세상입니다. 또 두 가지 이상의 분야가 접목되어 새로운 혁신을 신속하게 만들어 내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런치2.0은 왜 적절한 이름일까요? 먼저 2.0 시대는 기존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시스템 간의 경계, 애플리케이션 간의 경계, 기업간의 경계, 조직간의 경계, 시장간의 경계. 이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세상이 바로 2.0 세상입니다. 런치2.0은 기존의 우리 회사 식당과 남의 회사 식당 간의 경계를 초월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이름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2.0 시대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하는 세상입니다. 기업 용어로는 협업의 시대라 할 수 있죠. 일반 인터넷 사용자 입장에서는 소셜 네트워킹을 의미한다 하겠습니다. 혼자서 늘 하던 일만 반복하는 대신 무언가 도전 정신, 모험 정신을 가지고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새로운 사람, 새로운 관계를 만나는 시대가 바로 2.0 시대입니다. 런치2.0은 그렇게 동종 업계에서 활동하는 다른 사람을 만나는 재미난 기회인 셈입니다.



웹2.0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웹2.0일까요? 위의 공식에 비춰 보면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고 예전의 경계를 초월하는 사고방식, 문화, 발상의 전환, 협업 방식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은 이러한 목적을 실현시키는 수단일 뿐입니다. 실제로 AJAX, 블로그, 위키, RSS 등의 기술이 그 자체로는 복잡하거나 혁신적인 기술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들 기술은 그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정보를 이어주는 무대와 장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플랫폼이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결국 사람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기술, 사람이 편리한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 존재하는 웹 기반 기술이 바로 웹2.0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복잡한 것보다는 간편함을, 느린 것보다는 빠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자신과 상관 없는 내용보다는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컨텐트에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바로 이 점에서 웹2.0 시대는 새로운 경제 환경을 약속합니다.


산업화는 기업 중심의 자원 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기업이 가장 중요한 경제 주체로서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관한 결정을 주도했습니다. 경제의 기본 활동인 선택의 문제를 기업이 좌우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소수의 히트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 유통, 판매함으로써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실현했습니다.


그렇다면 2.0 시대의 모습은? 한 마디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대이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대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뜻이죠. 결국 서로 다른 사람 만큼이나 서로 다른 선택이 가능해지므로 이제는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만큼 풍요로운 시대라 하겠습니다.


결국 2.0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어야 하고 제품이나 기술 얘기 대신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그러니까 가치 혁신을 취한 기업 활동이 전제 되어야 합니다. 델(Dell)아이디어스톰(IdeaStorm) 사이트가 대표적인 경우죠. 실제 사용자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인기투표를 통해 다음에 출시할 제품을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범위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 역시 독불장군(1.0)이 아니라 우리(2.0)가 함께 협업하고 소통함으로써 신속한 혁신을 이루어 내야 할 것입니다.
 
애플(Apple)은 아이팟(iPod)을 선보이며 독불장군에서 벗어나 협업을 통한 혁신에 나서고 있습니다. MP3 음원이 있어야 소비자가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데 착안해 대형 음반업체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음악을 제공하고 최근에는 스타벅스와 함께 뉴욕과 시애틀 매장에서 나오는 곡을 아이팟 터치(iPod Touch)를 통해 확인하고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모두 자사의 기술력이나 제품에만 집중하는 대신 실제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치의 원천을 찾으려 했기에 가능한 혁신이라 하겠습니다. 참고로 2.0의 시대는 당연히 1.0 시대, 탁월한 품질과 디자인, 성능의 제품 및 기술을 머금고 있습니다.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므로 기본이 안 되었다면 2.0은 공허한 숫자로만 남을 것입니다.

2.0이라는 숫자보다는 그 속에 담긴 깊은 뜻을 받아 들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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