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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을 보는 새로운 시각: 독불장군에서 집단지성으로

2007.12.31

웹2.0을 단순히 기존의 웹 기술을 대체하는 신기술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달은 못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격입니다. 제품만 보는 독불장군인지 아니면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을 연결하는 집단지성인지가 바로 세상을 1.0과 2.0으로 나누는 기준입니다. 레고와 SAP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2.0 시대의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살펴봅니다.


제품 중심에서 참여 중심으로
제품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는 가급적 표준화 된 제품을 보다 넓은 시장에 판매해야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게 됩니다. 기업이 대량생산과 대량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에 비해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욕구에 부응하는 맞춤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제공하는 효율성 외에도 다양성에 대한 요구를 즉각 충족하는 범위의 경제가 필요합니다. 대량맞춤생산을 위한 유연생산체제와 일대일 마케팅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고객이 경제 활동을 주도하는 범위의 경제, 롱테일 경제에서는 고객의 참여가 없이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 제품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참여와 공유, 개방으로 대표되는 집단지성의 시대이자 대량협업의 시대인 웹2.0 시대의 등장은 불가피한 시대적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자신의 요구를 직접 표현하고 다양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개인과 집단이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역량을 공유할 때 비로소 범위의 경제, 고객 중심 경제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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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1.0에서 레고2.0으로

대량생산, 대량마케팅, 표준화된 제품 중심의 시대가 1.0의 시대입니다. 이에 비해 2.0은 고객과 사용자 등 다양한 개인과 집단의 참여와 기여로 제품이 완성되고 개선되는 열린 혁신의 시대입니다. 즉 범위의 경제, 롱테일 경제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가 명확히 파악해야 비로소 물리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하고 신속하게 주문을 이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처럼 표준화된 제품의 재고를 쌓아두고 판매하는 계획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수요를 신속하게 충족하는 시대로 이동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레고2.0 시대의 문을 여는 데 기여한 제품은 바로 마인드스톰입니다. 플라스틱 블록만 만들던 레고가 본격적으로 일정한 프로그래밍 로직을 담은 블록을 만들어 움직이고 조정할 수 있는 블록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역량이 레고의 차별화 요소나 핵심역량이 아니었고 그 만큼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레고 애호가 집단이 일종의 직접 더 나은 프로그래밍 로직을 만들어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리눅스 운영체제나 아파치 서버처럼 일종의 오픈 소스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레고는 본격적으로 이들 레고 애호가를 참여시켜 마인드스톰 차기 제품을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필요한 개발 툴을 제공해 마인드스톰 NXT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를 활용해 로봇은 물론 실물 크기의 핀볼 기계를 만들어 노는 사람까지 생겨났습니다. 레고는 이러한 성공에 고무되어 기존의 플라스틱 블록을 이용한 신제품의 개발 과정도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레고 팩토리 사이트가 그것입니다.


사용자는 레고 디지털 디자이너라는 디자인 툴을 다운받아 무한한 디지털 블록을 끌어다 원하는 모양을 완성합니다. 레고 팩토리 사이트를 통해 이를 기존 제품처럼 포장해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일대일 맞춤 제품을 얻는 셈입니다. 만일 그 제품이 맘에 든 다른 고객이 있다면 역시 주문이 가능합니다. 결국 레고는 디자인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신제품 개발자 층을 크게 넓힌 셈입니다. 전세계 레고 애호가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 제품을 직접 설계하고 주문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레고의 개발 모델을 적용한 SAP

레고가 사용자의 참여와 공유를 용이하게 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집단지성에서 나온 다양한 제품 아이디어를 직접 상품화하고 실제로 많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접근법을 취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기업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방식도 변화해야 함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소프트웨어 역시 대량생산 위주의 표준화된 제품이 주종을 이루었습니다. 이제는 안정된 대형 애플리케이션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맞춤화된 소형 제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이를 대형 IT 벤더가 모두 개발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더욱 레고2.0의 비즈니스 모델은 갈수록 많아지고 다양해지는 사용자층의 요구를 신속하게 충족하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착안해 SAP는 누구나 조회, 사용이 가능한 디지털 레고블록에 해당하는 엔터프라이즈 서비스와 프로세스 컴포넌트를 공개하고 이를 마음대로 조립해 새로운 맞춤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SAP 넷위버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SAP와 관련이 있거나 SAP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 개발자, 파트너사 등은 이 플랫폼과 그 안에 담긴 다양한 표준 서비스를 활용해 자사 고유의 요구사항, 각 사용자 개인의 요건을 충족하는 맞춤 애플리케이션을 조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레고와 SAP가 웹2.0 시대를 맞아 추구하는 바는 동일합니다. 실제로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사랑하는 수많은 사용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툴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이를 본격적인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레고와 SAP는 웹2.0 시대가 추구하는 집단지성의 활용을 통해 보다 빨리 사용자의 요건을 충족하는 열린 혁신을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1.0은 하나, 즉 독불장군을 의미합니다. 기업은 표준화 된 단일 제품을 많이 만들어 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2.0의 시대는 둘 이상의 힘이 모여야 보다 빨리 더 나은 제품,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 바로 집단지성이 큰 힘을 발휘하는 시대입니다. 웹2.0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 관련 기술만을 볼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 담긴 시대 사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dampar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