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룰로, ‘공유 전동킥보드’로 도심을 가르다

2019.03.08

|올룰로의 킥고잉. 서울 시내 번화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사명이 발음하기 어렵지만, 영어로 써놓고 보면 금세 외워진다. olulo, 양쪽이 바퀴고, 가운데가 사람이다.

강남역, 바삐 걷는 출근 인파 곁을 전동킥보드를 탄 사람들이 유유히 지나간다. 이들이 타고 있는 전동킥보드는 ‘공유’ 킥보드다. 사람들은 역 앞에 있는 전동킥보드를 스마트폰 앱으로 대여하고, 목적지에 다다르면 길에 반납하고 떠난다. 단거리 이동에 제격이다. 전동킥보드는 대중교통이 가닿지 않는 애매한 거리의 이동 수요를 채워주고 있다.

올룰로는 국내 최초로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의 문을 연 업체다. 올룰로 최영우 대표는 2017년 초 해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중국 공유자전거 ‘오포’, ‘모바이크’를 알게 됐다. ‘신기한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레저용으로, 출퇴근용으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저렇게 즐겁게 타는데, 저걸 이동수단으로 바꾸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지난해 9월 올룰로가 런칭한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킥고잉’은 2019년 3월 기준 가입자 수 3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600여대의 킥고잉이 강남구, 송파구, 마포구 지역과 여의도 일대를 달리고 있다. 올룰로는 올해 안으로 전동킥보드 수를 2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역삼동 올룰로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우 대표는 “도시의 모습을 바꾸고 싶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도시의 풍경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어요. 차가 많고, 길이 넓은 게 꼭 도시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 도시가 아닐까요? 전동킥보드 같은 이동수단은 사람들이 도시를 ‘경험’하는 데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강남, 사람도 많고 복잡한 동네다. 사실 서비스 앞에 ‘공유’가 붙으면 관리가 잘 될지 걱정부터 앞선다. 안 그래도 복잡한 도시를 더 어지럽히는 것 아닌가. 강남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뭔가.

= 전동킥보드는 자전거보다 작고 잘 정돈된다는 게 장점이다. 도로가 좁은 곳에서는 좀더 적합한 이동수단이라는 생각도 한다. 원래 (전동킥보드는) 판교 같은 신도시가 적합하긴 하다. 신도시는 이면도로는 없고 자전거 도로가 발달한 도시다. 현행법상 자전거 도로를 다닐 수는 없는 상황이라 이면도로가 발달한 곳에서 서비스를 해야 했다. 강남 테헤란로 부근이 이면도로가 잘 발달해 있어서 법규를 준수하며 서비스할 수 있는 장소라 생각했다. 강남이라는 지역이 가진 상징적인 요인도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게 뭐지?’ 보고 갔지만,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이용자 수도 늘게 됐다.

킥고잉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앱에서 운전면허증과 카드를 등록하고 킥보드를 찾아 QR코드를 찍으면 된다. 요금은 처음 5분 1천원, 이후 1분에 100원씩 부과된다. 보통 출퇴근 시간에 많이 타고 있다. 젊은 층의 반응이 좋다. 야간에는 음주나 혹시 모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용시간은 오전 7시에서 오후 8시로 제한하고 있다.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이용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음주 시에는 풀기 어려운 퀴즈를 낸다거나…. 다양한 방법이 있을 거다.

킥고잉은 지정된 위치에서 주차하고 지정된 위치에서 반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보행자의 통행과 차량 주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정 주차장은 킥고잉 ‘노드’라고 부른다.

계절을 타지는 않나.

=추운 날 15분, 20분을 걸을 것인가. 5분만 춥고 끝날 것인가. 두 선택지를 놓고 보면 빠른 이동을 택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것 같다. 아직은 대수가 많지 않아서 겨울 수요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고정형이냐, 비고정형이냐. 개인형 이동수단(퍼스널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는 이 둘로 나뉜다. 고정형은 서울시 ‘따릉이’처럼 정해진 장소에서 이동수단을 대여 및 반납하는 형태를 말한다. 비고정형은 별도 주차장이 없어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자유롭게 이동수단을 거치하는 방식이다. 중국의 공유자전거 오포, 모바이크 등이 여기 해당된다. 둘다 장단점이 있지만 많은 공유 서비스는 자유로운 반납이 가능한 비고정형을 선호한다. 주차장을 지정하고 권장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는 높고 골목은 많고 길은 좁다. 그런 곳에서 질서없이 서비스를 하면 통행이 불편하지 않겠나. 도시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다. 미관상으로도 보기 안 좋다. 그러면 결국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게 될 거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도크리스(비고정형)’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시민에게 인정을 받아야 (사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는 (주차장이 아닌) 다른 곳에 놔도 괜찮다. 아직까지는 그런다고 해서 페널티를 주고 있는 건 아니다. 대신 기업과 제휴를 맺고 골목 곳곳에 있는 상점, 편의점 등을 주차 및 대여거점으로 삼고 주차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우리는 가급적 질서를 지키고 싶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도에서 정확히 위치를 노출시켜주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장소가 되니까 얻는 게 있다.

|올룰로 최영우 대표

국내 전동킥보드 공유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사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는 유럽, 남미,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다 하고 있다. (전동킥보드 공유는)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나라 시장이 미국보다 부족하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은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서 이런 서비스가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무실만 해도 강남, 역삼, 선릉, 어디서 와도 15분 이상 걸어야 한다. 강남에도 이런 곳이 많다. 인구밀도가 높고 대중교통이 잘 돼 있다는 건 사람들의 이동 욕구도 높다는 얘기일 수 있다.

최근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도 굉장히 많아졌다. 시장 특성상 선점이 중요한데, 다른 회사들이 어떤 모델을 가지고 나올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상점과의 제휴로 합리적인 주차 공간을 만들었다. 질서 있게 발전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으려 한다.

–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있고, 전동킥보드를 타려면 운전면허증이 요구된다. 그런데 지금 운전면허증을 등록하지 않아도 탈 수 있지 않나.

=아직은 그렇다. 면허 확인 절차는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가입 자체를 제한하려 한다. 사실 자전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전기자전거처럼 나이제한을 두는 제약은 필요하다고 본다. (※올룰로는 3월9일부터 본인인증 및 운전면허등록 미진행 시 서비스 이용을 제한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인도, 자전거 도로로 통행할 수 없다. 차도로 나가야 한다. 이 때문에 전동킥보드 관련해서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달리면 안 되는데도 인도,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이용자도 많다.

=법적으로 낼 수 있는 속도가 시속 25㎞로 제한돼 있다. 그런데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된다. ‘작은 오토바이’라는 거다. 사람들은 오토바이보다는 (전동킥보드를) 가볍게 여기는데, 법과 현실 사이가 동떨어져 있지 않나 한다. 도로에 전동킥보드가 다니면 운전자는 싫어한다. 인도는 보행자 안전이 우선이다.

사실 전동킥보드를 타려면 자전거 도로에서 타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안 되고, 자전거 도로 자체도 빈약한 상태다. 차도로 몰기 보다는 작은 이동수단이 다니는 도로를 확충하는 식으로 발전하면 좋겠다. 지금 전동킥보드의 자전거 도로 진입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인 것으로 안다. 법률 개정을 기대하고 있다.

|킥고잉 앱에는 킥고잉이 있는 위치와 함께 주차장이 표시된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미리 카드등록 후 전동킥보드를 찾아 QR코드를 찍고 탑승하면 된다. 이용이 종료되면 요금은 자동지불된다.

-전동킥보드는 법 규정이 모호한 탓에 안전기준도 따로 없고, 관련 보험도 미비하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정도가 전동킥보드 관련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 쪽으로는 아직 보험이 없지 않나. 사고시 어떻게 하나.

=보험사와 협의하고 있다. 법적으로 이용 부주의에 의한 사고는 이용자 책임이다. 공유 전동킥보드라는 게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덜 돼 있어 그렇다. 현실과 법의 괴리가 크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버스, 지하철을 타러 가고, 타고 오는 길에 차를 끌고 다니는 것보다 편하고 친환경적이다. 승용차 이용하는 80%는 혼자서 차량을 탄다고 하고 이용행태를 보면 절반이 5km 미만 거리를 오간다고 한다. 장거리는 차를 타야 하겠지만, 도시에 공해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가까운 거리 전동킥보드처럼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이동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한 명이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공간도 훨씬 적다. 효율적인 이동수단이다. ‘우리 동네도 놔달라’며 응원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5분에 1천원이다. 이정도 요금이면 사업이 가능한 건가.

=기준은 대중교통 요금으로 잡았다. 지금 요금이 비싸다는 사람들도 많다. 수익성은 다른 온라인 비즈니스에 비해 괜찮다고 볼 수 있다. 킥고잉이 이동수단이고, 이용요금을 바로 지불하지 않나. 온라인 서비스는 대개 가입자가 많아지면 수익모델을 엮는데 우리는 한 대만 써도 현금이 바로 들어오니까 이와 비교하자면 그렇다. 그래도 아직은 규모가 작아 성장에 집중하는 단계다.

누군가 망가뜨리고 하는 경우는 없나. 도난 시도도 많을 것 같다.

=센서가 있어 충격을 파악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기기를) 확인하러 간다. 하루 또는 이틀에 한 번씩 회수하고 점검해 다시 배포한다. 도난은 사실상 어렵다. 부품마다 워터마크가 있어 떼어 파는 것도 어렵다. 앱으로 열지 않으면 바퀴가 안 움직이게 돼 있다. 실제로 가지고 가서 입건이 된 사례도 있었다. 돈을 내야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모든 서비스가 마찬가지다. 결국 데이터 싸움이다. 올룰로는 그간 킥고잉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킥보드를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다른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넓힐 계획이다.

|공유 전동킥보드 사업을 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냐 물었다. 최영우 대표는 “법과 현실의 간극, 모호함,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이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 과정 역시 질서있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기반으로 특정 지역에 킥고잉을 대거 배치하면 수요가 높은 지역에만 과도하게 몰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맞다. 공통적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데이터를 통해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장소에 배치하느냐가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은 이를 포함해야 한다. 너무 한쪽에 쏠려 있으면 안 쏠린 곳에 놨을 때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분배를 잘 하는 방법. 이게 가장 중요한 이슈다.

과거에 중국에서 공유자전거가 산처럼 쌓여 ‘무덤’이라는 오명을 쓴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그 장소에 없는 자전거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져다 놓는 데 운반비가 들지 않나. 그것을 옮겨 놓기보다는 물량을 더 뿌려 해결한 거다.

이용자가 불만을 느끼는 지점도 있을 거다.

=자동차는 정해진 도로만 다닌다. 자동차 GPS에서 ‘맵매칭’ 기술은 GPS가 조금 달라도 이를 보정해 위치를 조정한다. 하지만 전동킥보드는 자동차가 안 가는 곳도 가는 이동수단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 있으면 못 찾는 케이스도 있다. 테헤란로처럼 고층 빌딩이 많은 장소는 위치가 부정확하게 잡히기도 한다. 이용하러 갔는데 해당 장소에 없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용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다.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있고 개선점을 도출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언젠가는 일부 플랫폼에 통합될 텐데.

=조만간 가치판단을 해야 할 거 같다. 우리가 플랫폼이 되면 좋겠지만, 다른 이동수단과 함께하면 그 안에서 보여지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 바람은.

=이 서비스가 도시에 정착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많은 업체들이 나오고 있고, 나올 예정이다. 경쟁할 수 있지만 경쟁에도 질서가 필요하다. 무원칙으로 경쟁하면 공멸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질서 있게 발전해서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