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몰아주기다”…중소 카풀업체 ‘카풀 합의안’ 반발

끝나지 않는 카풀 논란.

가 +
가 -

중소 카풀업체들이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내놓은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12일 풀러스 서영우 대표, 위츠모빌리티(어디고) 문성훈 사장, 위모빌리티(위풀) 박현 대표 등은 위츠모빌리티 사옥에서 처음으로 회동을 갖고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출퇴근 카풀 허용’ 합의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자리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까지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퇴근 카풀, 없던 규제도 만들어냈다

카풀업체들은 출퇴근 시간을 못 박은 데 불만을 토로했다. 시간 제한을 두는 바람에 카풀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에 따르면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은 위법이다. 다만 출퇴근 시간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카풀업계는 예외조항에 시간이 따로 명시된 바 없다는 점을 근거로 카풀 자체는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따르면 앞으로 출퇴근 시간은 오전 7시에서 9시,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로 정해진다. 주말, 공휴일에는 운행할 수 없다. 초창기 풀러스, 럭시 등 카풀 스타트업은 오전 5시-11시, 오후 5시-다음날 오전 2시로 임의의 출퇴근 시간을 규정하고 제한적인 카풀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이에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여객운수법 81조 1항에서는 카풀을 금지한 것이 아니고 사실 합법인 것이다. 그런데 택시업계가 아우성친다고 오히려 퇴행적으로 더 못하게 법으로 완전히 제한해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저 시간대로 제한하면 사업성이 전혀 없다”라고 지적했다.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는 <블로터>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쪽에서는 유연근무제를 권장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출퇴근 시간을 규정하는 게 어느 시대인지 모르겠다. (카풀) 싹이 트기도 전에 잘라버렸다”라고 한탄했다.

“카카오가 카풀업계 대변? 소통한 적 없어”

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에 대해서도 잡음이 나왔다. 택시업계에서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이 목소리를 냈으나 카풀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만 이해당사자로 참여했다.

중소 카풀업체들은 택시업계와 끈끈하게 연결돼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업계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2018년 9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 27만명 중 카카오T 택시를 이용하는 택시기사는 22만4천여명에 달한다. 약 83%의 택시기사가 카카오에 연결돼 있는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택시의 성공에 힘입어 카카오 택시를 ‘카카오T’로 변경하고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카카오T에서는 택시, 카카오블랙, 대리, 주차, 전기자전거,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가 중단된 카풀도 이 안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문성훈 위츠모빌리티 사장은 “택시로 성장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업계를 대변할 수 있겠냐”고 물으며 “사실 카카오는 택시 입장에서 볼 때 약점이 있는 사업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로 컸는데 카풀 서비스는 시범적으로 한 달 했다. 카풀업체보다는 택시업체에 가깝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현 대표 역시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다를 바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업계와 제대로 된 소통을 시도한 적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문성훈 사장은 “카카오와는 한번도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 카풀업계를 대변한다면 최소한 몇 차례 논의는 다른 업계랑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연락해서 논의 절차를 가질 거라 기대했다. 그게 전혀 없이 전격 합의가 이루어져 당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카풀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도 입장이 있을 거다. 하지만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중소 카풀업체들에게 연락이 없었고 합의 이후에 국토부에 연락을 해도 받지 않았다”라며 “합의안이 나오고 이대로 입법을 추진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의안 자체가 중소업체에게 불리한 합의안”이라며 “만약 (공정위에) 제소한다면 근거는 플랫폼 택시와 연계되는 부분일 거다. 카카오만 밀어주는 형국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택시, 카카오 같은 기득권 사업자의 이익은 보호됐지만 중소 카풀업체들은 사업하지 말라는 거 아니냐. 공정위 제소를 논의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라며 “그렇다고 공정위 제소를 섣불리 할 수는 없다. 앞으로 법적인 부분을 알아봐야 하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300억 가까이 투자했는데 합의 하나로 사업이 접혔습니다. 시장 경쟁이 가능해 다양한 이동수단이 나오고 시민들로부터 의미 있는 선택을 받지 못하면 사업을 접어야 하겠죠. 하지만 지금은 혁신 자체를 완전히 시도하지 못하게 막아버린 겁니다. 이번 합의는 사회 전체에 굉장히 안 좋은 사례로 남을 겁니다.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 등 중소 카풀업체들은 빠른 시일 내로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향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새소식]

택시-카카오의 대타협기구 합의 내용에 대해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관련 내용을 아래와 같이 추가합니다. (2019년 3월14일 오전 10시10분)

택시-카카오의 대타협기구에서 일어난 일방적 합의에 대해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는 아래와 같이 공동으로 선언한다.

대타협기구는 카카오에게 향후 모든 모빌리티 사업을 밀어주는 결정을 내리고도 마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타협을 이루어낸듯 명시하며, 합의의 성과를 미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사업 규모와 수익화에 있어 카풀 서비스만을 하는 회사가 아니므로 대타협기구가 이야기 하는 카풀업계의 합의 대리자로 부적합하다. 카카오는 합의와 관련 양보를 한 것처럼 보이나 결과적으로 플랫폼 택시의 독점권과 카풀 사업의 자율경쟁 방어권까지 인정받은 셈으로 시장내 공정한 경쟁의 도리에서 어긋난, 신규 업체의 시장진입을 막는 대기업과 기득권끼리의 합의가 되어버렸다.

모빌리티 혁신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시민들이 택시를 탈지 에어드론을 탈지,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른다. 그럼에도 지금 택시가 최대의 시장이기 때문에 택시와만 사업을 전개하라고 하는 말의 의미는 앞으로의 미래도 지금과 같아야 한다는 것인가. 이것은 자가용을 포함한 장래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새로운 운송수단을 도입하려는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의 싹을 자른 것이다. 현재 기득권으로 택시콜을 다 가지고 있는 카카오만 모빌리티 사업을 하라는 이야기이며 신규 사업자는 모빌리티 혁신에 도전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훗날 이 합의는 사회 전 영역에서 혁신을 막고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실험하기 두렵게 만드는 대한민국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며, 제2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뜻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기득권만 이익을 보고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피해는 모든 국민과 사회가 나눠가질 것이므로 카풀업체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기업가들이 이를 거부함이 마땅하다.

무기를 더 갖고 있는 대기업이 사업에 유리한 것은 잘 알고 있다. 경쟁을 통한 실패는 새로운 도전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이정표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기득권의 합의를 통해 공정한 기회를 뺏는 것은 이 시대에 맞지 않는 상황이며, 평등하게 주어진 자율경쟁을 통해서만 혁신 속도와 시장의 이익이 극대화되고 장래에 국민의 가장 큰 이동 편익을 추구할 수 있다.

카풀업계는 이번 합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기득권만의 대타협 기구 협의를 전면 무효화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사업기회를 줄 수 있도록 다시 논의해주기를 요구한다.

2019.3.14
㈜풀러스 서영우대표, 위모빌리티㈜ 박현대표, ㈜위츠모빌리티 문성훈·한상진 공동대표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