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상전을 위협하는 소방훈련

  길 찾는 나그네 2008. 02. 15 (1) 뉴스와 분석 |

 

남대문이 불타버렸습니다. 기억 속의 남대문은 우울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아쉬움은 국보 1호가 사라졌다는 감성적인 요인이 큽니다 안타까움은 남대문 소실 이후 전개되는난리때문입니다. 2년여 제법 규모가 사찰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문화재가 어떻게 관리되는 지를, 그리고 한옥으로 통칭되는 우리 전통가옥의 구조를 보통사람들 보다는 알기에 그렇습니다.



한 겨울 ‘물’은 목조건물에 치명적


어제(14) TV뉴스를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TV 팔상전에 마구 쏟아지는 물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 한옥구조에 물은 치명적입니다. 한옥의 주요 소재인 나무와 흙은 물에는 치명적입니다. 게다가 통칭 조선기와로 불리는 전통기와는 더욱 그렇습니다. 기와가 물에 치명적이라는 것이 이상한가요. 기와를 놓는 방식을 이해하면 고개가 끄덕거려질 것입니다.


그냥 얹어 놓는 방식으로 연결되는 기와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는 강한 편이지만 아래에서 올라오는 물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전통기와집에서 2월에서 3 경에 기와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연결부위로 흡수되고 습기가 밤에 다시 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기와를 들어올리기 때문입니다. 기와를 직접 받치고 있는 것은 흙인데 흙이 습기를 머금으면 얼면서 서릿발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기와를 심하게 들어올리는 것이지요. 이렇게 유격이 발생한 기와는 눈이 흘러내리는 힘을 감당 못하고 같이 흘러내리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한옥은 목재를 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지어지는 아시다시피 목재는 습기에 많이 약하지요. 습기를 머금은 목재가 얼면 결구부위를 파손하거나 비틀려 건물을 지탱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소방관들이야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고 해도 자리에 모였을 많은 전문가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있던 사찰에서도 소방훈련은 매년 차례 실시됩니다. 아마도 법주사 역시 마찬가지 였을 겁니다. 중요시설에 대해 소방계획을 세워두는 것은 모든 소방서들의 의무사항일 것입니다. 법주사에서 벌어진 소방훈련 역시 매뉴얼에 따랐겠지요. 제가 소방훈련은 아마도 매누얼과 크게 차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남대문 화재는 매뉴얼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는 데도 목조문화재에 치명적인 물까지 뿌려가면서 소방훈련을 이유가 무엇일까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요? 아니면 높은 자리에 있는 (거의 100% 소방에 대해서도, 문화재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화들짝 놀라 지시 했을 수도 있었겠지요(공중파 방송에 보도자료도 뿌리고… ). 



목조문화재 화재진압 메뉴얼을 만들자


남대문은 불탔습니다. 복구니 복원이니 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불탄 남대문은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요.


남대문에 대한 제대로 화재진압 매뉴얼만 있었어도…, 두사람의 소방관이라도 남대문의 구조를 알았더라면… 때늦은 지적이라구요?



지금도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문화재가 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남대문을 다시 세우는 일이 복원이다, 복구다 따지기 전에…, 목조문화재에 물을 뿌려대는 소방훈련을 하기 전에.. 먼저 해야할 일은 문화재의 특성에 맞는 화재진압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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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팔상전을 위협하는 소방훈련”

  1. muscle building female

    나는 배웠다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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