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 성장 미루면 혁신 ‘당할’ 수 있어”

타다 운영사 브이씨앤씨 박재욱 대표, "자율주행 시대 준비하려면 승차공유 플랫폼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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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씨앤씨(VCNC) 박재욱 대표는 4월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세미나에 참석해 “승차공유 플랫폼 성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유가 있다”라며 “시장을 준비하지 않으면 (해외 대기업에) 혁신을 ‘당해버리며’ 일자리와 국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주최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한국 스타트업 환경,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O2O, 모빌리티,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우아한형제들, 메쉬코리아, 브이씨앤씨, 비바리퍼블리카)과 정부부처 담당자들(기획재정부 서비스경제과, 국토교통부 물류시설정보과, 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정책과 등)이 한데 모여 각 산업을 묶고 있는 규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자로 나선 박 대표는 택시를 통한 모빌리티 혁신의 한계를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미 구글 웨이모(Waymo)는 ‘로봇택시’ 400여대를 일부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제조사와 플랫폼 간 종횡연합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한국은 예외”라며 “모빌리티 플랫폼 활성화는 자율주행 기술 완성을 위한 필수요소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육성하려면 여객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택시로‘만’ 혁신, 한계 있다

지난달 7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택시산업을 옭아매는 규제를 걷어내고 혁신형 택시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 합의안의 골자였다. 승차공유업계는 일제히 반발했다. 대기업인 카카오에게만 유리하게 꾸려졌다는 주장이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은 합의안을 두고 “새로운 시도의 싹을 완전히 잘라버렸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달 말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준비하고 있는 브이씨앤씨 역시 택시와의 협업이 결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택시를 둘러싼 규제와 혜택이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미터기 사용, 차종, 외관, 구역, 부제 등 규제가 많으면서도 부가세 환급, 유가 보조금 지급 등 혜택을 받고 있어 전면적인 협력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에게는 속도가 ‘생명’이지만, 규제 개혁의 속도는 더디다. 단적으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발족되고 결론이 나기까지는 45일이 소요됐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빠른 속도로 혁신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시장에 임팩트를 준다”라며 “(택시) 규제를 개혁하는 데 드는 시간이 혁신 속도보다 많이 떨어져 (느끼는) 간극이 크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택시만이 창구가 될 경우, 스타트업이 낄 틈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 택시호출 서비스는 SK텔레콤, 카카오, 우버 등 대기업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T’ 앱에서 호출할 수 있는 ‘웨이고 블루’ 서비스다.

이어 차량공유 산업 관련 규제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행정 구역별 차고지 규제를 완화해 프리플로팅(Free floating) 모델을 실현하고 △현행법상 막혀 있는 자가용 임대, 렌터카 재임대 등을 풀어 P2P 차량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등 카셰어링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기존 산업과의 조화를 통해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박준상 국토부 신교통서비스과 과장은 “2013년 우버 진출을 막아 혁신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뼈 아프게 생각한다”라면서도 스페인 택시기사와 우버의 갈등 사례 등을 들며 “우리나라만 유독 이런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택시 외 승차공유 모델이 앞으로 나올 수 없다고 대답할 수는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기존 산업과의 조화를 통해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 다음은 박재욱 브이씨앤씨 대표가 발표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던진 질문과 이에 대해 박준상 국토교통부 신교통서비스과 과장이 답한 내용이다.

Q. 우버 진출 시 반대로 플랫폼 자체 출시가 5년 이상 늦었다. 단순히 카풀을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으로 플랫폼 육성이 또 5년 늦어진다는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택시 외의 승차공유 모델은 나올 수 없나?

A. 2013년 우버의 진출을 막아 늦어진 것 사실이고 정부 차원 뼈아프게 생각한다. 우버는 2009년 창립해 2011년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에 캘리포니아가 TNC를 제도화했다. 미국에서도 4년 정도 우버와 택시의 갈등 기간이 있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택시 수가 적다. 길에서 택시를 찾기 힘들고 지나가는 택시를 손을 들어 잡는 경험이 없다. 거의 예약제다. 맨하탄에는 옐로우캡(택시)이 많다. 뉴욕에는 1만3천대가 있다. 서울 시내에는 택시가 7만대 정도가 있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도로 여건도 다르다. 택시 종사자로는 히스패닉 등 소수계층이 많고 우리는 자영업자로 여겨지는 개인택시의 비중이 더 높다. 국가마다 택시의 여건이 다르지만 미국은 제도를 들이기까지 겪은 갈등이 4년 정도였다. 우리도 지금 그 과정을 겪는 거라 본다. 합의와 조정이 있는 상태에서 (혁신이) 간다면 멀리 오래 갈 거다.

우리나라만 유독 이런 갈등을 겪는 건 아니다. 다만 현재 교통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불편함과 어려움 있는 것은 사실이고 우버는 아니더라도 플랫폼의 역할이 충분히 있을 거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 나올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택시 외 승차공유 모델 나올 수 없느냐고 하는데 안 된다, 앞으로 나올 수 없다, 이렇게 대답할 수는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기존 산업과의 조화를 통해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Q. 스타트업 육성 취지에 맞지 않는 사회적 대타협 결과, 스타트업과 택시 동행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우리나라에서 모빌리티 스타트업은 나올 수 없나?

A. 일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보면 카카오택시는 처음 카카오가 대기업이 아닐 때 택시와 협업해 만든 플랫폼이다. 그 시절 여러 스타트업 있었고 최근 택시와 함께 플랫폼 사업하겠다는 곳들 나온다. 쉬운 일이다, 이런 게 있으니까 택시랑 하면 되지 않냐. 이런 말은 아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해도 택시에 가해진 규제가 너무 많아서, 쉽게 말해 ‘자본 게임’이 아니고서는 어렵다는 거다. 정부가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은 택시든, 렌터카든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고민하고 있다. 과거에는 필요했지만 지금 플랫폼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규제를 꼼꼼히 보고 개선하겠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스타트업에서 이루어지도록 준비를 하겠다.

Q. 타다가 새로운 이동 수요를 입증하면서 준고급택시 등 다양한 승차공유 시장 활성화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100% 공감한다. 카풀 문제 전부터 공감했던 것이다. 택시에 대한 고객 수요가 100명 있으면 100명 다 다른데, 지금은 렌터카도 택시도 같은 형태의 서비스로 99% 몰려 있던 상황이다. 그래서 국민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단순히 준고급 택시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낮은 가격의 택시, 준고급보다 더 비싼 택시 등 사람들이 원하는 여러 택시 유형이 나와야 한다.

Q. 카셰어링 활성화 및 자율주행시대 대비를 위해 차고지 규제 등 규제 혁신을 통해 수요자의 차량 접근성을 높이고 프리 플로팅 모델을 실현하는 것이 필수다. 대여사업자에 대한 차고자 규제 완화에 대한 생각은?

A. 프리플로팅은 정부 이해관계가 아니라 렌터카 이용하는 업계 내의 이해관계다. 우리나라 렌터카 회사 전체 1,150개 정도 있다. 대부분이 아는 기업은 5개 이내지만, 지역에 가면 중소 규모 영세한 렌터카 업체가 많다. 이들은 대기업 렌터카 회사가 프리플로팅하면 본인들 지역에 차를 상시 옮겨 놓고 영업해 발생할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고민해서 이 규제를 봐야 할 거 같다.

다만 일시상주 기간은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했다. 최근에는 한 달 간 다른 지역에 옮길 수 있던 것을 3개월로 늘려, 이게 제도적으로 정착되는 것을 분위기부터 파악해보려 한다. 이후에 영세하거나 중소렌터카 회사와 대기업의 상생이 가능할지 고민하겠다.

Q. P2P 임대 활성화 또는 카셰어링을 활성화하면 차량 줄이기에 크게 기여할 거다. P2P 임대나 렌터카 재임대 규제 완화에 대한 생각은?

A. P2P는 현시점에서 어렵다. 개인 자가용을 렌터카처럼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건데, 이건 여객법상 제도만이 아니라 보험 문제와 관련 있다. 렌터카와 자가용의 보험료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P2P 제공하는 개인에 대해서도 보험이 필요하고, 이게 없으면 자칫 기존 자가용 이용자의 보험료를 올리는 예상치 못한 피해가 나올 수 있다. 단순히 여객법 상 자가용 임대가 아니라 보험체계, 안전관리 등 여러 고민할 지점이 많다.

Q. 자율주행 시대 완성을 위해서는 차량, 승차공유 플랫폼의 육성이 필수적인데, 작년 11월 정부합동으로 발표한 자율주행차 선제적 규제혁파 방안에 플랫폼 규제 완화나 활성화에 대한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자율주행 시대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

A. 작년 발표는 서비스보다는 주행, 기술적 부분에 초점을 맞춘 로드맵인 것으로 안다. 자율주행 시대 플랫폼에 대한 고민은 별도로 필요할 것 같다. 국회와 협조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면 자율차 도입되면 모빌리티 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사람마다 2025년, 2035년 등 오는 시기는 달리 예측하지만 결국은 온다. 현재는 (자율주행 시대) 과도기 단계다. 과도기에는 주변을 챙길 게 많다. 새로운 산업을 어떻게 키우는가도 고민이지만 플랫폼으로 일자리를 잃는 것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 이들(기존 사업자)은 수십 년 간 현 제도를 신뢰하고 따라왔는데 이게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균형이 필요하다. 양쪽의 의견 잘 담아 제도를 만들고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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