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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PCC] (2)SKT, “망 보유 자체가 이미 경쟁력”

2010.06.25

“난 나쁜 남자다. 여자도 친구도 추억도 버렸다. 아, 내 휴대폰. 후회하지 말고 티백하자. 생각대로 T”

가수 비가 변기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장면이 나오고 갑자기 남자들과 여자, 사진들이 물 속에 빠져 가라앉는 TV 광고가 있었다. 변기에 빠진 휴대폰을 건져서 드라이기로 말리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가 와서 비의 어깨를 툭 치는 바람에 다시 그 휴대폰이 변기에 빠져버리는 그 CF.

이 CF가 한창 눈길을 끌던 지난 4월 7일, 국내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SK텔레콤이 흥미로운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IPTV 등 다양한 IT 기기들끼리 콘텐츠를 공유하고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개인화 클라우드 컴퓨팅'(Personal Cloud Computing; PCC) 서비스 개발에 착수한다는 내용이었다.

블로터닷넷이 PCC 시장을 취재하게 된 동기를 마련해 준 것이 바로 첫번째 CF와 두번째 보도자료다. 첫번째 CF는 앞으로 SK텔레콤이 진행하려고 하는 PCC가 궁극적으로 실생활에서 어떤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알기 쉽게 보여준 사례였다.

SK텔레콤이 PCC 시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sktkimpcc100624 이번 프로젝트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김경환 SK텔레콤 B2B 기술팀 매니저는 “통신사는 고객들의 통신 환경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어떤 서비스가 어떤 품질로 제공되고 유지돼야 할지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 높다”라며 “국책 과제가 끝나는 시점은 4년 후지만 올해 말부터 서비스들을 하나씩 공개하면서 빠르게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PCC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용자가 사진, 동영상, 주소록, 오피스 문서, 게임, 메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저 너머’ 인터넷 서버에 저장해두고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리더, IPTV 등 인터넷이 가능한 IT 기기에서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게 된다. IT기기마다 콘텐츠를 저장하고 이동·복사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자동 동기화를 통해 IT 기기들끼리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행보는 이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을 비롯해 국내 NHN과 같은 포털 업체와 손잡고 향후 미래 수익을 놓고 SK통신 그룹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선언을 한 것. 외형상으로는 지식경제부의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국책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지만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자사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 확보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의 행보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유무선 통신 서비스 회사면서 동시에 국내 3대 포털 회사 중 하나인 SK커뮤니케이션즈를 관계회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은행과 함께 금융 산업에도 뛰어들었다. 게다가, 이달 초에는 세계적인 렌터카 브랜드 AVIS로 유명한 아주오토렌탈과 상호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르노자동차와도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모두가 차별화된 개인화 서비스로 승부를 낼 수 있는 영역들이다.

SK텔레콤은 먼저 자사 고객들의 IT 콘텐츠 사용 패턴을 분석해 동일한 경험 유지를 위한 서비스들을 하나씩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이 서비스 인프라를 튼튼히 만들고 외부의 파트너들에게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도 공개하면서 다양한 산업군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PCC 생태계를 만들어 내겠다는 뜻이다.

김경환 매니저는 “IT 인프라 가격도 상당히 낮아져서 초기부터 비용 부담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자체 기술들을 확보해 나가면 또 다른 비용 지출도 줄일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와 콘텐츠를 보유하다보면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우려할 수도 있는데, 통신사만큼 고객데이터에 대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는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경환 SK텔레콤 B2B 기술팀 매니저와의 일문 일답이다. SK텔레콤이 준비하고 있는 PCC에 대한 그림과 전략을 살펴보자.

SK텔레콤의 PCC 전략과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크게는 4가지 정도입니다. 많이 들어보셨을텐데요. 첫번째는 많은 제조사나 서비스 회사들이 휴대폰, IPTV, PC 등에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3스크린’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N스크린’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어떤 단말이든 상관없이 동일하게 경험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두번째는 개인화 콘텐츠 관리입니다. 서로 다른 기기들에 나뉘어져 있는 콘텐츠들을 한 곳에서 중복되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죠. 세번째는 콘텐츠 편집과 저작 서비스입니다. 기존에는 콘텐츠를 단순히 저장만 했는데, PCC에 올려놓은 문서를 편집했다고 하면 다른 기기에서는 이것을 다운로드 받았을 때 해당 기기에 맞게 보여지도록 하는 것이죠.

마지막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입니다. 수많은 SNS를 통해 콘텐츠들을 지인들과 공유하고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모바일 운영체제(OS)에 관계없이 다양한 폰을 지원할 것이고, PC도 윈도우와 리눅스 등 다양한 OS를 지원합니다. 올해는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폰 7’, IPTV 쪽에 중점을 두고 시작하고, 내년부터 점차 지원 단말기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구글이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NHN이나 휴대폰 제조사들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들과 비교해 SK텔레콤의 경쟁력을 꼽으신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역시 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다양한 서비스들이지만 망 의존도가 높은 것들입니다.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았을 때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처리를 해야할 지 무선망에서는 어떻게 서비스의 품질(QoS)를 관리해야 되는 지 잘 알고 있죠. 어떤 콘텐츠를 어떤 속도로 고객에게 제공해야 될지 말이죠. 또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특정 IT 업체에 종속되지 않는 기술을 내부에서 축적해 사용합니다. 그만큼 운신의 폭이 높죠. 또 서비스 자체도 개방할 계획입니다.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것들이 제대로 개발되면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고객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해서 로그인 절차를 밟으면 잃어버리기 바로 직전에 사용하던 환경과 똑같은 콘텐츠와 프로그램, 연락처 정보들이 제공될 겁니다.

미국 뉴욕으로 출장가는 일정을 등록해 놓으면 거기에 맞게 해당 지역의 날씨, 가까운 한식 정보 등을 미리 제공하죠. 다양한 ‘매쉬업’ 서비스와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위치기반 서비스도 가능하죠. 단문문자서비스(SMS)나 멀티미디어문자서비스(MMS)로 전달도 용이하구요. 기존에 가지고 있는 통신 서비스와 콘텐츠를 새로운 서비스와 접목해 제공할 수 있죠.

동기화가 중요한데요.

모바일 기기에는 동기화 에이전트를 심을 겁니다. PC나 노트북은 그럴 필요없이 실시간으로 될 수 있도록 하구요. 동기화 주기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혹은 실시간, 또는 변경될 때마다 되는 것이죠. 구축하면서 서비스들을 하나씩 내놓을 계획입니다. 동기화 주기 같은 것은 대규모 클로즈베타와 오픈베타 테스트를 통해 사용자들의 패턴들을 분석해서 제공하려고 합니다.

보도자료를 보면 2014년에 PCC 서비스의 첫선을 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책 과제긴 해도 너무 늦게 서비스 되는 건 아닌가요? 자칫, 게임이 끝난 상황이 될 것 같은데요?

이번 과제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일단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말에 1단계 오픈을 하고, 내년에는 일반 사용자들을 모집해 클로즈베타를 합니다. 올해나 내년 정도에는 클라우드 웹하드와 일정 공유, 사진, MP3와 관련한 변환 서비스들이 제공되겠죠. 2013년 말에 오픈베타를 하고 2014년에 정식 서비스를 추진하는 것이죠.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경쟁 서비스들이 출시되기 때문에, 저희는 개별 서비스들을 그때 그때 오픈할 생각입니다. 일정공유나 클라우드 기반 저장공간, 콘텐츠 변환과 같은 것들을 속속 선보일 계획입니다.

sktkimpcc100624-1 관련 기술 확보도 관건인 것 같습니다. 현재 경쟁하려는 곳들은 내부 기술진들이 탄탄합니다. MS만 보더라도 XNA 엔진을 통해 휴대폰, 게임기, PC, TV 등에서 끊김없이 서비스가 이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이죠. 전문 업체와 우리 내부의 역량을 합쳐서 자체 기술들을 확보해 나가면 될 것으로 봅니다. 코덱 분야도 상당히 다양합니다. 한꺼번에 모두 제공하는 것보다는 많이 사용하는 것들부터 하나씩 제공하면서 빈틈들을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동영상을 감상할 경우 기기에 안깔린 코덱들이 있어도 알아서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그 기기에 맞게 변환시켜 주도록 할 겁니다.

이제 시작하셨는데 벌써 수익 모델을 묻기가 좀 성급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생각하고 계신 수익모델이 있나요? 관련 서비스 업체들 모두 수익모델이 고민일텐데요.

말씀하신 대로 이제 시작인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가 서비스 위주로 제공될 것 같습니다. 많이 연구돼야 할 분야죠. 가입자에게 아주 저렴하게 제공될 수 있을 겁니다.

‘하둡(Hadoop)’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현하고 계십니다. 또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시려면 비용 투자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하둡’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입니다. 핵심 코어 분야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저희 서비스에 맞춰 개발할 계획입니다. 개인대상의 경우 가상화된 블록단위로 제공돼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도록 설계를 할 생각입니다. IT 장비는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졌습니다. 성능은 많이 좋아졌죠. 비싼 장비를 구매해서 구현할 성질이 아닙니다. 범용 서버를 구매해서 잘 연결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개인 정보와 콘텐츠를 서비스 업체에게 맡겨야 하다보니 보안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2,500만 가입자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국책과제입니다. 카이스트 전문 교수들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PCC에 적합한 보안 프레임워크도 만들어서 더욱 안전하게 할 계획입니다. 각 구간에서 암호화도 할 수 있죠. 사업자의 시스템이 훨씬 안전합니다. 오히려 개인 PC가 보안에 더 취약하지 않을까 합니다.

HTML5 기술도 적용되는 것이죠? 또 IPTV 분야 적용도 궁금하군요.

물론 입니다. 개발 계획에 HTML5 지원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기준에 맞춰서 지원할 겁니다. IPTV의 경우 신형 셋톱박스에 웹브라우저를 탑재해 사용자들이 어떤 스크린이 등장하더라도 동일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관련 서비스를 소호나 중소기업들에게 공개해 부가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가능하다고 봅니다. 개인과 소호 정도에는 서비스를 공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관련 서비스를 만들고 API도 공개하려고 합니다. 물론 개인정보보호법이 있어 이 테두리 안에서 공개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공개할 예정입니다.

인터뷰가 끝날 때 쯤 앞서 이야기 했던 티백 서비스가 클라우드 인프라와 연동되면 이용자들로서는 더욱 편리하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SK텔레콤의 강력한 경쟁사인 KT가 유클라우드라는 개인화 스토리지 클라우드를 오는 28일부터 KT 고객은 물론 경쟁사 고객들을 대상으로도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한걸음씩 접근하는 SKT와 시장 우선 확보를 위해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서비스를 런칭한 KT의 선택 중 누가 최종적으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지, PCC 서비스 시장을 관전하는 또 다른 줄거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금융 서비스와 렌트카 사업에 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금융과 자동차 분야에 또 어떤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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