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때론 친근하게, 때로는 현실적으로…크리에이터가 전하는 ‘가족’ 이야기

2019.04.29

유행이란 지나가기 마련인데, 유독 ‘가족예능’은 TV에서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들기 때문일까. 마찬가지로 유튜브에서도 가족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 유튜브는 보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가족은 TV에 자주 나오는 전형적인 가족보다 현실적이다. 친근하기도, 새롭기도, 때로는 삶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구글은 4월29일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크리에이터와의 대화-함께 사는 이야기, 가족 크리에이터’행사를 열고 가족의 일상을 아빠의 시선으로 공유하는 ‘무파사’, 동거를 소재로 한 채널 ‘같이사는사이’ 등을 초청해, 가족 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2일 이음소시어스는 미혼 남녀 1380명을 대상으로 혼전동거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이성과의 동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결혼 전 연인이 함께 살자고 했을 때 ‘상황에 따라 고려해 보겠다’는 의견은 90%로 나타났다. ‘결혼 전 절대 동거 불가’라는 답변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동거’라는 말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은 아직도 많다.

채널 ‘같이사는사이’를 운영하고 있는 김찬휘 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필요에서 비롯됐다. 김찬휘 씨와 정혁 씨는 장거리 연애 끝에 동거를 결심하게 됐다. 동거에 관련된 정보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 유튜브에 동거를 검색해봤지만 다른 분야나 주제에 비해 콘텐츠가 많지 않았다. “‘우리가 한번 동거라는 소재를 유튜브를 통해 꺼내볼까?’라는 생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찬휘 씨는 “둘다 가족이 개방적이었다. (동거) 허락을 받고 공개하기까지 어려움이 거의 없었다”라며 “유튜브 활동 전에는 법적, 제도적인 테두리에 대한 고민을 했지만 유튜브 활동 이후 우리 같은 형태의 가족도 가족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얻게 됐다”라고 말했다.

‘무파사’ 채널 운영자 이학석 씨는 16개월된 딸 도담이, 아내와 함께하는 일상을 유튜브로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건 뷰티 크리에이터(다영 DAYEONG)로 먼저 활동하던 아내 때문이었다. 아내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기록하다가 ‘도담이 키우기’ 채널을 통해 본격적인 유튜버 활동에 나서게 됐다. 이학석 씨가 ‘도담이 키우기’ 채널을 개설했을 때만 해도 남자가 육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은 거의 없었다. ‘도담이 키우기’가 육아 유튜브 채널의 원조 격인 셈이다.

초반에는 부부, 육아 채널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독립 크리에이터 ‘무파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이를 노출하는 육아 유튜브는 중심이 아이에게 가면 책임질 역량이 부모에게 없다”라며 “아이보다 부부가 (콘텐츠의) 중심이 돼야 하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무파사’ 채널의 구독자 수는 22만명에 달한다.

유튜브는 이학석 씨 가족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매듭이 됐다. 61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크리에이터인 아내의 직업적인 고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고, 가족과 지내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육아에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이학석 씨는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울 수 있도록 내 생각, 감정을 남겨주고 싶다”라며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나라는 사람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각자 콘텐츠를 제작하며 느끼는 고충도 있다. 김찬휘 씨는 “동거에 따르는 책임, 필요한 부분, 현실적인 모습, 사회적인 잣대 등을 (콘텐츠를 보며) 느꼈으면 한다”라며 “막연한 환상으로 동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며 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학석 씨가 도담이와 놀아주는 영상에는 가끔 이런 댓글이 달린다. ‘나는 이렇게 못해주는데, 못난 부모 같아 자괴감이 든다.’ 그는 “보통보다 (가계 사정이) 풍요로운 편”이라며 “상처를 주거나 비교의 대상이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 감정을 모르지 않기에 간극을 해소하고자 (양육) 태도, 자세를 더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28세 싱글맘 이슬 씨는 ‘하늬TV’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슬 씨도 참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둘째가 아픈 관계로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행사 도중 행아웃으로 ‘깜짝 등장’했다.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슬 씨는 “이혼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엄마가 되고 깨달은 것,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몰랐던 부분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슬 씨는 엄마들이 자기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아니라 엄마의 행복을 중심으로 살아갈 때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엄마가 걸어간 길을 따라간다는 얘기였다. 이슬 씨는 “내 유튜브가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