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규제 샌드박스’ 지원 아끼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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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로 기업의 기본권과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규제 샌드박스 선정 기준을 투명하게 밝히고,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5월8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규제 혁신의 성과와 과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규제 샌드박스 관련 다양한 평가와 개선방안이 논의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일종의 ‘혁신 실험장’이다.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된 말로,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영국은 2016년 금융규제기구(FCA)를 중심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처음 도입했다. 혁신적인 금융상품 개발을 지원해, 금융 서비스 간 경쟁과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는 올해 1월17일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는 3가지 제도로 구성된다. 규제와 법령이 없거나 기존 규제와 법령의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 임시허가를 내준다. 규제와 법령이 모호·불합리하거나 금지·불허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실증특례가 허용된다. 신속확인은 허가 필요 여부 및 허가 기준 요건 등을 확인하고 30일 동안 관계부처의 회신이 없으면 시장출시를 허용하는 제도다. 5월8일을 기준으로 임시허가 6건, 실증특례 32건, 기타 적극행정 8건 등 총 46건이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거쳤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최단기간에 최다 적용’ 사례를 창출하고 있다”라며 “적극적으로 네거티브 규제를 해석하려 한다. 긍정적으로 봐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각계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여 세계에서 가장 완성된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샌드박스로 기업은 기본권이, 소비자는 선택권이 확대됐다. 정부는 안전한 규제를 설계할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선할 점은 있다. 이종영 교수는 임시허가를 받은 사업은 연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실증특례를 허용해주고 임시허가를 내주면서 (기업에게) 조건을 많이 달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이 사업을 운영하기 힘들 정도”라며 “조건을 붙이는 이유를 부처가 설명하도록 하면 이 점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영 교수는 규제 샌드박스 기업의 심의, 의결 과정 및 내용은 더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현행 법령 규정에서 벗어난 판단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공정한 절차 운영과 투명한 내용 공개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실증특례 시 기업이 조건을 이행하는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규제 샌드박스는 다른 규제를 와해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남용돼서는 안 되고, 보충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면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규제정책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6위 수준이다. 2015년 9~15위에 비해 상향된 결과다. OECD는 회원국의 이해관계자 참여가 평균적으로는 많이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가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국무조정실 이련주 규제조정실장은 “모든 법령이 망라돼 있는 규제정보포털 같은 웹사이트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각종 시스템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반면 국민의 (규제 완화) 체감도는 높지 않다. 그래서 올해 선허용 후규제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신제품 및 신서비스가 출시되면 이를 우선 허용하고 필요 시 사후규제하는 방식으로 규제체계를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규제가 필요한 경우 정부가 이를 입증하는 ‘정부입증책임제’를 확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규제 혁신방향을 설명했다. 또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련주 규제조정실장은 “규제혁신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공직자의 의지와 열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산업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4차위 고진 위원은 ‘해커톤’의 의의를 강조했다. 기존의 공청회는 발언시간이 제한돼 있고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는 데 머물렀다. 더불어 주최측에서 짜놓은 틀에 맞춰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했다. 해커톤은 의제, 해결방안, 실행계획을 상호 합의하고, 발언제한이 없으며 전문 퍼실리테이터가 중재자 역할을 맡는다. 고진 위원은 “이해당사자간 집중토론으로 상호이해하며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신뢰가 형성된다”라며 ‘작은 신뢰의 서클’이 형성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5번 진행된 해커톤은 총 12개 이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고진 위원은 “해커톤은 법제화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샌드박스가 보수적이고 미흡하다는 문제가 지적되고는 한다. 해커톤은 규제샌드박스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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