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듀티, “간호사 ‘페인킬러’ 앱 되겠다”

"앞으로 교대근무를 하는데 안 쓰면 큰일나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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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는 24시간 3교대로 일한다. 한달을 주기로 주간, 밤, 야간 순환근무를 한다. 간호사와 같은 교대근무자에게 일주일은 월화수목금토일이 아니라 데이(D), 이브(E), 나이트(N), 오프(O, /)로 구분된다. 매달 새로 받는 종이근무표를 봐야 근무일정을 파악할 수 있다. 불규칙한 일정은 크고 작은 불편을 야기한다. ‘마이듀티’는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탄생했다.

마이듀티 앱을 개발한 포휠즈의 정석모 대표는 “간호사인 어머니의 일정을 알려면 종이근무표를 꼭 확인해야 했다. 식구들끼리 약속을 정하려 해도 애로사항이 많았다”라며 “고충을 알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앱을 개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핵심 기능은 ‘일정공유’와 ‘그룹’이다. 근무일정을 앱 캘린더에 옮겨 모바일, PC 등으로 일정을 관리할 수 있다. URL주소,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 공유를 지원한다. 일종의 ‘비밀 게시판’인 그룹을 생성하면 동료, 친구, 가족, 애인과 근무표를 공유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모든 그룹원의 근무일정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정석모 대표는 “기존에는 함께 쉬는 날을 확인하려면 종이근무표를 일일이 대조해야 했다”라며 “간호사 입장에서는 쉬는 날을 바로 아는 기능이 중요하다. 아주 단순한 요소로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진짜 경험’에서 우러나온 기능…앱 성장 동력으로

“우리 앱은 완전한 ‘페인킬러’였어요. 간호사들이 딱 가려운 데를 긁어준 겁니다.”

2014년 포휠즈는 간호사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90%가 종이근무표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앨범에 저장하고 있었다. 정석모 대표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와 같은 교대근무자는 IT분야에서 소외돼 있었다”라며 “개발자로서 안타까웠고 큰 불만이었다. 당시 ‘지금이 앱을 개발해야 할 때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요구사항도 수집했다. 이들은 일정을 간편히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필요로 했다. 포휠즈는 마이듀티 앱에 ‘공유’간호사가 필요로 한 것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가령 간호사는 매일 근무시간이 바뀌기 때문에 알람도 개별 설정해야 한다. 마이듀티 앱은 데이, 이브닝, 나이트에 등 근무일정에 따라 알람을 따로 지정할 수 있다. 교대근무자에게는 꼭 필요한 기능이다.

마이듀티는 입소문만으로 성장했다. 간호사가 원하는 바가 잘 반영된 덕분이었다. 특히 간호사가 필요로 했던 ‘공유’와 ‘그룹’은 다수가 써야 빛을 발하는 기능이었다. 단 한 명의 사용자만 있어도 해당 병원 수요를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었다.

정석모 대표는 “어머니의 경험이 밑바탕에 있었지만 우리가 교대근무를 해본 적은 없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간접적으로만 안다”라며 “앱을 계속 업데이트해왔지만 우리의 의사는 철저히 배제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적용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 ‘이런 기능을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다 취합합니다. ‘필요한가보다’하고요. 지하철에서 우리 앱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가장 흐뭇하고 뿌듯했어요. ‘엄마랑 너무 잘 쓴다’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큰 힘이 되죠.”

‘페인포인트(pain point, 불편한 부분)’ 공략은 제대로 통했다. 홍보 한번 없었지만 올해 4월 마이듀티 사용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이용자는 28만명으로, 포휠즈에 따르면 간호사 85%가 마이듀티를 사용하고 있다. 카지노, 공장, 면세점, 항공사 등 교대근무가 이루어지는 다른 업종에서도 마이듀티를 찾고 있다. 포휠즈는 교대근무를 커버할 수 있는 ‘마이시프트’라는 앱을 별도 출시하기도 했다.

세계 시장의 문은 저절로 열렸다. 2016년 별안간 홍콩에서 하루 2천여명씩 마이듀티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불과 5개월 만에 5만명을 돌파했다. 현재는 홍콩 간호사의 98%를 사용자로 확보했다. 대만 간호사의 65%, 싱가포르 간호사의 68%가 마이듀티를 쓴다. 영국, 독일 사용자는 각각 10만명 수준이다. 카타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미국 등 각국에 사용자가 퍼져 있다. 해외 이용자 규모는 75만명에 달한다. 정석모 대표는 “생각도 못한 나라에서 유입되고는 한다. 나이지리아에서도 50명이 쓰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가 가입은 돼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용자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앱이 처음 출시되고 6개월 만에 가입했던 사용자의 70%가 지금까지도 마이듀티 앱을 쓰고 있다. 월활성이용자수(DAU)는 50만명에 달한다. 이용자가 앱에 직접 도움을 준 사례도 있다. 현재 지원하는 9개 언어 모두 사용자들이 번역을 도맡았다.

정석모 대표는 “처음에는 영어만 지원했는데 해외 사용자들이 번역을 해주기 시작하면서 언어가 점점 늘어났다”라며 “구글 번역기로 돌려보고 의미가 맞으면 올리고 있다. 번역을 맡기는 것보다 실제 일을 하면서 당사자들이 쓰는 언어가 정확하다고 생각해서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돈 버는 게 목표다. 마이듀티에는 ‘띠배너’ 광고가 적용돼 있다. 현재 연매출은 2억원 정도다. 포휠즈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알파 테스트 단계지만 올해 말 런칭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월매출 5억원, 연매출 6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력도 새로 충원한다. 포휠즈는 2014년 10월 설립부터 지금까지 정석모 대표 포함 개발자 3명과 디자이너 1명으로 꾸려져 왔다.

정석모 대표는 “수익모델을 확실하게 작동시키는 게 올해의 큰 목표”라며 “새로운 수익모델이 앱의 사용성을 해치지 않도록 하고, 사전에 사용자에게도 충분히 고지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교대근무를 하는데 안 쓰면 큰일나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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