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nside] 쓰리빌리언, “AI로 7천개 희귀질환 한번에 진단한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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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시대의 화두다. 미래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AI는 한순간에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내려 졌고 이제는 생활 속을 파고들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지만, 결국 AI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블로터>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보고자 한다.

매년 2월의 마지막 날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유럽희귀질환기구에 의해 처음 시작된 희귀질환의 날은 4년에 한 번씩 2월의 마지막 날이 29일로 끝난다는 희귀성에 착안해 제정됐다. 그만큼 희귀질환은 발병 환자가 적어 사회의 무관심 속에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진단 자체도 쉽지 않다. 오진율이 40%에 달하며, 확진까지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진단이 안 되는 비율도 20~30%에 이른다. 비용도 비싸다.

올해 2월28일 서비스를 시작한 쓰리빌리언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희귀질환 진단 문제를 풀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다. AI와 유전자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약 7천개에 달하는 희귀유전질환을 한 번에 검사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유전변이가 10만개 정도인데 이 중 실제 희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변이 3만개를 AI가 해석한다”라고 자사의 AI 변이해석기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

희귀질환 진단 접근성 낮춘 AI

쓰리빌리언은 AI 변이해석 기술을 바탕으로 희귀유전질환 진단에 대한 접근성을 낮췄다. 기존에 5년 이상 걸렸던 진단 기간은 20~40시간으로 줄였으며, 미국 대학병원을 기준으로 1천만원 가까이하던 진단 비용은 10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환자의 유전자를 읽고 해석하는 과정과 증상을 기반으로 질병을 판단하는 모든 과정에 AI가 사용되며, 최종적으로는 의사가 확인해 진단을 내린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소비자 직접 의뢰(DTC, Direct-to-Consumer) 방식의 유전자 검사와는 거리가 있다. 환자가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과정에서 의사가 판단해 쓰리빌리언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식이다. 2월 말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1500건 이상 사용됐는데, 이 중 60% 이상이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의사들은 쓰리빌리언 진단 서비스 보고서의 93% 이상을 받아들였다. 그만큼 정확도가 높다는 얘기다.

2016년 11월 설립된 쓰리빌리언은 초기에 미국에서 희귀질환 가능성을 알 수 있는 DTC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DTC 방식의 질병 유전자 검사는 하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진단이 아닌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식의 서비스였다. 하지만 여전히 법률적인 부담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사람들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아닌 질병에 걸렸는지 아닌지 진단해주는 서비스를 원했다. 결국 쓰리빌리언은 올해 의료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금과 같은 사업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 전산생물학을 전공한 금창원 대표는 유전체(genome) 자체를 빅데이터라고 표현했다. 자연스럽게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고,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유전자분석 기업 마크로젠에서 임상유전학 팀을 이끌며 유전 진단과 관련된 여러 제품을 개발했고,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2016년 마크로젠에서 스핀오프해 쓰리빌리언을 차렸다.

금창원 대표는 사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데이터를 꼽았다.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에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초보 개발사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AI 만들 수 있다”라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데이터가 더더욱 중요하다. 적은 데이터로도 더미 데이터를 생성해 강화학습을 적용할 수 있는 다른 분야와 달리 의료는 잘못된 데이터가 섞이면 안 된다. 의료 분야 AI 학습에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 금창원 대표는 의료 분야 AI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 대표는 “의료 쪽에서는 사람들이 돈 몇 푼 아끼자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2등 제품을 쓰지 않기 때문에 패스트팔로어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라며, “데이터를 빠르게 쌓고 경쟁력을 갖춰 1등 회사가 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 플랫폼이 목표

이를 위해 쓰리빌리언은 전략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는 인종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쌓는 게 쓰리빌리언의 목표다. 이를 통해 빠르게 규모를 키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아시아는 전세계 희귀질환 환자의 70%가 몰려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금 대표는 “5만 건 정도의 데이터를 3년 안에 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전자 데이터는 한 사람에게서 10GB~300GB의 데이터가 생산된다. 쓰리빌리언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 클라우드를 통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쉽게 저장·관리하고 분석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금 대표는 큰 데이터 센터 없이 서비스 규모에 맞게 자원을 활용하고 다양한 국가에 서비스하기 쉽다는 점을 이점으로 꼽았다.

금창원 대표는 현재 희귀질환 진단 서비스를 바탕으로 추후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 현재 서비스를 통해 모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한 유전변이 DB를 쌓아 제약회사들이 특정 물질이 특정 질병에 대한 약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별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금 대표는 “우선 세계적인 경쟁력 쌓는 데까지 집중할 계획”이라며, “경쟁력이 쌓였다고 판단하면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약 개발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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