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나만...?

택시합승이냐, 동승이냐…‘반반택시’ 엇갈린 해석

2019.05.14

국토교통부가 코나투스의 택시동승 중개 앱 ‘반반택시’에 제동을 걸었다. 택시동승이 아니라 현행법상 불법인 택시합승 서비스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승과 합승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3차 ICT(정보통신기술) 규제 샌드박스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상정된 5개 안건 중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 2개 안건은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보류된 안건에는 지난 2월 코나투스가 실증특례를 신청한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가 포함됐다.

실증특례는 규제와 법령이 모호·불합리하거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실증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규제 적용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코나투스의 반반택시는 이동경로가 유사한 승객들이 자발적으로 택시동승을 요청하면 앱 기반으로 이를 중개해주는 서비스다. 반경 1km 이내에 있는 승객들의 이동 구간이 70% 이상 겹칠 때 두 사람을 연결해준다. 동성끼리만 동승이 가능하고, 목적지로 가는 도중 합승은 지원되지 않는다. 범죄 위험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다. 운임은 택시 이용 시보다 저렴하다. 정산은 앱을 통해 이루어진다.

‘호출료’ 인상 요구했더니…

코나투스는 ‘호출료’에 걸린 규제 빗장을 풀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 문을 두드렸다. 서울시 호출료는 주간(04-24시) 2천원, 야간(00-04시) 3천원이다. 카카오T 택시와 같은 단일승객 호출 플랫폼에 적용되는 사항이다.

반반택시는 승객 2명을 연결해 태운다. 그래도 호출료는 3천원만 적용된다. 택시요금체계를 정하는 건 서울시 소관이다. 다만 조례에 따라 호출료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공청회 등 각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간도 그만큼 오래 소요된다. 코나투스는 플랫폼 특성에 맞게 이동 수요가 높은 심야 시간대(22시-04시)에 한해 반반택시에 호출료 6천원 시범 적용을 허용해달라는 입장이다.

호출료 상당수는 택시기사의 몫이다. 코나투스는 단거리 운행을 꺼리는 택시기사에게 호출료 5천원 가량을 인센티브 개념으로 지급, 플랫폼 참여를 독려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최근 택시보다 요금이 높은 모빌리티 서비스만 출시되고 있다. 반반택시는 기존 택시요금보다 저렴한 새로운 선택지”라며 “택시기사에게는 동승을 한다고 해서 이익을 얻을 것이 없다. 그래서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심의위는 호출료 대신 다른 데 초점을 맞췄다. 반반택시 서비스는 동승이 아니라 합승에 가깝다는 것이다. 정부위원들은 현행법상 택시합승이 금지되고 있다는 점, 승객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모르는 사람과 택시를 타고 가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부분을 우려했다”라고 말했다.

김기동 대표는 “그 부분으로 논의가 확대되는 것이 안타깝다. 이미 3월 서울시로부터 호출료(2천원) 정식승인을 받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택시합승 혹은 택시동승, 아리송한 국토부 판단

택시합승과 택시동승은 구분된다. 전자는 불법이고 후자는 합법이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택시기사가 여객을 합승하도록 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과거 ▲택시기사의 합승 강요 ▲요금 분할 과정에서의 분쟁 ▲택시기사와 승객 간 공모한 강력범죄 등 택시합승으로 인한 각종 사회 문제가 발생하면서 1982년 택시합승은 법으로 금지됐다.

승차거부는 불법이다. 하지만 심야 시간대 번화가에서는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단거리 승객은 택시잡기가 쉽지 않다. 길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승객끼리 방향이 비슷할 경우, 자발적으로 합승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가 택시동승에 해당한다. 지난 2015년 국토부는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해 택시동승제를 도입하려는 서울시에 “시민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택시를 함께 이용하는 것은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단거리 승차거부지만, 추가요금을 얹어 승차거부 없이 바로배차해주는 운송 서비스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야 시간에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이동할 방법은 거의 없다. 유일한 선택지가 카풀(승차공유)이었다. 카풀은 택시 반발에 가로막혀 동력을 잃은 지 오래다.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이다.

쟁점은 반반택시의 정체성이다. 국토부는 반반택시를 합승 서비스로 본다. 이번 심의위에 참여한 국토부 관계자는 “신청기업은 동승이라지만, 우리가 볼 땐 합승”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가 사전에 콜에 대해 수락한다는 자체가 사람들을 합승 형태로 태우겠다는 거다. (합승) 행위를 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것”이라며 “그로 인해서 미터기 요금 외에 추가적인 수익, 호출료가 있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토부 관계자는 “업체가 주장하는 내용대로 자발적인 동승이라면 기사에게 추가 인센티브가 없어야 한다”라며 “(합승) 계획이 없는 게 아니고 (합승에 따른) 이익이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합승이라고 봤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하지만 법령에는 ‘여객을 합승하도록 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을 뿐, 합승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승차거부는 불법이지만 요즘은 다 앱으로 택시를 부른다. 앱으로 목적지를 보고 승차거부하는 건 안 잡히지 않나”라며 “앱을 이용한 승차거부도 합승도 옛날에 만들어진 법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기업이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하는 이유는 서비스가 위법이고 불법이고 불명확해서다”라며 “그런 서비스에 대해 테스트를 해볼 기회를 주는 건데 합승이 불법이라 (반반택시가) 안 된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판단 기준도 다소 모호하다. 지난해 국토부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택시를 호출한 승객의 동승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이는 현행법상 합승이 아닌 동승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택시 입장에서는 수익적인 면에서 이득이 크지 않으므로 동승 시 요금을 더 걷어 기사에게 추가 수익을 보장하는 아이디어도 당시 언급됐지만, 국토부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 (일본 택시업계 합승 서비스를 언급한 직후) 지난해 우버가 내어놓았던 익스프레스 풀과 같은 방식으로 택시를 호출한 승객들의 탑승지점과 하차위치를 파악해서 승객들의 동승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국내에 있다면, 혹시 문제될 것 같습니까?

김재정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 현행법상 택시합승은 불법이지만 방금 말한 것은 합승이 아니라 동승이라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현행법상 가능합니다.

박재호 의원 : 물론 택시입장에서는 4명 승객을 태우기보다 1명씩 네 번을 태우는 게 수익적인 면에서 이득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택시요금 외에도 동승에 따른 서비스 요금을 승객에게 조금씩 더 걷어 기사들에게 지급하면 이야기가 또 달라질 수 있겠죠. 그렇죠?

김재정 국토부 기조실장 : 네.

우버 익스프레스 풀은 우버의 합승 서비스다. 다수 승객이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이들 중 경로가 비슷한 이들을 모아 함께 태운다. 승객이 픽업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대신 요금은 우버 풀보다도 저렴하다. 우버 익스프레스 풀과 반반택시는 다른 서비스이긴 하지만, ‘택시를 호출한 승객들의 탑승지점과 하차위치를 파악해 승객들의 동승을 지원하는 서비스’라는 표현만 두고 보면 반반택시와 유사해 보인다.

그럼에도 국토부에 따르면 우버 익스프레스 풀은 동승 서비스고 반반택시는 합승 서비스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해석이 가능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택시합승을 과거처럼 생각하는 국민도 많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신청한 내용이 외부에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안건이 보류됐다는 것만 보고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사회적으로 합승에 대한 오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합승은 국민의 사회적 합의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일단 (반반택시가) 합승인지, 동승인지부터 검토해보겠다. 종합적으로는 규제샌드박스 취지에 맞춰야 하겠지만 이용자들의 문제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라며 “단순히 규제샌드박스 임시허용이나 실증특례로 고려할 게 아니라 전면적인 합승 허용 여부를 봐야 할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심의위에 상정된 안건 중에는 벅시·타고솔루션즈가 신청한 대형 택시와 6-10인승 렌터카를 이용한 공항·광역 합승 서비스(실증특례)도 있었다. 여객자동차법상 금지된 택시의 다중운송계약, 즉 합승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이 담겨 있었다. 국토부 측은 코나투스의 동승과 더불어 벅시·타고솔루션즈의 합승 서비스도 같은 맥락에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에 보류된 코나투스, 벅시·타고솔루션즈 등 모빌리티 기업의 실증특례 안건은 추후 관계부처 간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재상정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