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마녀의 Q] 메가존 뼈케터.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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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고객을 알고,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아는 것, 즉 서로 알아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서로의 반응을 살피며 맞춰 나가는 거죠. 그리고 그 조화를 맞추는 걸 마케터가 하는 거고요.”

짧은 커트가 제법 잘 어울리는 시크한 모습의 그녀가 말합니다.  마치 적합한 단어를 사전에서 고르듯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골라 내뱉는 그녀의 말에 한껏 고개를 끄덕였지요.  고객과 기업이 서로 반응하며 적응해 나가는 것이라…… 그녀에게 마케팅이란 그런 거구나 생각하니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어요.

봄날이라 하기엔 햇살이 몹시도 강렬했던 지난 금요일 오후, 역삼동에 위치한 클라우드 전문 기업 메가존에서 신규 사업 부문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황신애 차장을 만나 이야기를 더 들어 보았어요.  그녀의 B2B 마케팅 스토리는 그 날 오후의 햇살보다 더 강렬했습니다.

#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 저는 메가존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 B2B 마케팅을 처음 시작하는 황신애입니다.

단정한 모습만큼이나 깔끔한(?) 답변에 마녀가 부탁 하나를 했어요.

# 자신을 한 줄로 정의해 본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 황신애는 [ 적응형 마케터 ] (이)다.

설명을 조금 하자면, 예전에 B2C 분야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할 때 한 고객사의 CMO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는 태어날 때 마케터로 태어나는 거라고. 아기들이 울면서 태어나잖아요. 운다는 것은 뭔가를 표현하고 요구한다는 건데, 그 자체가 마케팅이라고요. 그래서 어른들은 아기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뭔가를 해주잖아요. 그리곤 아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다시 살펴보고,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반응하면서 적응해 나가는 거라는 얘기를 듣고 무척이나 공감을 했었죠.

고객과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고객을 알고,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아는 것, 즉 서로 알아가는 것이 마케팅이라 생각해요. 서로의 반응을 살피며 맞춰 나가는 거죠. 그리고 그 조화를 맞추는 걸 마케터가 하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고객과 기업의 반응을 살피며 그에 맞는 조화를 이끌어 내는 ‘적응형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 사진 = 메가존 황신애 차장

# 마케터라는 직업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떠세요?
– 제가 만나본 마케터들은 모두 재미있게 일을 하는 것 같았어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그래서 그런지 마케팅이란 일이 재미가 있는 거 같아요. 어떤 분야나 주제와 상관없이 말이죠. 각자 포인트는 다르겠지만, 마케터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회사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회사는 음……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요?(웃음)

# 회사에서 별명이 있나요?
– 네, 황고집이라고 동료분들이 종종 얘기를 하세요. 일을 끝까지 챙기고 물고 늘어지는 편인데, 이게 업무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주는 바탕이 될 때가 많거든요. 한 번은 고객사의 온라인 마케팅 프로젝트를 완료했는데, 그 이후에 고객사가 어떻게 후속 업무를 해나갈지 궁금한거에요. 그래서 계속 고객과 프로젝트 이후의 업무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니 오프라인 프로젝트까지 계약을 하게 되었죠. 프로젝트 완료 후에도 고객 사후 관리를 나름 열심히 한 셈인데, 새로운 매출 기회까지 얻게 되어 보람 있었어요.

하지만 때로는 이런 고집스런 제 일 처리가 동료들을 피곤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일을 만드는 거잖아요(하하하). 그래서 요즘은 적절히 조절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B2C 마케팅 경험이 있으신데, 어떻게 B2B 마케팅을 하시게 되었나요?
– 처음 직장 생활은 웹디자인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주로 화장품, 식품, 뷰티 쪽 분야의 광고 AE와 서비스 기획을 거쳐 지금의 B2B 마케팅을 하게 되었는데요. 20년 업무 경력에 초보 B2B 마케터가 되었지만, 본질적으로 바뀐 건 없어요. 저는 처음부터 고객과 상호 작용하는 마케팅을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 확장에 따라 고른 영역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거라 봐요. 단지 B2B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은 것뿐,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무 생각 없이 와서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요. 하하하(오~ 멋짐 폭발. 마녀는 홀딱 반했어요!)

# 그럼 B2C와 B2B 마케팅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보시나요?
–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고객이 바뀌었으니까요. B2C에서는 고객의 니즈(needs)나 원츠(wants)가 개인적인 영역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B2B는 고객을 바라보는 시점이 좀 더 크게 확장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B2B 고객은 구매 담당자 개인, 구매 담당자가 속한 기업, 그 기업이 비즈니스 대상으로 삼는 최종 사용자까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도 완전히 파악했다고는 할 수 없고, 여전히 알아가는 중이지요.

#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 특별히 하는 활동이 있으시다면?
– 처음에는 막연하게 ‘고객은 이럴 것이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직접 영업 담당자들을 따라가서 고객을 만나보고 있어요. 영업 담당자들은 고객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고객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생생하게 보고 듣고 나니, 우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들기도 하고, 영업 부서와 협업할 부분들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죠.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 현재 제가 속해 있는 부문에서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존속/기능 제품) 단위의 제품 및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고 있어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다시 제품에 반영하며 애자일하게 움직이려 하고 있지요. 이런 과정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으면 고객에게 검증을 받은 것 같고, 소위 ‘우리 제품이 시장에 먹히겠구나’하는 자신감이 드는 거죠. 다음 활동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가이드가 잡히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영업 담당자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업 메시지를 개발하고, 최종 완성 제품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 중에 고객에게 공감을 일으킬만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겠다는 새로운 자극도 받게 되더라고요. B2C에 비해 고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기 어려운 B2B에서 고객을 만나는 일은 B2B 마케터에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 황신애 ‘마케터의 책상’

# 아직 B2B 마케팅 분야에서는 초보라고 하셨는데 벌써 많은 것을 깨달으신 것 같아요. 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나 또는 재미있는 점이 있을까요?
– 아직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진짜 초보에요.(웃음) 말만 그렇지 거의 제가 해야 할 미션에 가까운 일들이라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B2B 마케팅을 하면서 재미있는 점은 사용자 환경 이면에 있는 인프라에 대해 알게 된 거였어요. 소비재 마케팅을 할 때는 디지털 기기나 비즈니스를 하면서 최종 소비자의 사용 환경에 대해서만 고민했지, 최적의 디지털 사용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인프라가 필요하고 어떻게 구축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지금은 기업의 성공 사례 이면에 어떤 기술들이 바탕이 되었는지 알게 되면서 IT적인 시야가 많이 트인 것 같아요.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서요. 어려운 점은 역시 용어와 개념의 차이인 것 같아요. ‘고객’이라는 의미가 세분화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기술 용어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 현재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 활동은 무엇인가요?
– 제가 속한 사업부에 새로운 제품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현재 출시된 제품들의 기본적인 전략부터 영업 자료들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제품 마케팅 빌딩이 큰 미션 중 하나에요. 이 부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최근 B2B 마케팅의 트렌드 또는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성장에 대한 비밀을 계속 파헤치는 그로스 해킹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B2B 분야에서 그로스 해킹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공부 중인데요. 다른 기업의 성장 비밀도 중요하겠지만, 저는 우리 제품의 성장 포인트는 어디에 있는지 계속 파헤쳐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시도로 우리 제품의 성장 포인트를 계속 발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고, 거기서 성장 포인트를 볼 줄 아는 눈을 키워 목표 시장에서 성공을 이루어내고 싶어요.

# 앞으로 메가존에서 하고 싶은 마케팅 활동이 있으시다면?
– 앞서 말씀 드린 그로스 해킹과 연결된 활동이라 할 수 있겠네요.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 사례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사용자의 방문 장소를 기록하는 체크인 기능과 함께 사진을 올리고, 스케줄 정보, 게임 등의 다양한 기능을 넣은 ‘버븐(Burbn)’이라는 모바일 앱으로 시작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고 해요. 사진 기능은 옵션으로 있던 거였죠. 이후 다른 기능들은 모두 삭제하고 사용자가 가장 활발히 반응을 보였던 사진과 필터 기능에만 집중하면서 지금의 세계적인 인스타그램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해요. 다른 제품들과 비교하며 성장 포인트를 찾아낸 것이 아니라, 자체 앱 사용자들의 반응을 철저히 살펴 과감하게 다른 기능들을 포기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은 사진이라는 본질을 찾아내 집중했던 결단력이 그들의 성장 비밀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메가존의 제품 안에서 성장 포인트를 계속해서 찾아내고 이를 콘텐츠로 만들어 브랜딩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고객의 소리가 담긴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다고나 할까요? B2B에서도 B2C 못지 않은 소구점이 분명한 브랜딩 사례를 만들어 내고 싶은 게 현재 바람입니다.

# 마지막으로 모든 ‘미생’들을 위한 질문을 하나 드려 볼게요. 오랜 직장 생활을 하시면서 느끼셨던 것 중에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 어려운 질문이네요. 예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히딩크 같은 리더형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기 성과만을 중시하고 내세우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죠. 팀원들의 경우에는 모두 포용력 있는 리더로 성장시키고 싶었지요. 그땐 그게 조직이나 개인에게 모두 맞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감독이 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박지성 선수처럼 전천후 역할을 소화하는 훌륭한 선수도 있고, 손흥민 선수처럼 실력이 뛰어난 공격수도 있고, 미드필더나 수비수로 그 역할 베이스가 다 다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리더가 되라고 할 수는 없는 거였죠. 지금은 각자의 역할에서 좋은 역량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 황신애 ‘마케터의 물건’

인터뷰를 마치면서 두 가지 제안을 했어요. 하나는 현재 자신을 표현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건을 보여달라고 했지요. 황신애 차장은 자신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물건이 2개 있다며 회사 사원 출입증과 핸드크림을 보여주었어요. 두 물건에 대한 의미는 설명을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지요. 마지막은 끝 인사를 ‘황신애’ 삼행시로 해달라는 거였어요. 마녀는 다짜고짜 외쳤죠!

황! (지금까지) 황 신애였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 마케팅을 맡고 있습니다.
신!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애! 애정 어린 관심 부탁 드립니다!

끝까지 회사 얘기를 놓치지 않던 황신애 차장. 기-승-전-회사 제품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던 그녀를 보면서 뼛속까지 마케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그녀를 ‘뼈케터’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죠. 오랫동안 그녀가 고집스럽게 고객과 회사를 잇는 B2B 마케터로 남기를 바라며, 그녀의 새로운 도전을 격렬하게 응원합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P.S. 앞으로도 친절한 마녀는 B2B분야의 멋진 마케터들을 찾아 그들의 마케팅 이야기를 꾸준히 경청하고, 공감하며, 공유해 나가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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