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로’ 업그레이드한 ‘S-택시’, 뭐가 다른가

S택시, 이번에도 당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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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서울시의 서울택시승차앱 S-Taxi(이하 S택시)가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승객이 주변에 있는 ‘빈차’를 직접 골라 호출할 수 있다. 서울시는 S택시를 통해 시민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앞서 10억을 투입하고도 시민과 택시기사 양쪽으로부터 외면 받았던 ‘지브로’의 전철을 밟을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S택시를 내놓는 이유는 택시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길거리 승차거부는 불법이다. 그러나 택시 호출 앱이 등장하면서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우는 ‘디지털 승차거부’가 생겨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길거리에서 택시 승차거부가 위법사항인 것처럼 택시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플랫폼과 택시기사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데, 택시 문화의 중심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앱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S택시 이용방법은 기존 택시호출 앱과는 다르다. 카카오T 택시나 티맵택시는 택시 호출 시 플랫폼사가 인근 택시를 찾아 ‘콜’을 보낸다. 택시기사는 목적지를 보고 수락 여부를 결정한다. 선택권은 택시기사에게 있다. S택시는 승객 근방 최대 1km에 있는 택시를 최대 20대까지 보여준다. 자신과 방향이 맞는 차를 택하면 배차가 이루어진다. 서울시는 이를 ‘지정배차’라 부른다. 배차를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택시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이미 택시에 설치돼 있는 한국스마트카드 단말기(택시결제기)를 통해 서비스된다는 점도 다르다. 택시기사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앱을 내려 받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S택시는 별도 설치 작업없이 이용동의만 거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시민의 선택지를 넓혀 이용편의를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브로의 날카로운 추억

새로 출시되는 앱이지만 기시감이 느껴진다. 지난 2017년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는 약 1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목적지 미표시 택시호출 앱 ‘지브로’를 개발했다. 지브로는 택시기사와 승객 양측으로부터 모두 외면 받았다. 서울시는 올해 초부터 지브로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S택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조선> 보도에 따르면 S택시 개발에는 약 3천만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지브로에서 기능을 덜어내고, 앱을 단순화하고, 내비게이션과 연결되는 기능도 넣었다. 아직은 안정화가 필요한 단계”라며 “물론 카카오 등 다른 민간 앱보다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인앱 결제는 바우처 택시 등을 지원하기 위해 하반기에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브로와는 차이가 있어요. 그땐 조합과 협의없이 티머니(한국스마트카드)하고만 진행한 겁니다. 이번에는 택시조합과 함께했고 공감대도 형성했습니다.”

운영은 한국스마트카드가 도맡는다. 서울시는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개인택시 휴무, 법인택시 교대 등 승객을 태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시 이를 유형화해 운영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이 택시라는 직업 자체에 위협을 많이 느끼고 있다. 사업자가 택시 사업의 미래를 직접 그려나가야 한다”라며 “택시조합과 티머니의 협력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고 우리는 안정화까지 도움을 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지브로는 실패가 예견돼 있었다. 택시기사가 ‘카카오 콜’을 두고 굳이 목적지를 가린 콜을 받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S택시는 택시기사에게 ‘당근’을 줄 수 있을까. 서울시 설명을 보면 이번에도 ‘당근’은 없다. 시범운영기간 동안에는 기사에게 인센티브나 페널티가 주어지지 않는다. 승객에게도 콜비를 요구하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콜비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법인이나 노조 쪽에서는 낮에는 콜비가 필요 없다고 말한다”라며 “저녁에 승객이 많은 시간에는 길거리 승객을 포기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콜비가 필요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시민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도 있지만, 서울시는 강제성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강제로 참여하게 할 경우, 앱 이용 승객과 택시기사가 갈등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양 조합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해주고 있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사실 1만명 이상만 한다고 해도 지장이 없다”라며 “타다도 1천대로 수많은 콜을 커버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업계와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시범운영기간 모니터링 자료를 시민위원회에 제공하고,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민과 운수종사자 모두를 위한 방법을 고안하고자 한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으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현장의 의견은 엇갈린다. 목적지를 모른 채로 ‘강제배차’된다는 점 때문에 반발하는 택시기사도 있는 반면 ‘타다’에 대항하기 위해 동참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택시기사의 잇따른 분신사망으로 택시업계 내부에서도 자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진 까닭이다.

창천동에서 만난 택시기사 ㅊ씨는 “문자가 오긴 왔는데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충전소에 가서 물어보려고 한다”라며 “‘타다’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너무 커서 이런 (시도를) 주변 개인택시들은 아주 좋아한다. 공차로 다니는 것보단 낫다. 그런데 차를 유턴할 데가 없을 때 반대방향이 배차되면 난처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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