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 반박할 자료 뚜렷지 않아 우려”

게임업계 출신 김병관 의원, "게임이용장애 문제 대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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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장애에 대한 반대 자료 뚜렷하지 않다.”

WHO의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 분류 결정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반대 논리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임 업계 출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계가 게임 중독이 아닌 게임이용장애로 대상을 전환하면서 이에 대한 대처가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6월3일 ‘2019 굿인터넷클럽 4차 행사’를 열고 ‘격동하는 게임시장, 봄날은 오는가’를 주제로 논의했다. 이날 패널토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진욱 스포츠서울 기자,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등이 참여하고,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이 진행을 맡았다.

| (왼쪽부터)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김병관 의원,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김진욱 스포츠서울 기자

한게임을 거쳐 웹젠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등을 맡았던 김병관 의원은 “의학계는 게임 자체가 중독 물질이 아니고 게임을 이용하는 데 있어 장애가 발생하는 부분이라고 얘기한다”라며 “과거에 ‘게임 중독이냐, 아니냐’를 갖고 토론했었는데 갑자기 의료계에서 게임이용장애라고 규정하면서 반박할 자료가 뚜렷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는 게임 중독을 놓고 금단증상 등 물질 중독의 특징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중독 물질로 볼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하지만 WHO가 규정한 게임이용장애는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 자체가 아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게임 행위 패턴을 문제 삼는다. ICD-11 질병 코드 ‘6C51’에 따르면, 게임 장애는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확대하는 게임 행위의 패턴”이다.

김병관 의원은 이에 대해 반박할 근거 자료가 뚜렷하지 않아 대처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전에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그중 제일 약한 고리인 게임이 타게팅되어 이슈가 불거졌는데 이번 게임이용장애 경우도 마찬가지로 2014년에 ICD-11 논의 중 디지털기기 과다사용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돼 게임질병으로 이어졌다”라며 “질병화하는 순간 의료계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고만 생각될 수 있어 우려스럽고 의료계, 산업계뿐만 아니라 교육·문화계 등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서만 게임계 미칠 수 있는 피해, 산업적 영향,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며 “게임을 문화예술의 한 범주로 넣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병관 의원은 2017년 게임을 법적으로 문화예술에 포함하는 내용의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정의준 교수는 “이번 (WHO) 결정에서 4가지 기준을 두고 측정한다고 하는데, 공통적인 측정방법에 대한 언급이 없음에도 측정 결과를 중독이라고 결론짓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 5년여간 2천명의 청소년을 추적 조사한 결과 게임 이용 시간보다 자기통제력이 문제”라고 말하며, “여기에는 학업 스트레스, 가정환경 등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게임을 없앤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매체로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에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적인 접근과 더 많은 이용자 연구 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성호 사무총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박 사무총장은 “이번 일은 게임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작용한 결과”라며 “우리 사회가 학습이나 효율성 면에서 대척점에 놓인 것을 이처럼 마녀사냥식의 사회적 투사를 한다면 게임 이외 우리가 누리는 모든 콘텐츠가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곽성환 팀장은 “특정 행동을 병으로 진단하고 아픈 사람을 만들기보다는, 치료에 방점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게임문화 가족캠프’ 등 문화행사 등을 적극 추진하며 노력하겠다”라며 “현재 전국에 5개의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가 운영 중으로, 향후 추가로 3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는 “의학적 물질작용이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 나쁜 것이라고 낙인찍어놓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질병코드가 필요하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라며 “게임은 나쁜 것이라고 낙인찍힐 때까지 업계 및 관계자들은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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