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프리미엄, 석 달째 출시 계획만

택시는 외치고 있다. "누가 허락한 상생•협력인가, 타다 프리미엄 서울시 인가 결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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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4일 타다 운영사 브이씨앤씨(VCNC)가 서울시와 고급택시 업무협약 체결을 완료했다.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출시할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VCNC는 고급택시기사만 확보하면 타다 프리미엄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VCNC는 이달 안으로 타다 프리미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전망은 어둡다. 타다 프리미엄에 지원한 택시기사가 새롭게 고급택시 면허로 전환하려는 경우, ‘택시조합’을 통해서만 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데 서울시개인택시운송조합(이하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오는 19일부터 타다 퇴출을 위한 ‘전국 순례 투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타다 프리미엄이 출시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다 프리미엄 왜 하려고 하나

VCNC가 올해 2월 발표한 준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은 배기량 2800CC 이상의 ‘고급택시’를 타다 앱에서 호출하는 서비스다. 고급택시 면허가 있는 운전자만 차량을 몰 수 있어, 여러 인력업체를 통해 드라이버를 공급 받아 운영하는 ‘타다 베이직’과는 차이가 있다.

타다 베이직은 카니발을 직접 구입해 운영해야 하고, 각종 비용 부담이 커 수익을 내기 어렵다. 타다 프리미엄처럼 택시가 직접 참여할 경우 VCNC는 수수료로 돈을 벌 수 있다. 또 인력업체를 통해 기사를 임시 고용하는 타다 베이직은 노동법상 논란의 여지가 존재한다. VCNC 입장에서는 타다 프리미엄이 여러모로 유리한 사업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VCNC가 애초 출시하려던 4월보다 훨씬 이른 2월에 타다 프리미엄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것도, ‘택시와의 상생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VCNC는 고급택시보다 저렴한, 모범택시 수준으로 타다 프리미엄 요금을 설계했다. 정기이용 또는 주간이용 시에는 요금을 할인하는 하방 탄력요금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VCNC의 고급택시 시장 진출을 계기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고급택시 운영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

타다 프리미엄을 준비하는 VCNC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 블랙), 우버(우버 블랙) 등 ‘택시호출중개사업자’는 서울시와 운영협약을 맺고, 고급택시 운영지침에 따라야 한다. VCNC는 4월께 타다 프리미엄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고급택시 운영지침을 개정하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치면서 일정이 늦어졌다.

지난 11일 오보 소동은 여기서 비롯됐다. VCNC는 기자들에게 “서울시 택시 인가를 완료했다”라고 밝혔으나, 서울시는 고급택시 호출중개사업자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운영지침을 개정한 것뿐, 타다 프리미엄에 ‘인가’를 내어준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인가는 택시사업자들이 받는 것이다. 다음날 저녁 VCNC는 성급한 발표로 혼란을 줬다며 기자들에게 사과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VCNC는 14일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정식으로 체결했다.

타다 인가에 쏠린 관심…합법이냐 불법이냐

VCNC가 설레발을 친 데는 이유가 있다. VCNC가 운영 중인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의 합법성 여부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 관계자들은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택시면허가 없는 이들이 운전대를 잡고 ‘유사택시’를 운전하는 타다 베이직은 불법 서비스라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VCNC는 자신감이 넘쳤다. 같은달 VCNC는 기자들에게 자료를 배포하고 “서울시에 접수된 ‘타다 허가여부’에 대한 민원 문의에 서울시 공식 답변 내용은 타다가 합법적 서비스라고 인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당시 서울시는 120민원을 통해 “타다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합법적 서비스로 판단하였으며, 법적해석 주관부서인 국토교통부에서 판단한 사항에 대해 우리 시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 어려움을 알려드린다”라고 안내했다. 이에 언론은 타다에 대해 국토부와 서울시가 인증한 ‘합법 서비스’라고 설명해왔다.

지난달 상황이 급변했다. 국토부는 타다에 유권해석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밝히며 사법부 판단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도 “운전기사의 알선은 가능하나 타다의 합법 여부는 국토부 유권해석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여러 명이 민원에 답변하다보니 착오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합법성을 강조해왔던 VCNC는 크게 당황했다. 정식 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의 인가를 두고 성급한 발표를 했던 이유다.

타다의 합법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타다의 ‘법률자문’을 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타다 서비스가 기로에 서있다는 보도가 연달아 나왔다. 서울시는 행정 처리에 참고하기 위해 법률자문을 구한 거라 설명했다.

김기용 서울시 택시면허팀장은 “업무상 기준이 필요해 자문을 구한 것이다. 위법한 부분이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타다를) 처벌할 권한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제주특별자치도에 행정처분 권한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검토 결과를 받았는데 타다가 위법이라고 나왔다고 해도 처분이 어렵고요, 제주도에 처분을 하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제주도에서도 민감한 사안이니까 나름대로 법률자문을 또 거치지 않겠습니까? 국토부는 사법부가 판단할 때까지 유권해석을 안 하겠다고 하고요. 사법부 판단이 가장 중요한 겁니다.”

칼자루는 사법부가 쥐고 있다. 그렇다면 타다 베이직이 불법으로 판단될 경우, 타다 프리미엄에도 파장을 미치게 될까. 김기용 택시면허팀장은 “하나가 불법이라 해도 다른 게 불법인가, 그건 아니지 않나. 타다는 카카오 같은 호출 서비스일 뿐이다”라며 “만약 타다 베이직이 잘못된 서비스라 해도 타다 프리미엄이 잘못되는 건 아니다”이라고 말했다.

‘타다 프리미엄’ 몰고 싶으면 ‘문지기’ 택시조합 거쳐야

타다는 불법인가, 아닌가. 정부・지자체, 사법부 판단도 중요하지만 택시업계의 ‘체감’도 중요하다. 택시종사자들은 이미 타다를 불법으로 낙인을 찍었다.

지난달 15일 ‘타다 반대’ 투쟁을 하던 택시기사가 분신 사망하고, VCNC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가 택시 측에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고 발언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가입원 5만여명에게 택시 생존권을 위해서는 타다의 사업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공지를 보내고, 서울시에도 불법의 온상인 VCNC의 타다 프리미엄 인가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VCNC가 택시와 대립각을 세워 득 볼 일은 없다. 타다 프리미엄은 택시기사가 운전대를 잡는다. 고로 택시기사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성장할 수 있다. 타다 프리미엄 택시기사들이 서울시 인가를 받을 때도 택시업계의 도움이 필요하다.

중형 또는 모범택시사업자가 타다 프리미엄으로 고급택시 영업을 하려면 서울시에서 면허전환 인가를 받고 호출 중개사 가입 확인, 운임·요금 변경 등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 고급택시 운영지침’에 따르면 면허 전환을 희망하는 사업자는 우선 택시조합에 사업계획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법인택시 사업자는 법인택시 조합에, 개인택시 사업자는 개인택시 조합에 신청서를 낸다. 조합은 신청서를 검토해 택시기사의 자격요건을 확인하고 서울시에 서류를 제출한다. 택시조합이 고급택시 면허 ‘문지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 VCNC는 타다 프리미엄이 택시와 상생하고 협력하는 모델이라 말하고 있으나, 택시 측은 반발하고 있다. 실제 ‘길거리 반응’도 험악하다. 지난주 기자는 서울역 부근 택시기사들을 취재하며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생각을 물었으나, 답변 대신 욕설과 고함만 들었다. 개인택시기사들이 타다와 쏘카 이재웅 대표에게 품은 반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보도에 따르면 VCNC는 10일 택시조합을 거치지 않고 서울시에 중형택시기사 11명의 고급택시 면허 전환 신청서를 접수했으나, 모두 반려됐다. 절차를 건너뛰고 택시 인가를 받는 ‘꼼수’를 시도했다 실패한 것이다. VCNC 관계자는 “빠르게 일을 처리하려고 하다가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오영진 홍보부장은 “택시 면허를 전환하기 전 신청자를 검토하는 일은 택시조합이 대행하고 있다. VCNC처럼 절차를 안 따르고 서울시에 바로 신청을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오영진 홍보부장은 “타다가 타다 프리미엄을 한다고 했을 때 우리도 ‘이 사람들이 우리 조합으로 신청서를 가지고 오겠구나,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아직 접수 받은 것은 없지만 신청을 하러 오면 법 테두리 안에서 고민해볼 것”이라며 “다만 ‘렌터카 불법 택시’를 운영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 조합원이 (타다에) 신청을 하겠나, 아마 신청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택시를 관리하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타다 프리미엄과 관련해 면허 전환 신청을 접수한 사례가 있는지 묻자, 조합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라 대답해주기 어렵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난 10일 이재웅 쏘카 대표는 서울개인택시조합을 직접 방문해, 타다 베이직에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모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진 홍보부장은 “일반인이 택시처럼 영업하는 지금의 타다(베이직을) 불법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 서비스에 동참하는 방식은 (수용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철희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타다는 택시와 함께하겠다고 하지만 (손을) 잡으면 렌터카, 수천수만 대를 자유롭게 하는 길이 열린다. 타다는 그 모델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다”라며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으면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

|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도 법인택시가 타다 프리미엄과 관련해 면허 전환 신청을 접수한 사례가 있는지 물었으나, 조합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라 대답해주기 어렵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VCNC가 타다 프리미엄을 바로 내놓을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 고급택시 면허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이들을 확보하면 된다. 서울시 박병성 택시정책팀장은 “택시만 있으면 (타다 프리미엄은) 무조건 출시할 수 있다. 고급택시기사가 오면 지금 당장이라도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라며 “서울시에서 운영되는 고급택시가 492대인데, 이들을 자기 쪽으로 끌어와서 요금신고만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타다 프리미엄을 신청한 고급택시기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택시보다 법인택시 쪽에서 호응을 보이고 있다지만, VCNC는 전반적으로 택시기사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택시업계에 조성된 분위기를 고려할 때 택시기사가 타다 프리미엄에 흔쾌히 참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택시, 타다에 본격적인 선전포고

지난 11일 개인택시운송사업자 16만여명이 가입한 전국개인택시연합회는 박재욱 VCNC 대표와 이재웅 쏘카 대표를 여객법 위반, 파견근로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첫 번째 고발 건에 대해 검찰이 답을 내리지 않자, 다시 고발에 나선 것이다.

택시업계는 타다 퇴출을 위해 뭉치고 있다. 19일부터 서울개인택시조합은 타다 퇴출을 위한 ‘전국 순례 투쟁’을 시작한다.

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타다’를 시작으로 공유경제로 포장된 불법 유상운송행위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라면서 “단합된 5만 서울개인택시와 20만 택시가족의 역량으로 정부의 규제와 무관심속에 기울어진 택시산업을 되살리고 타다를 반드시 퇴출시키겠다”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택시조합이 타다 프리미엄을 하겠다고 나선 택시기사들을 서울시로 선뜻 올려 보낼 수 있을까. VCNC는 이달 안에 출시하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VCNC 계획대로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타다 앞에 안개가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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