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T맵주차’를 내놓은 이유

"시장의 파이를 키우자는 측면에서 (주차 시장에) 진출했다."

가 +
가 -

SK텔레콤이 ‘T맵주차’로 주차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주차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추후 주차장을 5G 시대 모빌리티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관련 업계는 SK텔레콤의 진출로 주차 솔루션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6월19일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대표 보안 전문 업체인 ADT캡스와 실시간 주차 공간 확인, 결제, 통합 관제, 현장 출동 등 주차 관련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주차 솔루션 ‘T맵주차’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T맵주차는 SK텔레콤의 ICT기술과 ADT캡스의 주차장 관리 및 보안 노하우를 결합한 주차 솔루션 앱이다. 운전자는 앱에서 희망 목적지 인근 다양한 주차장(ADT캡스 직영 주차장, 제휴 주차장, 일반 주차장) 정보를 확인하고 경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직영, 제휴 주차장에 한정해 주차권 구매, 사용시간에 따른 결제, 사전정산, 자동 결제 등을 지원한다. SK텔레콤 고객은 ‘T아이디’를 연동하면 멤버십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운영은 ADT캡스가 담당한다. ▲24시간 통합 관제 ▲전국 단위 출동 보안 인프라 ▲최첨단 영상 관제 등을 지원한다. SK텔레콤 측은 “전국 2천여명의 출동대원 및 전문 보안기술자들과 24시간 콜센터 운영으로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민원처리, 전문 유지보수, 점검 등이 가능하다”라며 “주차장 소유주의 부담을 크게 경감시키는 한편, 주차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T맵주차는 208곳(약 3.1만면)의 직영∙제휴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중 직영 주차장이 30%라면, 제휴 주차장이 70%다. 실시간 주차 공간 확인 기능은 직영 주차장에서만 제공된다. 장유성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단장은 “직영점은 주차 센서와 카메라 솔루션으로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제휴점에서도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AI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T맵주차 지원 주차장을 연말까지 35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20년까지 주차장을 600곳(약 10만면) 이상으로 확대해, 운전자들의 주차 편의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왜 주차장 사업에 뛰어 들었나

국내 주차 시장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VIG파트너스에 따르면 2016년 1조2260억원이었던 국내 주차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466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도 밝다. 모빌리티 업계는 주차장이 미래 모빌리티 허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차 시장은 ‘덩치’나 ‘잠재력’에 비해 관련 인프라가 낙후돼 있다. ‘카카오T 주차’, ‘모두의 주차장’, ‘하이파킹’, ‘아이파킹’ 등 다양한 업체들은 주차 산업의 비전을 보고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업체들은 주차장 검색, 입차, 출차, 정산 등이 모바일로 자동처리되는 ‘커넥티드 파킹(Connected Parking)’을 지향하고 있다.

SK텔레콤도 관점이 같다. 낡은 주차 시장을 혁신해 사용자 편의를 개선하는 동시에 5G 시대에 맞춰 주차장을 ▲전기(EV) 충전소 ▲공유 차량 거점 ▲‘라스트 마일’ 이동수단의 거점으로 삼고, 미래 자율주행차의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품고 시장에 들어섰다.

이종호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 유닛장은 “자율주행차가 생기면, 주차가 맡는 역할이 크다. 우리는 자율주행차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유성 사업단장은 “주차장은 모빌리티의 시작과 끝”이라며 “전기(EV) 충전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고 ‘라스트 마일’ 이동수단인 전기자전거 등의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이동하는 중간중간 ‘허브’가 필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T맵주차는 10년 안에 모빌리티 허브로 발전할 거라 확신한다”라며 “발렛, 인카 딜리버리, 세차,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자율주행 주차, 차량 정비 등을 지원할 거다. 업계에 스타트업이 많은데, 공생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겠다”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시장 진출, ‘기대 반 우려 반’

‘후발주자’인 T맵주차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SK텔레콤은 T맵주차 출시에 앞서 자사가 보유한 ▲지오비전(Geo-vision)의 유동인구 데이터 ▲T맵 출발·도착 데이터 ▲국토교통부 주차장 데이터 등을 활용해 전국을 블록화(300mX300m)하고 주차 수요·공급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 ICT 주차장 운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요일 및 시간대별 주차 수요·공급을 분석해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 주차장 가동률을 높이거나, 근접 지역으로 주차 수요를 분산시키는 등 원활한 주차 운영을 유도할 수 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또 T맵주차 출시와 함께 주차장 입·출차 장비, 주차 안내 시스템 등 자체 표준규격을 마련해, 전국의 다양한 주차 설비를 원격으로 관제할 수 있는 주차운영 플랫폼도 구축했다고 밝혔다.

간담회 질의응답 시간, 기존 앱과 다른 점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이종호 유닛장은 “기존 앱들은 주차장 위치검색과 주차권 선구매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T맵주차는 실시간으로 주차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헛걸음하지 않아도 된다. 주차시간과 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자동결제를 설정하면 바로 출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주차장 인근 상점에서 제공하는 각종 할인혜택과 포인트도 이용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기술 고도화는 차별화를 이룰 만한 요소다. 다만 ‘실시간 확인’이나 ‘인근 상점 할인’은 새로운 기능이 아니다. 이미 다른 주차 앱에서도 지원하는 기능이다. 다만 SK텔레콤과 같은 대기업이 잘 정리된 서비스를 내놓고, 여기에 ‘멤버십 할인’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적용하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지원 주차장이 제한적이지만 T맵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T맵주차는 이미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SK텔레콤 측은 “낙후된 주차 문화는 아무리 스타트업이 개선하려 해도 제한적이다. 산업을 이끌면서 파이를 키워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파이를 키우자는 측면에서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사업자들은 고만고만해서 시장을 키우기가 어려웠지만 대기업인 SK텔레콤의 진출로 전체 시장이 커지면서 주차 문화가 혁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 솔루션 업계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익명을 요구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주차시장 자체가 성장이나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해 뛰어든 것 아니겠나. 이 점을 좋게 보고 있지만 이미 다른 곳에서도 서비스가 되는 기능들이고, 새로운 게 없었다”라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인프라가 구성되고 더 발전하는 시작점이 될 듯해 고무적이다. 시장이 발전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커넥티드 파킹’의 취지는 유휴공간을 이용하는 것인데 자본력을 갖춘 SK텔레콤이 들어와 타 업체들이 발을 뻗을 수 없도록 주차장을 ‘폐쇄형’으로 운영할까봐 상당히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유성 사업단장은 “스타트업과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은 하려 한다. T맵은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 그러한 (‘폐쇄형’ 운영) 우려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직영점은 (개방이) 어렵지만 제휴점은 때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SK텔레콤은 올해 연말 T맵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킬 거라 예고했다. SK텔레콤 측은 택시, 주차, 대중교통 등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앱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