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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곳에 네이버 연결하겠다” 네이버랩스의 꿈 ‘A시티’

2019.06.26

“Connect Naver to Physical World(물리적인 세계에 네이버를 연결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6월25일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상생활 공간으로 네이버 서비스를 확장하려 한다”라며 네이버랩스가 구상하는 미래 도심 환경 ‘A시티(A-CITY)’를 겨냥한 새 기술 목표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네이버랩스가 그리고 있는 미래 도시 ‘A시티’는 ▲다양한 형태의 머신들이 도심의 각 공간을 스스로 이동하며 새로운 방식의 ‘연결’을 만들고 ▲AI와 로봇이 공간의 데이터를 수집·분석·예측해, 최종적으로 다양한 인프라들이 자동화된 도심 환경이다.

석상옥 대표는 “네이버랩스의 기술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도심 속 실내와 도로, 인도 등 모든 공간을 고정밀 지도 데이터로 통합하고 장소·환경·목적에 따라 다양한 변용이 가능한 지능형 자율주행 머신을 구축하고자 한다”라며 “여기에 자연스러운 인터랙션 기술을 더해, 사용자들에게 네이버와 연계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도를 개발하고 자율주행 머신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지능형 자율주행 머신으로 도심의 모든 공간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도시로 A시티를 설계했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곳에 ‘접속’할 준비

네이버랩스의 꿈은 원대하다. PC와 모바일을 넘어, 모든 공간을 네이버와 연결시킨다. 기계들은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네이버와 연계된 정보 및 서비스를 적재적소에서 제공한다. 이러한 꿈을 현실로 옮기려면 모든 공간의 위치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네이버랩스가 ▲자율주행 ▲맵핑 ▲측위 ▲로보틱스 등 ‘위치’와 ‘이동’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해 온 이유다.

석상옥 대표는 “택시 호출만 해도 내 위치가 정확히 보이지 않아 불편할 때가 많다. 위치를 정확히 알고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되면 사용자 맥락을 알게 되므로 이를 광고에 활용할 수도 있다”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지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향성으로 접근하는 기업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사는 생활공간들은 여전히 새로운 기회로 가득하지만 앞으로 기술을 가진 회사만이 그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기술로 네이버의 서비스 공간을 재창조하고 공간, 상황, 사용자, 서비스를 연결해 궁극적으로 모든 공간을 네이버와 연결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내기 위해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그룹 리더는 “우리는 사명감으로 (공간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분명히 다가올 미래인데, 준비하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라며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외국 자본이 차지할 영역이고 국내 데이터를 내주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로, 실내, 그리고 인도 정보까지 ‘싹’

네이버랩스는 도심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 HD맵을 개발하고 있다. 도심에서는 GPS 신호 음영지역이 많아, HD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백종윤 리더는 “HD맵의 신속한 제작과 업데이트를 위해 자동화 알고리즘과 크라우드 소스 맵핑 방식의 HD맵 업데이트 솔루션 ‘어크로스(ACROSS)’ 연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안으로 네이버랩스는 국토교통부 임시운행 허가 차량을 추가하고, 서울 시내 왕복 4차선 이상 주요 도로 2000km 레이아웃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또 자체 구축한 HD맵과 GPS, 라이다(LiDAR), 카메라 등의 센서를 결합해, 10cm 이내 정밀도로 끊김 없이 측정이 가능한 수준의 측위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상용화 계획은 없다. 백종윤 리더는 “네이버는 플랫폼 회사다. 자체 서비스도 가능하지만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서비스가 가능하다”라며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도 차량을 상용화하려는 게 아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이동형 플랫폼을 만들고자 자체 알고리즘으로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내는 3차원 실내지도 제작로봇 M1X가 담당한다. 석상옥 대표는 “실내공간은 GPS가 통하지 않아 위치를 알기 어려운데, 사진 한 장만 있으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오차 20cm 이내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본 적 없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건물에 가면 회의실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길안내를 하려면 지하주차장 위치정보가 필요합니다. 위치인식이 가능해지면 지하주차장에서 ‘커피 한 잔을 갖다 달라’고 했을 때 로봇이 가져다 주는 이런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위치를 알면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사람이 걷는 ‘인도(人道)’ 영역으로 발을 뻗는다. 인도는 네이버랩스가 투자해 MIT가 개발한 ‘치타3’과 ‘미니치타’ 등 4족보행로봇에게 맡길 예정이지만, 우선적으로는 사람이 데이터를 수집하기로 했다. 석상옥 대표는 “사람이 다니는 길을 다니려면 바퀴보다는 다리다. 생각보다 진도가 빨라서 ‘필드 테스트’를 할 때가 왔다”라며 “보행로도 중요하지만 여기서도 지도가 중요하다. 먼저 엔지니어들이 착용하는 ‘코밋(Comet)’을 만들었고 추후 미니치타 등 로봇에 측정장비를 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5G를 활용한 로봇 기술도 개발 중이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 클라우드에 로봇의 ‘두뇌’를 연결, 로봇을 소형화하는 ‘클라우드 로보틱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NBP·퀄컴·인텔·KT와 다각도로 협력해 연내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을 자율주행 로봇들의 두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석상옥 대표는 동산과 부동산을 합친 ‘자동산(Autonomous Space)’ 개념을 새롭게 선보였다. 자동산은 정보와 서비스를 담고 스스로 이동하는 공간이자 미래 도시가 갖게 될 ‘제3의 인프라’다. 석 대표는 자동산을 엘리베이터에 비유했다. 150년 전 엘리베이터로 인해 수직이동이 가능해지면서 한정된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처럼, 공간의 이동화가 미래를 바꾸고 ‘당연한 현재가 불편한 과거’가 될 거라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