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육해공’ 자율주행 스타트업 한 자리에

2019.06.27

‘육해공’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한 곳에 모였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6월26일 <토크: AI 자율주행의 현재와 미래> 행사를 열고 패널 토크를 진행했다. 이날 패널로는 산업용 자율비행 드론 개발사 니어스랩, 자율주행 3D맵 및 인지 분야 스타트업 모빌테크,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사 씨드로닉스 등이 참석해 자동차, 선박, 드론 등 각 분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 모빌테크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지도’를 만든다. 라이다(LiDAR) 및 다양한 센서를 융합해 정확히 위치를 추적하고 정밀도로지도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딥러닝 인지 등의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 카이스트 대학원 출신들이 모여 창업한 씨드로닉스는 ‘해양’에 특화된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이다. 반자율운항(운항보조) 및 자율운항 기술로 ‘무인선’을 구현해, 선박의 사고율을 감소시키고 인명피해를 근절하고자 하고 있다.
  • 니어스랩은 ‘육해공’의 ‘공’을 맡고 있다. 자율‘비행’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으로, 산업시설물 안전점검을 위한 AI 기반 자율비행 드론 솔루션을 개발 및 제공한다. 드론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전달해주고 있다.

주 ‘활동지’는 각자 다르지만, 자율주행의 기본적인 개념은 같다. 니어스랩 정영석 공동창업자 겸 CTO는 “자율주행은 ‘육해공’이 다 비슷하다. 인지(perception), 예측(prediction), 계획(planning), 조종(control)이 자율주행의 핵심”이라며 “드론 같은 경우 맹목적으로 길을 쫓는 게 ‘자동비행’이라면, 자율비행은 상황에 맞게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자율주행도 (자율비행과)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기술을 구현하는 환경에 따라 요구되는 기술은 조금씩 다르다. 씨드로닉스 박별터 대표는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거의 똑같지만, 선박은 장애물 인지와 조종이 특히 어렵다”라며 “바다에서는 레이더 기반으로 인지를 하는데 ‘파도’를 장애물로 인지하는 등 여러 오류가 많다. 해류에 의해 배가 잘 밀리기 때문에 컨트롤도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정영석 CTO는 “드론은 센서 크기가 비행 시간과 기체 무게 등에 영향을 미친다. 자율주행차는 도로라는, 정해진 환경에서 주행한다면 드론은 3차원 공간, 무엇이 튀어날지 모르는 곳에서 (비행)한다”라며 “예를 들어 충돌방지 센서를 위아래로도 달아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라고 말했다.

|씨드로닉스는 안전한 해양산업을 위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규제’로 어려운 점은 없을까.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는 “규제가 있지만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고 기업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면서도 “규제가 풀리려면 자율주행이 잘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업들이 좀더 열심히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는 규제가 좀 많은 편입니다. 특히 지도에 대한 규제가 있어요. 저희는 그 규제 속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에 방향성을 두고 있습니다. 해외업체들이 국내에 들어와도 함부로 할 수 없어요. 해외업체들이 뛰어들지 않아서 비어 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선박에도 규제가 있다. 박별터 대표는 “반자율 규제는 따로 있지 않지만 일정 크기 이상의 선박은 면허를 가진 사람이 타야 한다. 사람이 타지 않으면 법을 어기는 게 된다”라면서 “여기에 대해 해수부도 인지하고 있고 (규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정영석 CTO는 “미국이 드론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반면 한국은 규제가 크게 심하지 않다”라며 “드론은 공중에서 떨어지면 사람이 다칠 수 있기에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시내에서 못 날리는 것은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상한 규제들은 있다. 예를 들어 3층 건물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드론은 1미터라도 뜨면 항공법상 신고하고 촬영을 해야 한다”라며 “조금 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자율비행, 자율주행, 자율운항이 구현되면 기존 사람의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세 사람 모두 사람을 고려하면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니어스랩에 따르면 풍력발전기 점검은 대부분 사람이 밧줄에 매달리거나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니어스랩은 카메라, 라이다 등을 탑재한 드론으로 풍력발전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정영석 CTO는 “우리는 자율비행으로 사람의 일을 도와주려 한다. 드론을 조종하려면 숙련된 파일럿이 필요하지만 자율비행 드론이 있으면 미숙련 작업자도 풍력발전기를 드론으로 점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도 필요한 곳에 먼저 도입한다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재승 대표는 “자율주행은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기술이 개발되면 복작복작한 도심에서 택시 같은 기존 사업자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3시간에 한번 버스가 오는 교외지역으로 가서 자율주행이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기술임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별터 대표는 “바다는 육지와 분리된 공간이라 한번 무언가 잘못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반자율운항은 업무 효율을 높여주고 1년에 10건 할 일을 30건 할 수 있게 돕는다. 열 번은 나던 사고가 한번 발생하는 환경으로 바뀔 수 있어서 서로 인정하며 협업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솔루션을 함께 만들면서 시장이 성숙할 수 있는 방법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패널토크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 일부를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Q. 자율주행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모빌테크=명확한 답은 없다. 현안을 다이렉트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신 기본적인 것을 본다. 예를 들어 우리는 파이썬보다 C++을 쓰는데 C++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되나, 우리와 느낌이 맞는 사람인가. 이런 것들.

씨드로닉스=창업자가 대부분 박사 출신이라, 핵심기술은 박사들이 개발한다. 그런데 그것만 있다고 자율주행기술이 돌아가는 건 아니다. 그 아래를 받쳐주는 부가적인 게 너무 많다. 협업할 수 있는 개발자가 필요하다. 오픈소스만 잘 다뤄도 좋을 거다.

니어스랩=핵심기술이 있지만 인프라 깔아주는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로보틱스 쪽에서 (인력을) 많이 찾고 있는데, 선박이든 자동차든 드론이든 다 공통적으로 적용이 가능할 거 같다.

Q. 자율주행에 있어 외부 통신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5G 통신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나요?

씨드로닉스=다른 업체들과 큰 차이 중 하나가 있다. 우리는 3차원 지도가 필요 없다. 바다라서 언제든 통신이 끊길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개발하고 있다. 5G 작동하는 데도 찾으면 있겠고 선박 주변을 고해상도로 보려면 필요하겠지만 자율운항에서는 통신 끊겨도 선박 안에서 피해갈 수 있도록 만들어서 통신은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모빌테크=제일 치명적인 건 네트워크로 안 보내고, 안에서 처리한다. 현행기술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건 RTK 보정신호 정도다. 지도도 용량이 많이 크지 않다. 로우 데이터는 400GB 정도 되지만 벡터 맵으로 만들면 서울시를 다 해도 1TB가 안 된다. 방대하지 않다. 특히 구간을 정해서 다니기 때문에 5G로 데이터를 받는다거나, 서버를 통한다거나 이런 식으로는 아무도 접근하지 않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고 나서 자율주행 협력주행이 실현될 때부터 중요하게 될 거다. 이외에는 자율주행차 안에서 즐기는 콘텐츠 쪽으로 접근하는 게 큰 거 같다.

니어스랩=드론은 관점이 다르다. 드론은 무거운 GPU를 못 단다. 자율주행차에 비해 속도도 빠르지 않다. 지연 0.1초가 생긴다고 크게 어디에 갖다 박지도 않는다. 소형 드론을 쓸 때 영상을 서버로 보내고 GPU가 처리해서 보내준다면 드론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될 거 같다.

Q.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할 수 있을까요?

모빌테크=카메라를 쓰려는 이유는 단가 때문이다. 카메라만으로도 되긴 하겠지만 카메라가 작동하기 어려운 ‘거친 상황’일 때 다른 센서가 커버해줘야 한다.

씨드로닉스=(자율주행 기술은) 사람보다 더 안전해야 한다. 기계는 100% 확률로 사고가 안 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지 부분에 있어서 서로 다른 종류의 센서가 있어서 여러 가지를 감지할 수 있으면 안전 측면에서 좋은 거다. 쓸 수 있는 방법은 다 써야 한다. 그 방향이 맞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