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동승·공유주방···규제 샌드박스 문턱 넘었다

"최근 신청과제들을 보면 기존 산업군과 갈등 소지가 높은 기술‧서비스가 규제 샌드박스 문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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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서비스 ‘반반택시’가 규제 샌드박스 문턱을 넘었다. 공유주방 플랫폼 ‘위쿡’도 하나의 주방을 복수의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11일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제4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8건의 과제를 심의한 결과, 4건에 대해 임시허가‧실증특례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코나투스) △공유주방 기반 요식업(F&B) 비즈니스 플랫폼(심플프로젝트컴퍼니) △태양광 발전 모니터링 서비스(대한케이불) △QR코드 기반 O2O 결제 서비스(인스타페이) 등이 이번 심의를 통과했다. △블록체인 기반(가상통화 매개) 해외송금 서비스(모인) △택시 앱 미터기(티머니, 리라소프트, SK텔레콤) 등 3건에 대해서는 규제 개선 정책권고가 이루어졌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존 시장에는 없던 혁신적인 새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규제에 막혀 지체되거나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일정 조건 하에서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제도를 말한다. ‘샌드박스’는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뛰어놀게 만든 박스 형태의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했다.

택시동승, 특정지역서 허용…‘불법합승’은 여전히 안돼

코나투스의 ‘반반택시’는 이동경로가 유사한 승객 2명의 자발적 택시 동승을 중개한다. 승객이 택시 동승을 요청한 경우 반반택시는 인접지역 1km 이내에 있고 이동경로가 70% 이상 겹치는 승객 2명을 연결해 택시기사에게 호출을 보낸다. 승객들은 앱을 통해 배정된 좌석(앞 또는 뒤)에 탑승한다. 요금은 승객 이동거리비율에 따라 자동 산정된다.

코나투스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높은 심야시간대에 한해 플랫폼 호출료 6천원을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현재 2-3천원 수준으로 책정된 호출료를 최대 6천원까지 높여 택시기사가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의위는 우선 △심야승차난이 심한 특정지(서울 강남·서초, 종로·중구, 마포·용산, 영등포·구로, 성동·광진, 동작·관악 지역)에서만 출발이 가능하도록 하고, △서울시 택시에 한정해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또 승객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이용자 실명가입 △100% 신용‧체크카드 결제 △탑승사실 지인 알림 및 자리지정 기능 탑재 △24시간 불만 접수‧처리 체계 운영 등 조건을 달기로 했다. 코나투스는 최적화 운영을 위한 준비기간을 거쳐 빠르면 이달 내 반반택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증특례 적용으로 반반택시 이용 택시기사는 단거리 운행에도 호출료를 통해 5천원의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심의위는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단거리 승차거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심의위는 “이번 결정은 승객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택시 동승 중개 서비스에 대한 테스트를 허용하는 것일 뿐”이라며 “기사가 임의로 승객을 합승시켜 요금을 각각 수령하는 ‘불법적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나의 주방, 복수 사업자 영업신고 가능해져

공유주방 ‘위쿡’을 운영하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한 개의 작업장을 다수 사업자가 공유하고 영업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심의위는 단일 주방 시설을 공유하는 복수 사업자가 영업신고(공유주방)를 하고, 공유주방 내 생산 제품을 B2B 유통‧판매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하기로 했다.

현행식품위생법상 식품을 제조·조리해 판매하는 영업자는 영업소별 또는 주방 구획별로 하나의 사업자만 영업 신고를 할 수 있었다. 동일 주방을 다수 사업자가 공유하는 형태로는 창업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주방 구획을 나눠 개별 사업자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공유주방을 운영해야 했다. 또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제조‧가공한 식품을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B2B 판매가 불가능했다.

심의위는 위쿡 실증범위를 ‘위쿡 사직지점’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추가 지점 설립 시 식약처와 협의 하에 동일한 특례를 최대 전국 35개 지점(수도권 15개 지점)까지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 위쿡은 안전한 식품 위생 관리를 위해 별도의 위생관리를 위한 책임자 지정‧운영, 제품별 표시사항 기재 및 유통기한 설정, 분기별자가품질검사 실시 등의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심의위는 “외식업 창업자의 시장진입이 확대되고 초기 창업비용이 약 10분의1 수준으로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위생적으로 검증된 공유주방에서 생산된 식품들이 기존 B2C에서 B2B까지 유통이 가능하게 돼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모인이 임시허가를 신청한 ‘가상통화 매개 해외송금 서비스’는 심의위에서 찬반이 엇갈렸다. 찬성 측은 저렴한 수수료 및 빠른 송금 속도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반대 측은 자금세탁 위험 및 가상통화 투기 과열 등 국민들의 피해‧손실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심의위는 관계부처 간 추가 검토를 하고 해당 건을 심의위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또 티머니와 리라소프트, SK텔레콤이 임시허가를 신청한 ‘택시 앱 미터기’는 심의위 모두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현행자동차관리법상 기계식 택시 미터기만 규정돼 있고 GPS 기반 앱 미터기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심의위는 3분기 이내에 국토부가 ‘앱 미터기 검정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기준 마련이 늦어질 경우에는 임시허가를 허용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유영민 장관은 “최근 신청과제들을 보면 기존 산업군과 갈등 소지가 높은 기술‧서비스가 규제 샌드박스 문을 두드리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갈등관리’에 대한 현명한 해법과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청기업 입장에서 준비과정의 어려움, 규제 샌드박스 과제를 대하는 규제 소관부처의 보수성은 되짚어보며, 대안과 개선방안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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