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이 ‘리브라’를 걱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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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6일에 이어 1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워싱턴DC에서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하원 청문회에서도 상원 청문회에서와 같이 리브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다만 상원 청문회가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하원 청문회에서는 금융 안정성과 투자자 및 사용자 보호에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원 청문회는 6시간55분 동안 진행이 되었는데,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위원장은 이번 청문회를 “지난 대선 이후 가장 중요한 청문회”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리브라가 ‘페이스북’의 프로젝트이기에 문제다

하원 청문회에서도 리브라는 모기업인 페이스북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워터스 위원장은 청문회를 시작하며 페이스북이 사용자 데이터 유출로 벌금을 물게 된 일, 사용자 비밀번호를 저장했던 사례 그리고 페이스북 계정 5천만 개가 해킹당했던 사건을 나열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페이스북이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려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더욱이 “최근 기술 기업들이 금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커머스와 은행 서비스가 혼재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한 논의가 이러한 사례들의 선례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워터스 위원장은 리브라가 범죄자들의 경제 은닉처로 악명이 높은 스위스에 본부를 설립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정치인들이 혁신을 이해하지 못해서 리브라를 죽이려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밝혔습니다. 더불어 “변화가 오고 있고, 디지털 통화가 생겨났으며 기술은 실재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막을 수 없으며, 막아서도 안 된다”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리브라가 명시한 목표와 같이 송금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혁신이 필요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금융적 관점에서 투자자와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강조했습니다. 프렌치 힐 의원도 “미국은 디지털 시대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이번 청문회에도 리브라를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마커스가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했습니다. 마커스는 하원 청문회에서도 리브라가 진출할 국가들의 규제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업할 것이며, 규제 당국의 승인 없이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 하원 청문회에서 답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리브라에 드리운 페이스북의 그늘

페이스북의 소셜미디어 특성이 리브라에도 반영되는지에 묻는 질문들도 나왔습니다. 워렌 데이비슨 의원은 “페이스북이 콘텐츠를 필터링하듯, 거래 내역도 필터링하느냐?”라 묻기도 하며 “리브라는 결제 도구가 아닌 통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숀 더피 의원은 중국의 ‘사회신용시스템’을 예로 들며 페이스북의 소셜미디어 정보와 리브라의 금융 정보를 취합해 대출이나 채용에 활용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상원 청문회에서 마커스는 페이스북이 리브라의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을 것이며, 분리해 관리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빌 포스터 의원은 리브라가 익명으로 운영되는지 묻기도 했는데, 마커스는 익명이 아니라 답했습니다.

캐롤린 말로니 의원은 리브라를 출시하기에 앞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말로니 의원은 리브라가 미국 연방준비은행과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감독하에 백만 명 이하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소규모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어떨지 건의했습니다. 이에 마커스는 “리브라 출시에 앞서 밟아야 할 단계들이 있고, 우선 계획을 밝히기 위해 백서를 먼저 발표했던 것이다”라며 말로니 의원의 건의는 추후 단계에서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라 답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혁신인가?

범죄에 리브라가 악용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앤 와그너 의원은 “북한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미국의 경제 제재를 우회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 주소를 블랙리스트에 등록할 수 있는가” 묻기도 했습니다. 마커스는 규제를 준수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리브라 출시 여부와 관계없이 이러한 범죄의 경우 다른 네트워크와 암호화폐를 이용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짚었습니다. 숀 더피 의원은 누구나 칼리브라에 계좌를 만들 수 있느냐 물었습니다. 이에 마커스가 리브라가 운영되는 국가에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답하자, 범죄자들이 리브라를 악용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기면 어떡하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마커스는 상원 청문회에서도 국제적 규제를 준수할 것이며, 계좌 생성 시 공인 신분증을 이용해 인증하게끔 할 것이라 답했었습니다. 그리고 규제 당국과 면밀히 협조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그러나 워터스 위원장은 마커스가 리브라의 본부가 설립된 스위스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다르게, “스위스 규제 당국이 페이스북이 리브라와 관련해 연락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며 어찌 된 사실인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마커스는 스위스 규제 당국과의 협업 절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규제 당국, 중앙은행, 입법자들과 적절한 규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답했습니다. 데이비드 스콧 의원은 마커스가 리브라 백서에 대해 계속해 언급하고 있지만, 백서에는 어떻게 소비자를 보호하고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브래드 셔먼 의원 또한 리브라가 대중들을 위한 혁신 대신 범죄자들에게 자유를 주는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염려를 나타냈습니다. 셔먼 의원은 “혁신이 좋은 것이라 다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은 혁신적인 비행기를 이용해 테러를 일으켰다”라고 지적하며, 비트코인 또한 마약 구매에 사용되는 등 범죄자들이 즐겨 이용했던 수단이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대외적으로 리브라라고 불리고 있지만, 리브라는 ‘저커버그의 버킷(Zuckerberg Bucket)’이 될 것”이라며 리브라가 미국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리브라 백서에는 사용자의 실제 신원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부분이 있는데, 사용자가 여러 계정을 개설해 악용하면 어떡할 것이냐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리브라는 금융 상품인가?

리브라가 금융 상품과 같은 속성을 지녔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리브라가 주식과 같은 금융 상품이라 볼 수 있느냐 묻자, 마커스는 리브라는 ‘금융 결제 도구’라 답했습니다. 짐 하임스 의원은 리브라의 리저브의 변동성을 언급하며, 사용자들이 외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느냐 묻기도 했습니다. 마커스는 리저브로 인해 리브라의 가치에 어느 정도 변동성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리저브의 절반 이상이 달러로 구성되기에 안정성이 높다고 답했습니다.

하임스 의원은 리저브가 여러 통화, 채권 등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리브라를 상장지수펀드(ETF)로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묻기도 했습니다. 마커스는 하임스 의원의 지적처럼 리브라와 ETF 운영 메커니즘과 비슷한 점이 있으나, 리브라는 안정적 가치를 가질 수 있게 설계되어 있기에 사용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리브라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수익을 내기 위해 리저브를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을 것이기에 ETF와 같은 금융상품이라 볼 수 없다며 리브라는 ‘금융결제도구’라는 사실을 한 차례 더 강조했습니다.

리브라의 멤버가 되기 위한 자격은 무엇인가?

리브라 협회의 멤버들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니디아 벨라스케스 의원은 어떤 기준으로 리브라 협회의 초기 멤버들이 구성되었느냐 물었습니다. 마커스는 초기 멤버들은 리브라 활용과 도입을 촉진시킬 수 있는데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구성되었다 밝혔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버, 리프트(LYFT)와 같은 공유 서비스 기업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말했습니다. 아야나 프레슬리 의원은 리브라는 금융 접근성이 부족한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지만, 이들이 많은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 국가의 기업이 멤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마커스는 현재는 없지만,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멤버들도 리브라 협회에 참가하기 원한다 답변을 했습니다.

7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청문회가 진행되었지만, 맥신 워터스 하원 위원장은 만족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워터스 위원장은 청문회 후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리브라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라며 “아직도 많은 질문거리가 남아있으며, 저커버그가 답해주길 바란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청문회에서 브래드 셔먼 의원 역시 중대한 사항인 만큼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답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나서 리브라에 대해 직접 발언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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