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OTT ‘웨이브’, 경쟁력 갖추기까지 ‘산 넘어 산’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공급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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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가 연합해 설립한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텔레콤이 손을 잡고 토종 OTT서비스 ‘웨이브(WAVVE)’를 내놓는다. 오는 9월 출범이 목표다.

일각에서는 웨이브가 ‘넷플릭스 대항마’ 역할을 하게 될 거라 기대하고 있으나 시기상조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비용도 넉넉하지 않은 데다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것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OTT사업자를 규제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15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푹과 옥수수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겠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SKT와 지상파 3사에 각각 전달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 OTT에도 콘텐츠를 차별없이 공급해야 한다는 ‘콘텐츠 차별 거래 금지’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에 따르면 웨이브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타 OTT에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해야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담보한다. 넷플릭스가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던 배경에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웨이브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플랫폼에서 독점 공급할 수 없다면,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차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웨이브가 출범하면 넷플릭스와 맞붙는 게 아니라, CJ ENM의 OTT서비스 ‘티빙’과 악전고투를 벌일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금까지 티빙에서는 지상파 콘텐츠를 볼 수 없었다. 지상파가 제작한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티빙에서 볼 수 있게 된다면 티빙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공급도 문제지만, 제작도 문제다. 웨이브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자금이 그리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웨이브가 SK증권PE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은 2천억원 정도다. 넷플릭스는 국내 최초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제작하는 데만 2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가 당분간 제작하는 콘텐츠가 모두 흥행에 성공할 거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2천억원으로 넷플릭스와 견줄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에는 빠듯해 보인다.

복병은 또 있다. 국내 OTT 서비스에 대한 규제다.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방송법전부개정안(통합방송법) 수정안을 발표했다. 법안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OTT 사업자)는 ▲약관신고 및 이용자에 대한 통지의무 ▲콘텐츠·광고 분리 신설 ▲경쟁상황평가 시행 ▲금지행위 규정 적용 ▲방송분쟁조정대상 포함 ▲자료 제출 의무 부여 ▲시정명령 및 제재조치 대상 포함 등 세부 규정을 적용 받는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성수 의원은 “국내법상 OTT 서비스는 법적 지위가 모호해 규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공정경쟁 촉진과 이용자 보호, 건전한 발전을 위해 최소한의 정책수단을 적용해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법안에 반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글로벌 OTT들의 과도한 시장 잠식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자국산업 보호·활성화 차원에서 규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 OTT를 규제하려는 시도는 시장을 위축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콘텐츠연합플랫폼 측은 “업계는 이번 방송법 개정안을 과잉 규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법안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국내 OTT 시장을 위축시키는 한편 토종OTT 사업활동을 제약하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쟁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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