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페이즈4’…디즈니+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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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스튜디오는 지난 7월2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 2019’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4 라인업과 개봉 스케줄을 공개했다. 발표에서 주목되는 내용은 마블스튜디오의 모회사 디즈니가 오는 11월2일 시작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디즈니+’ 전용 콘텐츠 라인업이다.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4 라인업(출처=마블스튜디오)

페이즈4는 오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0개의 프로젝트로 완성된다. 그 중 절반은 디즈니+ 콘텐츠다. 페이즈4의 문을 여는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하는 ‘블랙 위도우’와 마동석이 주연 캐릭터 ‘길가메시’를 연기하는 ‘이터널즈’, 그리고 ‘토르4:러브앤썬더’는 극장에서 공개된다. 반면 ‘완다비전’과 ‘로키’는 디즈니+ 전용 콘텐츠로 제작된다. 완다비전은 어벤져스 4부작에 출연한 엘리자베스 올슨과 폴 베타니가 각각 완다, 비전 역을 맡아 연기한다. 올가을 촬영에 들어가며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될 예정이다.

호크아이와 케이트 비숍 이야기도 드라마로 제작되며,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 이야기를 다루는 팔콘(안소니 마키)과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팔콘 앤 윈터 솔져’도 디즈니+를 통해 방영된다. 오는 10월 촬영이 시작돼 총 6개의 에피소드가 내년 가을 공개 예정이다. MCU 최초의 애니메이션 작품인 ‘왓 이프..?’는 2021년 디즈니+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아주 흥미로운 라인업이고 대형 스크린으로만 만났던 스타들의 안방극장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다.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대표는 디즈니+로 방영될 마블 슈퍼히어로 드라마에 대해 “고품질을 약속할 수 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합리적인 전략

| 아시아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인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출처=마블스튜디오)

페이즈4 라인업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다양성이다. 안젤리나 졸리와 셀마 헤이엑이 얼굴을 맞대는 이터널즈 외에도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는 아시아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이고, ‘닥터 스트레인지: 멀티버스의 광기’는 마블 최초의 공포영화로 제작된다. 또 마블의 성 소수자(LGBTQ) 슈퍼히어로도 페이즈4의 한축을 이루는 다양성이다. 테사 톰슨이 연기한 ‘토르’ 시리즈의 발키리다. 발키리는 코믹스에서도 양성애자로 등장하는 캐릭터다.

한편, 타임라인 측면에서 페이즈4는 페이즈3와 다르다. 페이즈3는 3년 동안 11편의 영화가 제작되며 완성됐다. 페이즈4는 2022년까지 영화 5편과 드라마 5편이 예정돼 있다. 언뜻 보면 비슷한 양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영화와 드라마를 평가하는 기준은 전혀 다르다. 또한 디즈니+ 전용 콘텐츠는 각 작품이 서로의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가는 기존의 MCU 스타일을 벗어난 다른 형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화와 영화 사이 공개되는 드라마는 영화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을 수 있다는 의미다.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MCU 영화는 거의 모든 작품이 연결되는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연관성이 옅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이미 ‘에이전트 오브 쉴드’나 넷플릭스가 제작한 ‘제시카 존스’, ‘아이언 피스트’ 등 마블히어로 드라마가 MCU 한구석에 다른 소우주처럼 존재하고 있다. 올해 코믹콘은 소우주를 포함한 전반적으로, MCU 세계관을 넓혀가는 시작점이다. 디즈니+는 이같은 마블 세계관을 확대하는 데 있어 완벽한 플랫폼이다.

3년 뒤 가입자 2400만명

디즈니는 2006년 픽사를 시작으로 마블엔터테인먼트,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 쟁쟁한 제작사들을 사들이며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했다. 디즈니+는 이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다. 디즈니+는 오는 11월12일 우선 미국에서 서비스되고 2020년 초 서유럽과 아시아 태평양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매월 이용료는 미국 기준 6.99달러다. 만약 연 구독을 하면 할인된 가격인 69.99달러(월 5.83달러)다.

| 11월2일 미국에서 우선 시작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분석가들은 디즈니가 보유한 영화 콘텐츠와 인기 TV 프로그램에 최근 인수한 폭스 콘텐츠가 더해져 넷플릭스, 아마존에 대항하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미국 내 역대 흥행 상위 100편 중 47편이 디즈니와 폭스 소유이며 2위 워너브라더스(20편)를 두 배 이상 앞선다. 최대 규모의 영화, TV 데이터 베이스 사이트인 IMDB 기준 인기 TV 프로그램 상위 100에도 디즈니와 폭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디즈니와 폭스의 북미 점유율 또한 상당하다. 디즈니는 지난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의 26%를 차지했고, 폭스와 한식구가 되면서 올해엔 북미 매출의 3분의 1이 디즈니 몫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마블 MCU 페이즈4 라인업을 비롯해 스타워즈 신작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급할 계획이다. 스타워즈 TV에피소드인 ‘더 만달로리안’과 몬스터 주식회사 TV 애니메이션도 포함된다. 디즈니는 첫해에 여러 브랜드의 25개의 독점쇼와 시리즈를 방영할 예정이고, 5년 후에는 2배로 늘일 예정이다. 레이디와 트램프 실사 영화를 포함해 총 10개의 오리지널 영화도 포함된다. 마이클 네이선슨 모펫네이선슨 애널리스트는 첫해 디즈니+ 가입자는 710만명, 2022년 말까지 2천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즈니의 최대 과제는 축척된 넷플릭스의 기술력과 경험을 어떻게 따라잡느냐다. 넷플릭스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1억4천만명의 유료 회원 개개인 선호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 예를 들자면 선호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 내지 장르를 매번 업데이트해 추천해준다. 디즈니는 오래전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서 쓴맛을 봤다. 2015년 영국에서 ‘디즈니라이프’라는 매월 10달러를 내고 400편의 영화와 4천편의 TV 시리즈, 노래, 책 등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지만 가격 인하에도 유료 회원은 늘지 않았다.

디즈니+는 10년에 1번씩 과거 클래식 콘텐츠를 다시 제작하는 지금까지와 다른 전략적 접근을 의미한다. 1920년부터 현재까지 디즈니 콘텐츠와 폭스의 모든 영상을 모으면 디즈니+는 7천편의 TV 프로그램 에피소드와 500편의 영화를 아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맨과 판타스틱, 심슨가족, 아이스 에이지, 아바타 시리즈를 포함한다. 이는 넷플릭스의 1천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뛰어넘는다.

디즈니는 또한 21세기 폭스에서 보유하고 있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의 지분(30%)을 넘겨받아 60%의 지분을 확보, 넷플릭스, 아마존에 대한 경쟁력을 얻게 됐다. 훌루, NBC 유니버설과 워너 미디어의 유료 회원 수는 2천500만명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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