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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공유 전동킥보드, 안전은 ‘깜깜’

2019.08.04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용자 수가 불어나면서 사고도 느는 추세다. 그러나 전동킥보드의 주행안전기준이 없는데다, 안전 관련 규정 마저 없다. 또 서비스 업체마다 보험은 제각각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관련 법을 서둘러 손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업체는 8월3일 앱스토어 기준 10여곳이 넘는다. 킥고잉·고고씽·씽씽·디어·빔·플라워로드·라이드·도넛·지바이크·키키·다트·일레클 등이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앱을 내려 받아 카드를 등록하고, 기기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으면 준비 완료다. 반납은 앱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기본요금은 5-10분에 1천원 안팎이다. 업체별로 서비스 지역이 다르나 주로 번화가, 대학가 등에 몰려 있다.

이용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룰로의 킥고잉은 운영 10개월 만인 지난 6월, 가입자 15만명을 돌파했다. 피유엠피의 씽씽은 80여일 동안 가입자 4만명을 확보했고, 스윙은 출시한 지 불과 3주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달성했다. 거리에 놓인 공유 전동킥보드 수는 덩달아 불어나고 있다. 킥고잉이 운영하고 있는 공유 전동킥보드만 해도 2천대 규모에 달한다.

무법 방치된 전동킥보드

타는 사람은 많고, 사업을 하는 업체도 많지만 전동킥보드는 사실상 ‘무법자’다. 별도의 법적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은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된다. 원동기 면허, 자동차운전면허 등이 필수다. 인도 및 자전거도로 주행은 불법이고, 차도로 달려야 한다. 헬멧 등 보호장구도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강남, 홍대 등 번화가에서는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이용자들이 인도나 자전거도로로 주행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헬멧을 쓴 이용자는 거의 없다. 앱에 따라 ‘무면허’ 운전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단속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억울함을 토로한다. 기본적인 제품안전기준이나 주행안전기준 자체가 없어, 업계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항변이다.

지난해 정부는 전동킥보드 주행안전기준을 올해 6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3월에는 이해관계자, 전문가, 관계부처 등이 모여 시속 25km 이하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에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산업부는 제품안전기준을, 국토부는 주행안전기준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전동킥보드의 주행안전기준을 6월까지는 제정해달라고 촉구했지만 8월인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진척이 없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우선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제품안전기준을 만들고 그에 준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용역을 하며 늑장을 부리고 있다”라며 “일단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기준이 나오면 올해 안으로 법안이 통과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고나면 보험은? 업체별로 천차만별

안전이 방치된 사이, 주요 업체들은 보험사와 손 잡고 사고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험의 종류, 범위 등은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보험을 아직 준비 중인 업체들도 많다.

현재 킥고잉은 고객센터를 통해 사고를 접수한 이용자에 한해 보험을 안내하고 있다. 대인보상만 가능하며 건당 최대 5천만원까지 보장된다. 단, 보상 전제는 기기결함으로 인한 사고일 때만 해당된다. 이외의 경우 보상은 불가능하다. 킥고잉 관계자는 “대인보상 내용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고고씽은 업계 최초로 개인형 이동수단(PM, Personal Mobility)보험을 적용했다. 이용자가 전동킥보드 결함으로 신체에 피해를 입으면 최대 2천만원 내에서 지원해준다. 우연히 발생한 사고에는 본인부담 사고 치료비를 2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장한다. 전동킥보드를 타다 타인의 신체에 장해를 입혀, 법률상 배상책임이 발생하면 경우에 따라 최대 2천만원까지 부담한다.

| 일레클은 앱을 통해 보험 보상내용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일레클은 보험료를 이용자가 내도록 하고 있다. 전동킥보드 이용 시 250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인배상은 1인당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사고가 나면 최대 3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무면허, 음주운전사고 시 당사자가 내야 하는 부담금은 따로 적혀 있다.

지바이크는 기기 결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면 치료비 50만원을 보장하는 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씽씽은 최근 인바이유, 현대해상과 업무협약(MOU)을 체결,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이용자 대상 보험 서비스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여러 업체들이 보험상품을 적용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체가 많아지면서 사고 우려도 커지는 것 같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사고가 나면 전체 시장이 위축될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라며 “정부에서 전동킥보드에 대한 기준을 하루빨리 잡아줘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고고씽 운영사 매스아시아의 정수영 대표는 “라스트마일 교통수단이 교통수단으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약속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라며 “가이드라인은 시작점이다. 일단 지침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보험과 안전대책 등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