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SKT AR 동물원 가보니…귀엽지만 즐길 거리는 아쉬워

2019.08.18

SK텔레콤은 지난 8월13일 서울 여의도공원과 올림픽공원에 증강현실(AR) 동물원을 개장했다. 해당 지역에서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면 거대 고양이와 비룡 등 일상에서 볼 수 없는 동물들을 현실에 AR 기술로 소환하는 방식이다. AR 동물들과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SNS에 공유할 수 있다. SKT는 5G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AR을 비롯해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등 몰입경험 기술을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SKT는 지난 8월16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AR 동물원 체험 행사를 열고 자사의 AR 기술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전진수 SKT 5GX서비스사업단장은 “기존에는 증강현실이 나랑은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면 이번 서비스를 통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현실감을 보여주는 초실감 서비스를 구현했다”라고 말했다.

| SKT ‘AR 동물원’ 서비스

귀엽고 깜찍한 거대 고양이…즐길 거리는 아직

AR 동물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마트폰에 ‘Jump AR’ 앱을 설치해야 한다. 해당 앱은 현재 갤럭시S 같은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후 여의도공원과 올림픽공원을 방문해 앱을 실행하면 ‘자이언트 캣’과 ‘자이언트 비룡’ 등 10m 이상의 거대 동물과 알파카, 웰시코기, 레서판다, 고양이, 비룡 등 미니 동물을 불러올 수 있다. 원하는 동물을 선택한 후 바닥을 인식시키면 마법진 형태의 섬광 효과와 함께 동물이 소환된다.

AR로 구현된 동물은 제법 귀여운 편이다. 또 동물들의 털이 모바일 그래픽치고 세밀하게 구현돼 있어 좀 더 실감 나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AR 동물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실제 위치를 이동하면 동물의 옆모습과 뒷모습도 볼 수 있다. 현재 구현된 기능은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색칠하기 기능 등이다. 색칠하기 기능은 2D 동물 캐릭터에 원하는 색을 입히고 무늬를 그리면 3D AR 동물로 불러올 수 있는 일종의 커스터마이징 기능이다.

또 AR 동물의 크기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 속 AR 동물을 터치하면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귀여운 움직임과 함께 말풍선이 뜨는데 “영구 없다” 같은 개발진의 나이를 가늠하게 하는 문구가 나오기도 한다. 타깃 이용자층과 다소 거리감이 있는 부분이다.

| ‘색칠하기’ 기능을 통해 자신만의 AR 동물을 만들 수 있다.

캐릭터는 실감 나게 구현됐지만, 한정된 공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서비스치고 아직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이용자가 여의도공원, 올림픽공원 등 지정된 장소로 직접 찾아가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형식인데 막상 귀여운 동물을 불러내 렌더링 그래픽을 감상하고 끝나는 일회성 서비스에 그친다. 또 LTE와 5G 환경에서의 경험이 같아 5G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경험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 전진수 단장은 “서비스 아이덴티티 차원에서 특정 지역에 갔을 때 보지 못했던 동물을 만나본다는 컨셉으로 장소를 한정 지었다”라며 “‘포켓몬 고’가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되지 않을 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속초에 사람이 몰렸던 것에 착안해 특정 지역이 성지가 되는 서비스 경험을 주고자 했고 이 경험을 지역의 스토리를 가진 공원들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SKT ‘5G 클러스터’, 지역별 특화 5G 서비스 선보인다)

이어서 “5G 고객에게는 데이터를 제로레이팅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5G 고객은 대용량 콘텐츠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기 때문에 (LTE 고객과) 서비스 자체에 차별화를 두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정책을 세웠다”라고 밝혔다.

SKT는 AR 동물원 서비스를 대전 보라매공원, 대구 두류공원, 광주 5.18공원 등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10월 이내 아이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보급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AR 동물은 라쿤, 호랑이, 판다, 여우 등과 함께 미국 NBC 유니버설과 협업해 ‘쥬라기월드’의 공룡도 추가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소셜 기능을 비롯해 AR 동물원을 콘텐츠와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AR 동물원 구현 기술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이번 AR 서비스는 SKT의 ‘T리얼 플랫폼’ 기술을 통해 구현됐다. T리얼 플랫폼은 AR 렌더링 기술, 공간인식 시술, 아바타 동작 등을 표현하기 위한 프레임워크, MR 가상회의 등 AR/VR 관련 엔드투엔드 기술이 들어간 SKT 플랫폼이다. AR 동물원 서비스에는 털의 흩날림과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표현하는 ‘퍼 시뮬레이션(Fur Simulation)’,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Fluid Simulation)’ 등 ‘초실감 렌더링(Hyper Realistic Rendering)’ 기술이 적용됐다.

또 ‘환경반영 렌더링(Environmental Rendering)’ 기술을 적용해 주변 환경의 빛에 따라 AR 동물이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불이 갑자기 밝아지면 고양이 캐릭터가 깜짝 놀라는 식이다. 빛의 조도, 채도, 산란 정도에 따라 물체에 반영되는 질감, 색감이 달라지는 부분도 반영해 자연스럽게 AR 기술이 구현되도록 했다. SKT는 모바일 최적화 렌더링 기술을 거쳐 모바일 환경에서도 실감나는 그래픽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 전진수 SKT 5GX서비스사업단장

SKT는 T리얼 플랫폼 기술을 AR 동물원과 같은 서비스뿐 아니라 교육, 광고,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다양한 분야로의 기술 적용 확대를 시사했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단장은 “아직 AR, VR 시장 자체가 콘텐츠 하나를 만들려면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B2B 시장에 바로 (T리얼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현재 시기상조라고 본다”라면서도 “T리얼 플랫폼이 가진 AR·VR 기능은 B2B에서도 쓸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오는 시점에 맞춰서 B2B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