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tv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오리지널 콘텐츠? IPTV 사업자 고민 많지만 답 아직 못 찾아"

가 +
가 -

SK브로드밴드가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셋톱박스를 출시하고 SK텔레콤 인공지능(AI) ‘누구’와의 연결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생활 전반에 서비스가 녹아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방향성은 좋다. 사용자 만족도가 B tv의 숙제로 남았다.

김혁 SK브로드밴드 세그먼트트라이브장은 8월21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 tv가 미디어 플랫폼을 넘어 본격적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라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는 말이 엉뚱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 미디어만 이용하면 어느 IPTV나 똑같다. 차별화가 안 된다. 모두 비슷하니 혜택으로 비교하는 게 아니라 B tv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것들을 제공해주려 한다”라며 “외연에서 라이프스타일의 가치를 (고객에게) 줄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색다른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과 동시에 사용자의 취향과 기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생김새 바뀐 ‘셋톱박스’

SKB는 지난해 1월 AI 셋톱박스를 선보인 데 이어, ‘AI 2 셋톱박스’를 새롭게 공개했다. 셋톱박스지만 인테리어 소품 같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음성인식 기능은 상당부분 개선됐다. 기존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반영된 결과다.

김혁 세그먼트트라이브장은 “조사결과 사용자 31.4%가 음성인식이 잘 안 되는 점이 불만이라고 답했다. 이를 반영해 AI2 셋톱박스는 SKT가 자체 개발한 ‘빔포밍 기술’을 적용하고 마이크를 기존의 2배인 4개를 설치하며 업그레이드했다”라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개선했다”라고 말했다.

박명순 SKT AI사업유닛장은 “마이크를 4개 적용하면 각각의 마이크에서 들어오는 데이터가 상당하다. 음성시그널을 처리하는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는데 자체 솔루션으로 이를 개발했다. 4미터 거리에서도 90% 이상의 음성인식이 가능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SKB는 셋톱박스를 인테리어의 일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때 H모 기업의 카드가 신용카드 바람을 일으켰다.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카드를 찾는 사람들이 생겼다. 미디어도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김혁 세그먼트트라이브장은 말했다.

AI 2 셋톱박스와 함께 공개한 ‘스마트3 셋톱박스’는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소모되는 대기전력을 줄여주는 제품이다. KC 인증기준으로 대기모드 상태에서 1.5W 전력을 사용한다. 기존 셋톱박스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유튜브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한다.

두 종류의 셋톱박스를 내놓는 이유는 사용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SKB 측은 설명했다. 김혁 세그먼트트라이브장은 “셋톱박스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으로 할 수 있는 것들

B tv 셋톱박스에 음성인식이 더해지면서, ‘누구’를 활용하는 신규 서비스도 추가되고 있다. SKB는 ▲홈쇼핑 주문 ▲팟빵 ▲뽀로로톡(사용자 선택형 콘텐츠)▲윤선생 스피커북 ▲ASMR ▲음식 레시피 안내 등 신규 AI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9월에는 셋톱박스 음성통화(누구 콜) 기능이 더해질 예정이다. 이밖에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될 수 있도록 누구 오픈 API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SKB 측은 말했다.

여기에도 사용자의 취향이 접목된다. 예를 들어 ‘뽀로로 톡’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처럼 아이들이 두 가지 상황에서 한 가지를 택하면 그에 맞는 시나리오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CJ 오쇼핑과 연계해 음성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SKT 차원에서도 이득이다. 박명순 AI사업유닛장은 “초창기에는 셋톱박스와의 협업 효과가 긴가민가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음성과 연결도가 높은 서비스 같다”라며 “사용률 증가가 있었고 음성 기능은 한번 쓰면 지속적으로 쓰는 비율이 높았다”라고 말했다.

“나중에는 동일한 사용성을 설계해 끊김 없는 ‘심리스’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라며 “예를 들어서 티맵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B tv 채널을 미리 예약한다거나, 셋톱박스로 IoT 가전을 제어하도록 하는 식이다. 집와 차, 모바일을 연결해서 쓰는 다양한 서비스가 많이 나올 거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B tv는 스마트 홈에서 가장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세그먼트트라이브장

B tv는 구독서비스에도 발을 들였다. 이번에 출시되는 정기배송 구독서비스 ‘B tv 픽(PICK)’은 리모컨으로 손쉽게 정기배송상품을 주문하는 서비스다. 상품은 면도용품(이노쉐이브), 셔츠(딜리셔츠), 양말(미하이삭스) 등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생활용품과 꽃(꾸까), 그림(핀즐), 책(플라이북), 와인(퍼플독) 등 문화·취미생활 관련 상품, 그리고 반려견 건강용품(돌로박스) 등이다. 현재 8개 제휴사와 손을 잡았다.

김혁 세그먼트트라이브장은 “(B tv픽은)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구체화할수록 콘텐츠 추천과 서비스 추천 정확도가 올라간다. 앞으로 제휴사와 상품구성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스타트업이 B tv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도 키워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 말미 SKB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김혁 세그먼트트라이브장은 “재미있는 콘텐츠는 유튜브에 많다. 우리는 정보성이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OTT 쪽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IPTV 사업자로 고민이 많지만 답은 아직 못 찾았다”라면서도 “콘텐츠가 우리의 사업영역이 전혀 아니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