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손 들어준 법원, 방통위 ‘당혹’

방통위는 승소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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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페이스북의 ‘1승’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8월22일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16년과 2017년 페이스북은 KT 캐시서버를 이용하던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변경했다. 상호접속고시 개정으로 KT에 지불해야 하는 망 이용료가 늘자 내린 조치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접속 속도가 느려지면서 이용자 민원이 속출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했다고 봤다. 페이스북이 구체적인 협의나 이용자 고지 없이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해,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지난해 페이스북에 3억9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다.

페이스북은 이용자 피해를 유발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소송을 걸었다. 약 1년3개월 만에 법원은 방통위의 조치가 부당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 진성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통신시장조사과장

방통위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진성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오늘 당연히 이길 줄 알고 왔다. 사전 고지 없이 해외망을 우회해 국내 이용자에게 피해를 유발시켰기 때문에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다. (국내) 이용자 차별행위가 분명하게 있었고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검증했다고 생각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대응방안은 판결문이 도착하면 정하겠지만 항소는 바로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소송과 망 이용료 가이드라인 추진 일정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판결 직후 페이스북은 공식입장을 통해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라는 뜻을 밝혔다. 또 “페이스북은 한국 이용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방통위가 항소할 수 있고, 아직 모든 과정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판결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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