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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코트에 뛰어든 에어팟 ‘파워비츠 프로’

2019.08.22

나는 1세대 ‘에어팟’이 나오고 2년 동안 거의 매일 사용했다. 지금은 2세대를 쓴다. 수많은 무선 이어폰에서 에어팟을 고집하는 이유는 편해서다. 간편한 페어링, 자동 멈춤, 착용했는지조차 잊는 가벼운 무게가 주는 편안함 등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의 단점을 일거에 해결했다. 그러나 주위가 시끄러우면 에어팟은 기능을 다 못한다.

내가 에어팟에서 유일하게 진실로 느낀 단점은 차음성이다. 에어팟은 오픈형이다. 커널형 이어폰처럼 귀 안쪽으로 집어넣기 좋은 실리콘 팁이나 폼 팁이 없기 때문에 외부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지 않는다. 귀에서 원치 않게 이탈한다는 점도 아쉽다. 어떤 사람들은 머리를 과도하게 흔들어도 귀속에 얌전히 머물러 있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달리기 같은 온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할 때는 불안함에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를 착용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편안함은 오픈형이 낫다.

| 파워비츠 프로

에어팟+파워비츠3 와이어리스 조합

‘파워비츠 프로’는 에어팟과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의 장점이 결합된 커널형 에어팟이다. 속은 2세대 에어팟 겉은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다. 그래서 파워비츠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파워비츠 프로 디자인이 익숙할 것이다. 납작한 본체에 연결된 곡선의 고리는 달리기,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등 무엇을 하더라도 이어버드가 제자리에 있게 해준다. 에어팟과 비교불가다.

|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착용감이 좋다.

서너 번 10킬로미터 거리를 달려본 결과, 억지로 빼지 않는 한 귀속에 얌전하게 있었다. 팔 굽혀 펴기를 하고,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줄넘기도 해봤는데 양쪽 이어버드는 귓가에 제대로 붙어 있었다. 격한 움직임에도 밀착감이 좋으며 우수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케이블이 없으니 좀 더 자유롭다. IPX4 방수 기능은 땀, 물이 튀는 걱정에서 자유롭게 한다. 그렇다고 수영할 때 착용하는 것은 안 된다.

| 4쌍의 여분 팁이 제공된다.

파워비츠 프로는 커널형이다. 고무 재질의 팁이 달려 있는데 4쌍의 여분 팁에서 본인에게 맞는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최적의 음질을 찾기 위해서라도 모두 착용해보는 것이 좋다. 장시간 착용해도 아프지 않고 밀폐가 잘 되면 주변 소리가 적게 들린다는 의미이고 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뱀파이어 위켄드의 새 앨범을 감상해봤는데 예상보다 음질이 좋았다. 에어팟 2세대,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와 비교하면 저음의 보컬에 더 잘 어울린다. 고음과 저음이 뭉뚱그려진 두루뭉술하지 않고 균형이 좋다. 보컬 에즈라 코에닉의 보이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차음성은 기대에 못 미쳤다. 소음이 심한 신분당선 같은 지하철에서 사용하면 저음이 많이 묻힌다. 물론 에어팟보단 뛰어나다.

| 라이트닝 케이블이 연결되면 이어버드와 케이스는 동시 충전이 된다.

배터리는 완전 충전이 되면 9시간가량 지속된다. 계속 음악을 듣고 확인한 결과다. 귀에서 떼어 테이블 위에 놓으면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전환되지만, 배터리는 조금씩 소모된다. 따라서 일단 케이스에서 꺼낸 후 24시간 이내엔 충전을 해야 한다. 파워비프 프로와 유사한 경쟁 제품들이 완전 충전 후 5시간 정도 버티는 것을 보면 9시간은 획기적이다. 자석 덕분에 이어버드를 케이스에서 꺼내고 넣는 과정은 간편하다.

| 뚜껑을 열고 아이폰에 가까이 하면 배터리 잔량이 표시된다.

라이트닝 케이블로 연결된 케이스는 이어버드와 동시에 충전이 된다. 15분 정도면 절반 가까이 충전되고 완전 충전에는 90분 정도 소요된다. 배터리 잔량은 케이스 뚜껑을 연 상태에서 아이폰에 가까이하면 표시된다. 배터리 위젯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긴 배터리 수명과 간편한 충전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선택할 때 중요한 포인트다.

24시간 이상 음악 재생이 되는 충분한 배터리 용량의 케이스는 하지만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가로세로 7.62cm, 3.81cm 크기는 에어팟 케이스와 비교하면 엄청난 몸집이다. 가방이나 핸드백에 넣고 휴대해야 한다.

속은 에어팟 2세대

케이스 뚜껑을 열자마자 iOS 기기와 자동 페어링이 된다. 에어팟 2세대에 들어간 ‘H1’ 칩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H1 칩은 음성으로 시리 호출 기능도 한다. “시리야”라고 말하자 이내 “띠딩~”하며 “계속 말씀하세요.”라고 채근한다. “음량을 높여 줘”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지?” 같은 일상적인 질문을 하거나 지시를 할 때 시리 호출이 편해졌다. H1 칩이 적용되며 아이폰과 연결 속도에 눈에 띄는 개선이 있다. 파워비츠3 와이어리스는 귀에 끼고 2-3초 후 “뚜둥” 소리가 들리고 연결이 됐는데 파워비츠 프로는 귀에 끼는 거의 동시에 연결음이 들린다.

이어버드 측면의 물리 제어 버튼 기능도 편하다. 비츠 로고가 있는 동그란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재생/일시정지, 두 번 연속 누르면 앞으로 건너뛰기, 세 번은 뒤로 건너뛰기 기능을 한다. 누른 채로 있으면 시리가 실행된다. 길쭉한 물리 버튼은 볼륨 조절에 쓰인다.

에어팟과 마찬가지로 파워비츠 프로 역시 케이스에서 꺼내면 순간 전원이 켜지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귀에 꽂으면 시작음이 들리고 음악을 재생하면 소리가 흘러나온다. 만약 아이폰 스피커로 재생 중인 상태에서 귀에 꽂으면 오디오 장치는 자동으로 파워비츠 프로로 바뀐다. 이어버드 한쪽을 귀에서 빼면 재생이 일시 정지하고 모두 제거하면 재생이 중지된다. 이것은 광학 센서와 모션 가속도 센서가 손톱만 한 이어버드 속에 집적되어 있어서다. 즉, 귀에 꽂았다 빼는 상황을 센서가 인식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한쪽을 꺼내 일시 정지 상태에서 손바닥으로 잡아 어둡게 하면 귀에 꽂았다고 착각해 노래가 재생된다.

결론

| 동일한 H1 칩이 내장된 에어팟 2세대와 파워비츠 프로. 기능적인 차이는 없다.

애플은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는 구태의연한 카테고리 내에서 다시 한번 변화를 꾀했다. 기존에 존재한 불완전한 제품의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것. 애플이 잘 하는 거다. 파워피츠 프로는 에어팟 ‘DNA’가 이식된 아웃도어용 블루투스 이어폰으로는 지금까지 사용한 제품 중 최고다. ‘ㄱ’자 모양의 고리는 줄넘기 같은 격한 몸동작에서 이어버드가 귓가에 제대로 붙어 있게 해준다. 부드럽게. 저음부터 고음까지 밸런스를 갖춘 소리는 아쉬운 차음성을 채운다. 격렬한 활동 중에 만족할 수준의 음질을 즐기려면 파워비츠 프로는 괜찮은 선택이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주위 소리를 개의치 않고 음악을 감상하는 타입이라면 에어팟이 더 낫다.

aspe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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