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몽의 콘단기] 예?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찍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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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 초보자를 위해 글쓴이 메타몽이 7년간 콘텐츠 제작자로 일하며 몸으로 배운 것들을 <블로터> 독자에게 풀어놓습니다. 콘단기는 공단기를 패러디한 제목입니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단기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연재 기획으로, 때로 소재가 고갈되면 콘텐츠에 관한 주관적인 견해나 마케팅 관련 내용도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메타몽이 자주 사용하는 툴이나 서비스, 디바이스 리뷰도 함께 다룹니다.

“우리도 이제 광고 하나 찍어서 올려볼까?”

“그럼 DSLR 카메라 한 대 장만하는 건가요(유후)?”

“유튜브 보니까 스마트폰 1대로 광고 찍었다는 광고가 나오던데?”

“아…”

사장이 또 어디서 뭘 보고 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스마트폰으로 광고 찍어 오란 얘기다.

스마트폰은 참 좋은 녀석이다. 컴퓨터도 됐다가, 카메라도 됐다가, 녹음기도 됐다가, MP3 플레이어도 된다. 정말 만능이다. 20세기에 맥가이버 칼이 있다면 21세기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스마트폰으로 광고라니. 개인 유튜브까진 찍을 수 있다지만, 광고비 태워서 소셜 미디어에 널리 알릴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찍다니….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찍었다는 광고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안 될 것도 없다. 일부 카메라나 영상 관련 주제를 다루는 유튜버들은 스마트폰으로 영화 같은 영상을 찍는 방법을 자주 다룬 바 있다. 대표적으로 파커 웰백(Parker Walbeck)이라는 유튜버는 ‘LG V30’으로 영화 같은 멋진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더 놀라운 점은 상업 영화 촬영에 주로 사용되는 ‘레드 웨폰’이라는 고급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과 LG V30으로 촬영한 영상을 비교하는 패기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참고로 레드는 8천만원이고 V30은 80만원도 안 된… 사랑해요. LG 뿌잉)

실제로 V30에는 영상 촬영자들의 구미가 당길 만한 기능들이 많이 들어 있긴 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는 행위 자체는 V30이 출시되기 전부터 아이폰으로 더 많이 이뤄졌다. 또 애플은 유명 영화감독과 함께 아이폰으로 영화를 찍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중 영화 ‘첨밀밀’의 감독으로 유명한 피터 챈(Peter Chan)과 작업한 ‘Three Minutes’는 정말 멋진 영상미를 아이폰으로 담아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 홍콩의 유명 감독 피터 첸이 아이폰X으로 촬영한 영화 ‘Three Minutes’

이런 영상들을 사장이 보지 못한 것이 참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지금부터 스마트폰으로 광고 영상을 촬영할 때 알아두면 좋을 만한 팁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TV 광고처럼 대단한 걸 만든다기보다는 쓸 만한 광고 영상을 찍는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1. 해 떨어지면 찍지 마세요.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한다면 스마트폰 카메라 특성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광고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다. 바로 스마트폰 카메라는 어두운 환경에 쥐약이라는 점이다.

고급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의 주된 차이 중 하나가 바로 ‘감도’다. 흔히 감도는 ‘ISO’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 ISO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영상을 밝게 찍을 수 있다. 이 수치를 올리면 카메라 센서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늘어나 사진이나 영상을 더 밝게 찍을 수 있다. 그럼 높은 게 무조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ISO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화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 고감도를 앞세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ISO가 무려 최대 102400까지 올라간다. 스마트폰으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수치다.

광고로 쓸 영상에 자글자글한 노이즈가 껴 있으면 보는 사람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안 그래도 광고는 5초가 지나면 스킵하는데, 그런 보기 힘든 화질이라면 얼마나 스킵하고 싶을까.

결론은 ISO를 가장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ISO를 낮게 유지하려면 어두운 곳은 피해야 한다. 낮이라도 빛이 적은 실내는 피하는 편이 낫다. 일조량이 가장 많은 시간에 밖에서 찍는 것이 화질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실내에서 촬영해야 한다면 조명을 최대한 밝게 준비해야 한다.

결혼식장에서 사진을 찍는 전문 사진가들을 한 번쯤 봤을 거다. 야외 결혼식이 아닌 이상 실내 결혼식장은 어두운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사진가들은 플래시나 조명을 최대한 활용한다. 화질 손해를 보지 않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이처럼 고급 DSLR 카메라라도 화질을 손해 보지 않기 위해 플래시나 조명을 쓴다. 하물며 손톱보다 작은 센서를 가진 스마트폰 카메라라는 어떨까. 충분한 빛은 카메라에게 생명과도 같다. DSLR이 비싸서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라면 조명이 있을 리 만무할 터. 웬만하면 해가 떨어지면 찍지 않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2. 유료 앱을 쓰세요.

요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기본 카메라 앱도 참 좋다. 전문가들이 원하는 수동 조절 기능을 대부분 내장하고 있어 특별히 유료 카메라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기본 카메라 앱은 제조사에 따라 편차가 심해서 어떤 제조사의 스마트폰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경우도 있다. 아이폰도 기본 카메라 앱에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진작부터 써드파티 동영상 카메라 앱이 꽤 많이 개발되어 왔다.

그중 가장 추천하는 앱은 ‘FilMic Pro’이다. FilMic Pro는 DSLR 카메라에서 조정할 수 있는 값들을 스마트폰에서도 제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해상도, 프레임, 초점, 화이트밸런스, 셔터스피드 등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값들을 풍성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기본 카메라 앱보다 더 섬세하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 FilMic Pro

앞서 ISO 값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앱을 쓰면 ISO 값을 자동이 아닌 특정 값으로 고정할 수 있어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화질을 손해 보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빛이 부족한 상황에서 ISO를 낮추면 영상이 어둡게 촬영된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1만9천원이라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 있는데 확실히 값어치는 하는 앱이다.

1만9천원이 비싸다면 그보다 저렴한 앱도 있다. ‘ProCam 6’는 FilMic Pro보다 저렴(7500원)하면서 기능은 거의 동일하다. 물론 가격 차이가 있는 만큼 세세한 기능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하지만 수동 카메라가 가진 기능은 거의 동일하다(아쉽지만 ProCam 6는 안드로이드 앱이 없다).

 

3. 웬만하면 외장 마이크를 쓰세요.

촬영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오디오다. 특히 대사가 중요한 영상이라면 오디오가 무척 중요하다. 오디오 생각도 않고 스마트폰으로 대사 있는 영상을 촬영했다가 편집할 때 멘탈이 가출하는 사람을 여럿 봤다.

영화를 촬영할 때도 동시 녹음 시에는 붐마이크라는 걸 쓴다. 촬영장을 보면 허공으로 긴 막대기를 들고 있는 사람이 꼭 있는데, 이들이 들고 있는 것이 바로 붐마이크다. 물론 대부분의 카메라에 마이크가 있어서 소리까지 녹음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선 이 카메라가 주인공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메라에 장착된 마이크를 쓰지 않고 붐마이크를 이용해 따로 녹음한다.

| 붐마이크. 보기만 해도 팔이 아프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데 녹음기까지 따로 준비하는 것이 거추장스럽다면 마이크만으로 타협해도 좋다. 마이크를 스마트폰에 직접 연결하면 음성을 따로 편집하지 않아도 되니 효율적이다. 마이크를 구했다면 아마 다음에는 이 문제에 봉착할 거다.

“마이크를 어떻게 스마트폰에 연결하지?”

마이크와 레코딩 장비들은 오디오 시스템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자로 제작된 경우가 많다. 아직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굳이 오디오 장비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전용 제품을 많이 내놓지는 않았다. 많진 않지만, 스마트폰에도 연결할 수 있는 마이크가 몇 가지 있다. 또 기존 오디오 장비를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도록 단자를 바꿔주는 어댑터도 있다.

스마트폰에 오디오 장비를 연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블로그에 잘 정리된 글이 있으니 그걸 참고하면 된다.

▶︎ 모바일(스마트폰) 방송에서 오디오 세팅하기

만약 마이크나 녹음기조차 마련하기 어렵다면 주변 동료의 스마트폰을 잠시 빌려 녹음기로 사용해도 된다. 이 외에도 오디오 장비 없이 소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몇 가지 있다.

– 대사 없이 음악이 깔리는 영상으로 기획한다.
– 아주 조용한 곳에서 촬영한다. (자동차 소리나 에어컨 소리도 없어야 한다)
– 일단 촬영하고 잘 안 들리는 말은 자막으로 처리한다. (아무리 그래도 주변 소음이 너무 많으면 이 방법도 추천하지 않는다.)

 

4.짐벌을 써보세요.

움직임이 많은 촬영이라면 ‘짐벌’같은 액세서리를 쓰는 것이 좋다. 요즘 스마트폰용 짐벌이 정말 저렴하게 출시되고 있다. 대부분 10만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스마트폰 짐벌이 처음 세상에 등장할 때만 해도 3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 출시됐다. 실제로 내가 처음 구매한 짐벌은 정확히 38만원이었다.

요즘 스마트폰의 ‘손떨방’이 정말 좋아지기는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손떨방 기능을 광고하기도 한다. 얼마 전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은 이 손떨방 기능이 정말 놀라울 정도이긴 하다. 하지만 그건 짐벌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비슷한 성능을 내도록 구현한 것이지 결코 짐벌보다 나은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짐벌조차 여력이 안 된다면 움직임이 적도록 구성하고 저렴한 삼각대라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손각대(손을 삼각대처럼 활용하는 것)는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편집할 때 괴로움을 더는 길이다.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촬영을 해야 한다면 최대한 ‘닌자 워킹’을 하며 촬영해야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유튜버 Brandon Li가 닌자 워킹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출처 : Brandon Li 유튜브 채널)

닌자 워킹이란 닌자들이 발소리를 내지 않고 뛰어가는 동작을 말한다. 값비싼 짐벌을 사용하더라도 뛰거나 걸을 때 상하 움직임을 100% 잡아주지는 않는다. 그 때문에 짐벌을 이용하더라도 닌자 워킹으로 상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짐벌이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이런 꼼수라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더 괜찮은 방법은 바퀴 달린 무언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문 촬영 기법으로는 ‘돌리(Dolly)’라고 하는데, 바퀴 달린 무언가를 이용해 촬영하는 기법 자체를 말하기도 하고, 그 바퀴 달린 촬영 장비를 돌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돌리는 자전거, 스케이드보드, 휠체어 등 바퀴 달린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 흔들림을 완전히 잡을 수는 없겠지만 걸으면서 촬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상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다.

| 헐리웃 영화 촬영에서 사용하는 거대한 돌리. 대충 스케이트보드나 휠체어로도 대체 가능하다.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5. 60프레임으로 촬영하세요.

영상 촬영 시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프레임이다. 정확한 명칭은 ‘프레임 레이트(Frame rate)’이며, ‘FPS(Frame per second)’라고 말하기도 한다. 프레임은 쉽게 말해 1초에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할 것인지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60프레임이라고 하면 1초에 60장의 사진이 휘리릭 지나가는 것으로 보면 된다.

영화에서는 주로 24프레임을 선호하는데, 그건 과거 영화관에서 영화를 재생하는 영사기가 대부분 24프레임으로 재생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보다 높은 수준으로 재생이 가능한데 오랜 시간 24프레임을 사용하다 보니 토착화된 듯하다. 또 24프레임이 주는 ‘감성’이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영상은 정지된 스틸 이미지를 여러 장 반복해서 보여줌으로써 사람의 눈이 움직이는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프레임이 높을수록 더 부드러운 영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물론 둔감한 사람은 30프레임과 60프레임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24, 30, 60, 120프레임 단위로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120프레임으로 촬영을 하면 대부분 슬로비디오로 녹화된다. 즉 60프레임이 슬로비디오 효과를 넣지 않으면서 촬영할 수 있는 최대 프레임인 셈이다.

| 아이폰의 카메라 앱 프레임 설정 화면

요즘 나오는 최신 스마트폰은 동영상 촬영 세팅 기본값이 풀HD 화질에 60프레임이다. 앞서 설명한 수동 카메라 앱을 사용하면 이 프레임 역시 쉽게 변경할 수 있다. 아이폰의 경우 설정에서 기본 카메라 앱의 동영상 촬영 프레임을 변경할 수 있다.

영상을 촬영할 때 60프레임으로 촬영하고 편집 시 시퀀스를 30프레임으로 설정해 편집하면 아주 약간 슬로비디오 효과를 줄 수 있다. 시퀀스가 30프레임인 상황에서 60프레임으로 촬영된 영상을 50% 느리게 재생되도록 하면 1초에 30프레임을 보여주게 된다. 즉 1초짜리 영상이 2초짜리 영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런 효과를 통해 좀 더 극적인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적당한 부분에서 재생 속도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반복하면 스마트폰의 핸디캡을 조금은 극복을 할 수 있다. 또 촬영한 영상의 흔들림이 심하다면 이렇게 느리게 편집함으로써 좀 더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6. 색보정으로 영상에 꼬까옷을 입혀봐요.

이제 마지막 팁이다. 촬영 장비가 구려서(?) 영상 소스 자체가 별로라면 편집 단계에서 최대한 발악을 해야 한다. 색보정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상의 결을 확 바꿔줄 수 있다. 영화에서는 때에 따라 밤 신을 낮에 촬영한 뒤 색보정을 통해 밤 처럼 연출하기도 한다(물론 이렇게 하려면 엄청난 편집 스킬이 필요하다).

컷을 하나씩 색보정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초심자가 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초심자에게는 LU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LUT는 ‘Look Up Table’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필터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 구글링을 조금만 해보면 저렴하게 판매되는 LUT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편집자들이 자신만의 LUT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도 한다. 빨리 만들어야 한다면 상업용 LUT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조건 돈을 아끼고 싶다면 무료 LUT를 구매 적용한 뒤 세세한 값들을 일부 수정해서 자신이 원하는 컬러를 만들면 된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에서 아이폰으로 촬영한 단편 영화와 그 영화의 제작 뒷이야기를 다룬 영상 한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두 편의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스마트폰으로 어떤 영상까지 찍을 수 있는지, 또 이만한 영상을 찍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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