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바람은 CIO에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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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이었다. 전세계 불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업 내 전산 인력들은 물론 최고정보책임자(CIO)에게 위기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기업 내 전산 인프라를 최적화시키고 가상화와 자동화를 통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만들어 내려면 IT 조직의 위상은 더욱 커질 것 같았는데 말이다.

수많은 외부의 IaaS(Infra as a Service), PaaS(Platform as a Service),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이 등장하면서 기업의 현업 사용자들이나 타 부서 의사결정자들은 내부 IT 조직에 부탁해서 처리해야 했던 업무들을 서비스 요청만으로 바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아무리 기업들이 내부의 정보 보호를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을 자제하더라도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의 효용을 한번 맞본 이들은 IT 부서들이 변화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을 수 있다.

SaaS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내부에서 직접 구축하기보다는 전문 업체의 서비스를 바로 사용하면서 시장의 변화와 고객들을 읽어낼 수 있다. IT 전산 조직에게 요청하고 몇달간 걸려서 프로젝트를 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고객들은 이런 다양한 SaaS에 주목한다.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흐름이 IT 조직에 칼날이 되어 갈 지 읽어내지 못했다.

앤써니 맥마흔(Anthony Mcmahon) HP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총괄 아태지역 부사장은 “이런 시장의 변화 때문에 아태지역 CIO들의 역할과 롤이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라고 운을 떼고 “내부의 서비스는 물론이고 외부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잘 조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IT 환경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내부 인프라에 대한 효율적인 운영과 현업 사용자들의 요구를 발빠르게 전달해야 되는 역할과 함께 수많은 외부의 서비스들을 내부 인프라와 통합해 현업 사용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철저하고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중순 HP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HP 소프트웨어 유니버스 2010(HP Software Universe 2010)’ 행사에서 사내 전산시스템과 아웃소싱, 클라우드 환경과 물리적인 환경과 가상 시스템 등 애플리케이션이 운영되는 모든 환경에 관계없이 동일한 방법으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성능과 가용성을 관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딜리버리 모델(hybrid delivery models)’을 지원하는 IT관리 솔루션들을 대거 선보였다.

HP BSM9.0 포트폴리오는 HP BAC(Business Availability Center) 9.0, HP OMi(Operations Manager i) 9.0, HP NMC(Network Management Center) 9.0을 포함한다. 이 제품군을 통해 IT운영자는 복합환경에서도 SLA(서비스수준 계약)에 맞춰 효과적으로 애플리케이션 성능과 가용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HP측의 설명이다.

맥마흔 부사장은 서비스 브로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수많은 서비스들을 잘 조합해 전달하면서 동시에 제공되는 서비스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IT 조직들의 역할 축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 IT 장애의 70%는 IT 관리자들이 먼저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업 사용자가 사용을 하다가 발견합니다. 나머지 30% 정도만 미리 발견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죠. 내외부의 다양한 IT 서비스 운영 인프라를 관리하는 조직들은 이런 갭을 줄여야 되고, HP는 바로 이런 분야에 필요한 솔루션을 빠르게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HP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테스트 분야에 대한 솔루션들을 대거 업그레이드하고 고객들에게 다가서는 것은 바로 이러한 원초적인 문제의 출발점이 되는 지점부터 문제의 싹을 근원적으로 없애기 위함이다. 개발과 운영을 별도로 분리할 경우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관리 비용과 실제 비즈니스의 위협을 초기부터 제거하자는 것이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관리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수긍이 갔지만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하려는 기업들은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라이선스를 주면서까지 인프라를 만들 경우 초기 투자비용과 지속적인 관리 비용을 지불해 궁극적으로 경제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하지 않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최대한 활용해 초기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비용을 줄이고 일반 상품화 된 저렴한 IT 장비들을 엮어 내는 클라우드의 특성과 HP를 비롯한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행보와는 충돌이 일어나지 않느냐는 것.

이에 대해 맥마흔 부사장은 “어떤 하드웨어와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던 지 상관없이 HP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은 이를 지원합니다”라고 밝히고 “오픈소스와 저렴한 하드웨어를 잘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관리 분야 만큼 중요한 역할을 간과하면 안되죠. 인프라는 저렴하게 구축하더라도 협업 사용자들의 기대치는 낮아지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줘야 합니다. 보안이나 가용성, 성능 문제 등도 피할 수 없는 데 이런 역할은 HP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것이죠”라고 반론을 폈다.

클라우드 환경이 확산될수록 관리 분야에 대한 상용 관리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것.

한편, 맥마흔 부사장에게 최근 EMC의 DW 전문 DBMS 업체인 그린플럼 인수와 관련한 견해도 물었다. HP는 오라클과 함께 엑사데이터 1도 출시했었지만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이런 협력은 깨졌고, HP 자체적으로도 네오뷰라는 DW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했지만 가트너 매직쿼드런트에도 리더그룹에는 속해 있지 않다. 또 네오뷰의 국내 사업도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외신에서는 HP가 다른 DW DBMS 업체를 인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HP의 네오뷰라는 DW 어플라이언스는 HP 마크허드 CEO가 DW 어플라이언스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테라데이터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향후 DW/BI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을 보고 HP 스스로도 전문 DBMS 업체들과의 협력에만 안주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가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초기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분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전용 장비 시장과 컨설팅 시장이 있는데요. 최근 이런 컨설팅 분야에서 HP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떤 장비로 데이터를 담아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데이터들을 어떻게 분석해서 의사결정에 반영할 지도 중요한 것이죠”라고 밝혔다.

그는 또 “네오뷰의 경우 국가별로 정교하게 분석해서 진입을 하는 형태로 사업 방향을 바꿨습니다”라고 밝히고 “마커 허드 회장이 그 분야에 대한 성공요인과 사업의 요건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시장도 HP가 잘 대응해 나갈 겁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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