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마녀의 B컷] 2019 광고, 창조적 솔루션으로 진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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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소비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줘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동안 광고는 사람들의 인지 반응과 감정 반응을 통해 기업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구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역할에 집중해 왔어요. 요즘 광고 양상과는 차이가 있죠. 지금의 소비자는 기업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을 거부하고 기업의 브랜드 형성에 참여하거나 심지어 브랜드 창출에 선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오도하는 브랜드에 대해선 비판과 반성을 요구하고 좋은 브랜드는 격려하고 확산을 시키죠. 때론 기업과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해요. 그 사이에서 광고는 단순히 브랜드 홍보를 넘어 기업과 소비자를 이어주고 사회와 사회를 연결해 더 나은 사회적 가치와 세상을 추구하는 창조적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부산국제광고제 공익광고부문 ‘올해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블랭크 에디션(The Blank Edition)’ (사진제공= 부산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

마이클 E.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서 더 진화한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어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죠. 기업이 속한 사회의 번영과 기업의 발전을 상호 의존적 관계로 바라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런 기업 혹은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서 광고는 사람들의 생각, 태도, 문화를 형성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사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동시에 기업 브랜드 가치를 더 의미 있게 상승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는 ‘Influence! 소비자에게 올바른 영향력을 미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주제로 ‘부산국제광고제 2019’가 열렸습니다. 광고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출품한 작품 전시, 다양한 주제의 콘퍼런스와 이벤트를 통해 이색적인 크리에이티브와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행사였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광고를 중심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나타난 우리와 우리 사회의 문제에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지금부터 마녀의 시각과 B컷으로 그 내용을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 부산국제광고제 야외에 마련된 세계공익광고특별전 전경

 

| 세계공익광고특별전과 컨퍼런스 발표 내용으로 소개된 제주패스의 #플라스틱프리챌린지 자료 캡쳐 (제공= 부산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

야외에 마련된 세계 공익광고 특별전에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들이 전시되었어요. 특히 환경보호에 대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는데, 그중에서 제주 여행 IT기업인 제주패스의 ‘플라스틱프리챌린지’가 인상 깊었어요. 제주도의 한 작은 기업에서 시작한 플라스틱프리챌린지는 1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국민 릴레이로 이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죠. 부산국제광고제 주최측에서도 이런 배경을 가진 캠페인을 전세계에게 널리 알리고자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업이 사업 영위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실행했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환경 보호에 대한 이해와 격려를 이끌어낸 공유가치 창출의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의 의식을 깨우다

우리가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지나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알고도 하지 않거나 모르는 척 넘어가거나, 물론 정말 모를 수도 있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 등 많은 이유로 무의식 어딘가 깊숙이 넣어 둔 채 살아가기도 하죠. 그러다 어떤 메시지와 이미지에 문득 잠재되어 있던 것들을 다시금 일깨우고 경각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 맞다!’ 하는 메시지를 담고 시각적 충격을 가하는 광고들이 한바탕 우리 뇌리를 흔들어 놓을 때도 그렇죠. 그럴 때면 누군가는 울림을 느끼고 인식을 바꿔 행동을 합니다. 작은 움직임이라도 더 나은 것들을 꿈꾸며 변화를 시도하는 거죠.

공익 광고 부문에서 ‘올해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아랍에미리트 임팩트 비비디오(Impact BBDO)의 ‘블랭크 에디션(The Blank Edition)’은 시민들의 참여와 레바논의 정치 변화를 이끌어 낸 용기 있는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레바논은 작년 총선 이후 정파 싸움으로 정부 내각을 구성하지 못했고, 레바논 정치인들은 소유하고 있던 다수의 언론을 이용해 이 상태를 이어 갔습니다. 이에 레바논 최대 일간지 안 나하르(An Nahar)는 정부 구성을 촉구하기 위해 신문 전체를 공백으로 처리한 채 발간을 하고 시민들로 하여금 원하는 메시지를 적어 소셜 네트워크에 올리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정치를 비판하는 용기 있는 언론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결국 올해 정부 내각 구성을 위한 협의를 이끌어냈지요. 한 언론의 용기 있는 캠페인이 국민들과 연결되어 올바른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회를 바꾸는 초석을 다진 사례라 할 수 있어요.

그 밖에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이 많은 것 같아요.

| ’모유 수유(Food Breasts)’는 엄마가 된 여성들이 사람들의 시선에 거리낌 없이 편하게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나온 작품이다.(출품= 미디어 디자인 스쿨, 뉴질랜드)

 

|  ‘미세플라스틱 음식’은 우리가 먹는 음식까지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출품= 목원대학교, 한국)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은 무엇일까요. 부끄러운 일도, 죄를 짓는 일도 아닌데 구석에서 몸을 움츠리고 숨겨가며 아기들의 배고픔을 달래 줘야 하는 엄마들의 현실은 바람직한 걸까요. 또 우리가 편리함만을 좇을 때 우리 다음 세대는 과연 편안할 수 있을까요. 오염된 환경에서 살피고 가려내고 골라내느라 맛있는 음식이나 편안한 일상을 취하지 못할 수도 있을 거예요. 일회용 물건 사용을 자제해야 하는 이유가 되겠죠. 이렇듯 광고는 우리와 사회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숨겨진 의식을 깨우는 ‘열일’을 하고 있습니다.

맥락에 닿다.

누군가 제품을 팔든 사회적 이슈를 다루든 간에 개인의 문제와 사회적 맥락에 적합한지를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해결할 수 없거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는 문제적 정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 대부분 일어난다고 봐요. 어떤 상황의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목적성이 분명하지 않다면,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의미 있는 브랜드로써 위치시키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거예요. 모두에게 동일한 크리에이티브가 먹히던 매스 광고의 시대는 지났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죠.

기술의 간극이 좁아지고 다양성이 강조되는 지금, 개인과 사회적 상황이 알맞게 고려되지 않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들은 외면받기 십상일 겁니다. ‘나의 문제를 해결해준다’거나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솔루션 격의 크리에이티브들이 고객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고 한 번 더 들여다볼 마음을 갖도록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AFAA(아시아광고협회연맹)의 바랏 아발라니(Bhart Avalani)가 발표한 내용처럼 ‘쉽게 갈 수 있는 잘못된 길보다 어렵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진정성 있게 나아갈 때,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을 마다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 AFAA(아시아광고협회연맹)의 바랏 아발라니(Bhart Avalani)가 ’마케팅이 아닌 매터링에 주목하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시대적 요구에 맞춰 남녀가 똑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남성과 여성 레고를 통해 성차별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남녀평등(Both Fits)’ (출품=한림 대학교, 한국)

 

| 데에스엠씨그룹의 김용태 대표가 ‘브랜드마케터가 알아야 할 콘텐츠머니타이제이션의 법칙’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제품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제품이 필요한지를 판단한다고 해요.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에스엠씨그룹의 김용태 대표는 “소비자 접근 방식이 변해야 한다”라며 “사용자 구매 스토리(USB), 사용자 문제 해결(UPS)과 미세한 상황 접근 방식은 전환 콘텐츠를 통해 생각 방식을 변화시키고 인지시켜 브랜드를 더욱 사랑하게 만든다”라고 말합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왕과 여왕의 권세

‘콘텐츠가 왕’이란 말은 이제 낯익은 명제처럼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디지털 기술과 소셜 네트워크 발달로 이 명제는 계속해서 기업들의 우선순위가 될 듯해요. 특히 모바일 중심의 소비 행태가 늘면서 소비자들은 단시간에 시선을 빼앗는 자극적인 콘텐츠에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요. 그런 맥락에서 영상과 독특한 시각적 효과는 콘텐츠 제작에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 Teds의 겐조 셀비(Kenzo Selby) 사업개발 이사가 ‘당신의 광고를 ‘불고’, ‘입고’ 그리고 ‘선택’하라 – 전통과 디지털 미디어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광고의 새로운 트렌드’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겐조 셀비(Kenzo Selby) 데즈(Teds) 사업개발 이사는 ‘콘텐츠 크리에이션은 왕’이고, ‘모바일 최적화는 여왕’이라 표현했는데요. 그는 ‘당신의 광고를 ‘불고’, ‘입고’ 그리고 ‘선택’하라 – 전통과 디지털 미디어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광고의 새로운 트렌드’라는 주제 발표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모바일 중심의 5가지 콘텐츠 전략과 벤치마크를 소개했어요.

• 반복(Iteration)
• 세분화(Atomization): 다양한 콘텐츠 소비 형태에 따라 크리에이티브를 최적화하도록 조정하는 데 캠페인 자산을 세분화하라.
• 선택과 몰입(Choice & Immersion): 선택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하라.
• 후크(Hook): 붙잡고, 끌어들여 참여하게 만들어라. 정적인 이미지에 움직임을 가미한 디자인이나 단순하지만 ‘와우(Wow)’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라.
• 콘텐츠 무게(Content Weight): 고객의 시선을 붙잡을(hook) 가벼운 콘텐츠부터 인지하고 고려할 수 있는 중간 단계의 콘텐츠, 그리고 고객이 몰입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콘텐츠까지 목적에 맞게 만들어라.

앞으로도 왕과 여왕의 위세는 꺾이지 않을 듯 보이지요? 이때 크리에이티브의 주요 요소인 독창성을 놓쳐서는 안 될 거예요. 유머가 곁들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 터키에서 처음 개최되는 유형의 행사로 젊은 관객들의 주의를 단숨에 집중시키고, ‘공포’와 ‘판탄지’라는 개념에 기초한 요소들을 만들어 내야 했던 ’공포와 판타지 페스티벌’ 광고(출품=TBWA, 터키 이스탄불)

 

| 폭스바겐이 승객들 사이에 평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최악의 갈등까지 쉽게 해결해 준다는 유머를 담은 ‘탑승객의 평화’ 광고(출품=미디어 디자인 스쿨, 뉴질랜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 시키는 디지털 기술

첨단 디지털 기술이 광고와 접목되어 그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지요. 기술은 광고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다각화하고 흥미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요. 이는 궁극적으로 목적한 행동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아주 중요한 전략적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광고계에서는 ‘애드테크(ADTech)’라고도 하는데, 이번 부산국제광고제에서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디지털 기술과 만나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사례가 선보였어요. 모바일 앱을 통해 제품 광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고, 미리 제품 스펙을 확인하고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해 볼 수 있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을 이용한 광고나 브랜드 체험은 더욱 가속화될 것 같은 양상입니다.

|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로 몰입형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 유니티(Unity)

인플루언서 전성시대

2019년 대세 트렌드는 뭐니 뭐니 해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아닐까 해요. 올해는 인플루언서들의 잘못된 상업적 활동으로 이슈가 많기도 했지만, 소셜 네트워크 발달로 매스 미디어를 탈피해 자신만의 콘텐츠로 강력한 1인 미디어를 구축한 인플루언서들은 그 어느 때보다 대중들로부터 인기와 인정을 받고 있죠.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인플루언서들은 콘텐츠를 창조하는 동시에 소비도 합니다. 일반 사람들과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고 신뢰를 얻는데도 용이하죠. 이런 이유로 기업에서는 유명 연예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며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기도 합니다.

브랜드 정체성이나 캠페인 목적에 맞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한다면 좋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기업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훼손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해요. 인플루언서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상업적 활동이든 공익을 위한 활동이든 그들의 말과 행동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영향력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인플루언서와 함께 하는 ‘틱톡’과 ‘비디오스타즈’ 무대에서 토크쇼를 진행한 인플루언서들- 개그맨 ‘배꼽빌라’, 쇼핑호스트 ‘문군’, 방송인 ‘유병재’

끝으로 부산국제광고제를 둘러 보며 아쉬웠던 점은 B2B 분야 광고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는 거예요. 하지만 광고를 중심으로 살펴 본 마케팅 트렌드는 B2C와 B2B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고객과 소통하고 사회를 연결하는 창조적 솔루션이 2019년 마케팅 산업을 주도하고, 당분간은 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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